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수소차, 수소경제라는 망상..






연세가 조금 있는 분들은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1990년도 초반 기존의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와 LD 플레이어같은 음원재생방식에 도전한 두 기술이 있었습니다.
미니디스크 플레이어라고 불리던 MD플레이어는 매우 작은 광자기디스크에 음원을 저장하는 방식이었고 MP3 플레이어는 음원을 플레시메모리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이 경쟁할때 처음 1-2년간은 MD플레이어가 훨씬 유리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우선 초반에 나온 MP3 플레이어의 저장용량이 16mb 혹은 32mb 였습니다. 용량 자체가 너무 적어 담을 수 있는 음원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MD플레이어는 저음질(그래 봤자 MP3정도의 음질)로 30시간이 넘게 담을 수 있었죠.
크기또한 MD플레이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투박했습니다. 음원의 질도 MD플레이어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였습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 누가 새로운 음원 재생기계의 표준이 될 것 같냐고 질문받는다면 대부분 사람이 MD 플레이어라고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는 지금 보시는것과 같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지 않나 합니다.
  • MP3 플레이어의 음원 저장장치인 플레시 메모리는 비교적 새로운 기술로 엄청난 잠재력과 확장성이 있었습니다. 이에 반해 MD플레이어는 기존에 사용되던 저장기술인 광학디스크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에 불과합니다.
기존의 해결책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는 새로 기술이 나왔을 때, 대부분 이런 방법이 크게 성공하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자동차는 마차를 대체했고, 총은 활과 화살을 대채했습니다. 주판은 계산기가 대체했고 증기선은 범선을 대체했죠.
자동차, 총, 계산기, 증기선이 처음 나왔을 때에도 기존의 해결책을 대체하기에는 미흡하고 바보스럽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해결책은 인간의 집념과 기술발전에 의해 얼마든지 개선 가능하지만 기존의 방법은 어느 정도 발전의 한계가 있습니다. 말 힘의 한계, 인간 근력의 한계, 인간 두뇌의 한계, 바람 같은 자연환경의 한계.... 그 시대에 살던 사람은 이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이런 일이 지금 한창 진행중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입니다. 이차전지로 달리는 전기차와 수소전지를 이용하는 수소전기차의 대결입니다.
사실상 한국의 유일한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와 정부는 수소전기차가 미래 자동차의 표준기술이 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전기차에 올인하는 모습이고 이에 부응해 정부도 수소차와 수소전지를 한국 미래산업의 핵심경쟁력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사는 잊을만 하면 끊임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文대통령 "우리 수소전기차 어느 수준?"…현대모비스 "세계최고"


일부에서 오해하는 것 처럼 위에 말하는 수소자동차는 휘발유 대신 수소를 태워서 동력을 얻는 방식이 아니라 수소를 반응시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방식입니다.  제한적인 장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으로는 유용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변할 수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연료는 바뀌었고 동력을 얻는 방식은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지만 특정 장소에서 폭발성이 높은 연료를 채워야 하는 것은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수소전기차로의 변화는 LP판에서 CD로 진화한 것 정도의 변화에 불과합니다.

하물며 현재 수소를 생산하려면 기존의 탄화수소 에너지(석유, 천연가스)가 꼭 필요합니다.   
물을 끓여 수증기로 만들고 이를 천연가스와 반응시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를 수소-수증기 개질법이라고 합니다.
석유정제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수소는 본격적인 수소수요를 감당할 수 없고 물을 전기분해 하는 방법은  수소개질법에 비해 비용이 훨씬 더 듭니다.
열역학 법칙을 꺼내지 않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수소를 만들던지 많은 에너지 낭비와 복잡하고 불필요한 과정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화석연료에 의존적인 수소의 생산 방식의 변화 없이 수소전기차가 대중화 되면 사용되는 오히려 사용되는 에너지는 더 들고 환경은 악화될겁니다.



이에 비해 전기차는 아예 특정장소에서 담아야 하는 연료라는 개념을 벗어버릴 수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만 전기차가 대중화 되면 주차장이나 집에서도 충전할 수 있습니다. 기존 송전방식에서 특별히 더 만들어야 할 인프라가 수소전기차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핸드폰 충전방식으로 최근에 쓰이기 시작한 공진방식의 무선충전기술도 전기자동차에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전기자동차도 무선충전이 대세
충전 속도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래 뉴스가 나온게 2년이 넘었습니다.
6분 급속 충전 320km주행 기술 개발…전기차 시간과의 싸움
앞으로의 기술발전을 예상할 때, 전기자동차의 충전은 훨씬 간편해 지고 빨라질겁니다. 그럼 수소전기차의 장점이 뭐가 남을까요?



MP3는 기존의 음원저장매체를 컴퓨터의 메모리로 정한 순간 모든 컴퓨터와 인터넷과 직접 연결될 수 있는 단말기가 되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로 보였던 광자기기술도 거추장스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메모리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엄청난 발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볼 때, 전기차는 MP3입니다. 이차전지기술을 직접 이용해서 자동차를 정교한 내연기관장치가 아니라 전자제품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2차전지 기술이 더 발전하고 전자제품이 확장될 때마다 엄청난 발전을 할 겁니다.
집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동으로 충전되는 자동차가 있는데 수소를 충전하러 갈 사람이 있을까요? 핸드폰 충전하러 충전소를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자동차도 앞으로 이런 전자제품이 될겁니다.
수소전지기술을 우습게 보거나 비하하려는게 아닙니다. 고립된 특정장소와 특정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전기를 만들어 내는 기술은 반드시 필요하고 살아남을 겁니다. 다만 이게 자동차에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수세에 몰리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충분한 기술적 이해가 없는 정치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댓글

  1. 간단명료 수소차를 하는이요. 전기차는 만들수록 일본에게 라이센스를 지불해야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잘만들어도 기술선점 일본을 이길수 없지요. 핸드폰의 퀄컴을 생각하시면 됩니다.그럼 국가 차원에서 수소차를 선택하는게 옳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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