(코인비평) 스팀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3편 그래서 해법은?





여러 일이 있었습니다. 할말은 많지만 거기에 몰입하면 정말 하고 싶은 말을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스팀에게 시급히 필요한 것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전에 말씀드린대로 당분간 다시 잠수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팀의 토큰이코노미는 현재 스팀의 부진의 이유가 아닙니다.

시스템 설계가 크게 잘못되지도 않았고 당연히 스팀보유자의 탐욕이 문제도 아닙니다. 자신이 부처에 경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인간의 탐욕이 문제라는 소리가 어떻게 입에서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존엄성이 지켜지는 곳..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번영하는 모든 곳은 "견제와 균형"하에 인간의 이기심이 존중받는 곳입니다. 스팀의 문제는 인간의 이기심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 무너져 있기 때문입니다.
스팀에는 닌자 마이닝으로 기득권을 얻은 스팀운영진과 이들의 지지를 받아 독점적으로 스팀을 채굴하는 채굴자들의 영향력이 너무 큽니다. 이들이 자기 나름대로는 스팀을 위해 일했는지 몰라도 결과적으로는 자기들의 이익을 더 알차게 챙겼다는게 현실입니다.


스팀이 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른 체인으로 이주를 하거나 하드포크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스팀 운영진의 pre-mining 물량을 포함해서 공정하게 얻지 않은 스팀을 동결하는 것입니다. 공정한 룰로 얻지 않은 스팀으로 스팀생태계의 의사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일을 중단시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증인도 더 역동적이고 개방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스팀 생태계의 힘의 균형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실상 이런 일은 일어나기 힘들겁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시기가 있었는데 네드가 병크를 연속적으로 터뜨렸을 때입니다. 이미 시기가 지났죠.


다른 방법은 스팀을 떠나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 해결책이냐고 말하실수도 있지만 분명히 이것도 해결책입니다. 회사를 아무리 고치려고 해도 듣는둥 마는둥 하고 사장과 이사들이 사원이나 주주를 탓한다면 사실상 다른 방법도 없습니다.


사장과 이사를 갈거나 회사를 떠나거나 양자택일이 아닌 해결책은 한가지 밖에 없습니다. 스팀의 장점을 최대한 빨히 회복하고 발전시켜서 유저층을 늘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스팀의 장점은 SNS이자 블로그입니다.


SNS, 블로그로써의 스팀잇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어떤 기술적 문제점을 극복해서라도 페이스북 수준으로 가입을 쉽게 만들어야 합니다. 예전처럼 최소한으로 스팀잇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스파도 없어야 합니다.
3년 가까이 베타딱지 붙여놓은 각각의 관심사에 의해 서로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포함해 네이버와 다음 수준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올려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늦지 않았기를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진입과 활동의 장벽이 없어진 암호화폐 기반 SNS(혹은 포털)의 장점을 많은 사람들은 반드시 알아봐 줍니다. 특히 암호화폐의 대세상승이 시작하면요.


스팀잇을 건너뛰어서 SMT가 나오면 다 해결될것 처럼 말하는 것은 현실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우선 SMT가 나온다 나온다 한게 1년 넘었습니다. 앞으로 언제 나올지 사실상 기약할 수 없습니다.
또한 SMT가 내일 당장 나온다 해도 SMT에 둥지를 틀 여러 써드파티와 사업모델들은 스팀잇의 자발적인 커뮤니티의 확장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정말 공정한 토큰분배정책을 갖는 스팀잇2가 SMT로 나온다 해도 이의 시작은 스팀잇 커뮤니티의 확장일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지금 당장 스팀의 장점을 호소할 수 있는 것은 스팀잇 하나 뿐입니다. 스팀잇의 사용편이성과 접근성을 극도로 높여 사용자를 끌어 모으는 것이 스팀이 생존을 위해 시간을 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입니다.


SMT를 하려면 빨리 해야 합니다.

SMT가 내일 당장 나오더라도 스팀에서 활동하던 사업모델과 유저가 아니면 SMT가 크게 매력이 없습니다. 다른 고성능 플랫폼이 너무 많습니다. 모두 다 멋진 건물을 지어놓고 임차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존에 스팀에 있던 사업모델들이 외부로 빠져나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플랫폼으로 형체를 갖추어야 합니다.


위 두 해결책은 사실 너무나 뻔하고 누구나 동의할만한 것입니다.

그럼 왜 잘 안되었을까요? 1, 2편에서 충분히 말했습니다.
어떤 환자를 외과의사에게 보여주면 수술하자고 하고 내과의사에게 보여주면 약물치료를 하자고 하겠죠. 한의사에게 보여주면 보약먹자고 할지도 모릅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이 특별히 사악한 의도를 지녀서가 아닙니다. 사람은 어떠한 사악한 의도가 없더라도 자기에게 유리하고 익숙한 해결책을 찾기 마련입니다.
채굴자에게는 노드운영의 안정성이 최우선과제겠죠. 하지만 스팀 생태계에서 채굴자의 입김만 너무 세면 노드운영을 위해 스팀생태계가 있는것 처럼 될 수 있습니다.
스팀운영자는 초기 닌자마이닝으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영향력이 희석될지도 모르는 새로운 시도보다는 현상유지를 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스팀은 스팀 운영자와 이에 큰 영향을 받는 채굴자들이 의사결정을 주도해 왔습니다. 사실상 힘의 균형이 없는 상태입니다. 잘못하면 지금까지 해 왔던대로 스팀운영자와 채굴자들의 우선순위에 맞게 의사결정이 될 겁니다. 스팀잇의 근본적인 개선은 아예 없을지도 모르고 SMT는 느릿느릿 천천히 진행될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스팀운영자의 영향력을 날려버리거나 본인이 스팀 생태계를 떠나거나 둘중에 하나가 아니라면 스팀 운영진과 채굴자들의 발상의 전환을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발상 전환의 첫단계는 "원래 스팀 토큰이코노미가 잘못 설계되었다", "인간의 탐욕이 문제다", "스팀 보유자가 잘못했다" 같은 자기합리화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토큰 이코노미가 처음부터 잘못되었으면 당장 스팀을 파십시오. 설계가 잘못된 구조물에 깔려 죽을겁니까?
인간의 탐욕이 문제라는 당신은 부처입니까? 말할 가치도 없습니다. 상호견제받는 인간의 이기심은 인간 문명발전의 기초입니다.
스팀 보유자의 잘못이라는 소리는 회사가 주주탓 하는것과 같은 소리입니다. 배당받는 것에 왜 혈안이 되어있냐... 왜 주식을 더 안사냐... 왜 주식을 갖고 이타심(?)을 발휘 안하냐..... 이런 소리가 사람 입에서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입니다.




기가 막힌것은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가 여기 kr 커뮤니티에서 은근히 통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못참겠는 사람들은 거의 떠났거든요.




할 말은 다 했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하지만 간단히 실행할 수는 없을겁니다. 스팀운영자와 채굴자가 자신의 이익을 약간은 양보해야 하거든요. 노드운영비용이 증가할 위험성과 예측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를 각오하는 것은 안락하게 살고 있는 자들에게 불쾌하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일은 예측하기 힘듭니다. 앞으로 어찌될저 누가 알겠습니까.. 스팀이 즈금까지 하던대로 대충 해도 대박날지도 모르죠. 큰 행운이 있다면요.
그런 행운이 없고 스팀잇을 기반으로 사용자를 대거 끌어들이는 조치(그것도 빠른 시일 안에..)도 없다면 스팀은 앞으로 서서히 잊혀질겁니다.
지금 하던대로 하면 모든게 잘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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