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돈이 있으라!! (PIAT MONEY !!) - 2편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내용을 다시 한번 더 강조하자면 지금의 화폐시스템은 정상이 아닙니다. 정상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에게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사람이 북한체제에 익숙하기 때문에 정상으로 느끼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정부가 금리를 정해주는 것도 익숙하고,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것도 익숙합니다. 반복적인 경제위기가 대량의 부와 가치를 날려버리는 것에도 익숙합니다.
정말 말도 안되지만 익숙해진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모든 은행이 신용통화라는 이름으로 돈을 찍어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볼까요. 한국 영토 내에서 통용되는법정통화는 한종류입니다. 대부분 이 화폐를 한국은행이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같은 제일금융권을 포함해 모든 금융기관이 통화를 만들어냅니다.




한국의 지급준비율은 7%입니다. 간단히 말해 고객이 은행에 맞긴돈의 7%를 제외하고는 다른사람에게 빌려줄 수 있습니다.
내가 A은행에 백만원을 맞기면 은행은 그 돈에서 93만원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대출을 받은 사람도 A은행의 통장으로 대출금을 받지요. 그럼 그것도 요구불예금으로 간주되어 93*0.93 = 86.5만원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대출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80만원, 그 다음은 74만원..... 사실상 은행은 100만원의 요구불 예금에서 엄청난 통화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직관과 상식을 기반으로 해서 생각해 봅시다.

내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돈주라고 칩시다. 내가 사채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려줬다면 그 사채업자는 다른사람에게 얼마를 빌려줄 수 있을까요?
당연히 100만원이죠... 다른사람에게 받은 고리대금 이자 중 돈주에게 이자를 지급하고 나머지를 자신이 먹는게 사채업의 사업모델입니다.
사채업자는 돈주로 부터 받은 100만원 에서 수백배의 돈을 창조할 수 없습니다. 이게 상식입니다. 만약 이 사채업자가 이런 권리를 갖게 된다면 그 의미가 어떤것일까요.
세상의 재화와 용역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겁니다.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것일까요? 인플레이션 형태로 모든 사람이 지불하게 됩니다.
나는 정부에서 사채를 죄악시하고 단속하는 것을 보면 똥 묻은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금융업의 본질에 맞게 일하는 존재는 사채업자입니다.


각 나라의 정부는 자국 영토 내에 화폐생산권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럴 권리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입니다. 주요은행장을 사실상 임명하는 권리를 비롯해 화폐공급에 대한 거의 모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정권을 잡으려고 기를쓰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민주적으로 선출되었으니 그래도 대안이 없지 않느냐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정권보다 나을지는 몰라도 전세계의 민주적인 정부와 같이 대한민국 정부도 노동자와 이익단체에게 뇌물을 주고, 지킬 수없는 복지를 약속하고, 가상의 프레임을 만들어 내어 표를 얻습니다.
화폐를 독점하려던 권력층에 맞겨진 화폐제도의 끝은 역사상 똑같았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화폐가치의 상실입니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중앙은행은 사실상 본원통화(신용통화가 아니라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조차 완벽히 통제하지 못합니다.
수많은 금융권과 엄청난 규모의 파생상품이 만들어낸 통화량은 사실상 통제불가능입니다. 이런 통제불가능한 상태가 터지는 것이 버블이 붕괴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번 버블이 붕괴될 때 마다 자본주의, 금융권의 탐욕, 부자들을 탓해왔지만 지금 경제제도의 문제점은 시장원리의 혈액역할을 해야할 화폐가 타락해 있다는 것입니다. 화폐를 타락시킨것은 시장이 아니라 정부입니다.


이제 다음번 거품붕괴는 자산이 파괴되고 경제가 침제되는 정도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40년간 미국의 기준금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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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금태환을 거부하고 본격적으로 정부의 신용에만 의존하는 화폐제도가 생긴 이후 지속적으로 금리가 낮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돈이 점점 흔해져서 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2008년 위기 이후로 역사상 처음보는 제로금리를 장기간 유지하기까지 했습니다.





위 표는 40년간 본원통화량입니다. 수십년간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8년 이후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970년과 비교해 볼때 30배 이상은 많아진것 같은데.... 40년간 미국의 부(富)가 30배 늘어난건가요?





위 표는 40년간 금 가격변화입니다. 통화량 증가량과 비교해 보면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폐가 많아진 만큼 금의 가치는 올라갔습니다.
결국 화폐 가치가 타락하고 있는것입니다. 다음번 위기때는 금리를 내려서 대응할 수단도 약화되고 하이퍼인플레이션 없이 화폐공급량을 또 늘리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국가가 신용화폐라는 이름으로 수십년간 타락시켰던 화폐제도는 지속될 수 없는 처지에 몰리고 있습니다. 이게 수리되던 붕괴되던 변화는 막을 수 없습니다.


암호화폐 문제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당신이 중세의 영주라고 가정해 봅시다. 자신의 특권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수 있을까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봐야합니다. 자기 영토가 피폐하고 신민이 다 죽어나가는 한이 있어도 자신의 특권을 위해 싸울겁니다. 그게 수많은 역사의 기록입니다.
그게 아니라 영토 내에 특권을 일부 포기하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면 당신 영토 내에 자율권을 갖고 있는 도시의 존재를 인정하는 정도 말입니다.
어쩔 수 없는 순간이 오면 울며 겨자먹기로 인정하게 될겁니다. 도시의 존재가 영토 내에 큰 이득을 주고 이미 존재하는 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 말입니다.
강력한 기득권자는 기득권을 한번에 포기하는데에는 결사적으로 저항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부분적으로 기득권을 일부 포기할 수는 있는것입니다.
암호화폐도 비슷한 과정을 겪을겁니다. 기존의 화폐시스템이 지속될 수 없다는 약점을 파고 들어 서서히 성장해 나갈것입니다.
암호화폐가 화폐의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은 긴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 전에 조금씩 존재감을 키워갈겁니다. 처음에는 분산투자의 가치가 있는 특수한 자산의 지위를 갖게 될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제한적으로 재화와 용역을 교환할 수 있는유용한 수단이 되겠지요.




모든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고 암호화폐가 한 국가 내에서 통용되는 다양한 화폐의 하나의 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인간의 사회와 문명은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깐 돈이 바뀐다고 문명이 어떻게 바뀌냐구요? 인간은 일부 서구 국가가 전근대적 억압을 벋어나자 마자 300년도 안되서 우주선을 만들었습니다. 착취적인 사회제도를 벗어나 개인의 자유와 시장원리가 부분적으로 작동된 결과입니다.
화폐제도로 개인의 자유와 시장원리를 옭아매던 중앙정부의 힘이 약해져서 시장의 효율성이 더 높아지고 개인의 선택의 자유가 더 늘어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만약 타락한 화폐제도를 독점하는 국가가 암호화폐의 싹을 잘라버린다면.... 우리는 알지 못하는 엄청난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겠죠.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해서 뭘 잃었는지도 알 수 없는 기회말입니다.
그러면 그냥 살아가야겠죠.. 항상 좋은것이 살아남는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입니다. 정부의 화폐독점권에 도전하는 것이니까요. 한차례 광풍이 불었다가 살아졌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광풍은 왔다가 또 사라질겁니다. 그 과정에서 암호화폐라는 존재가 더욱 강력해지길 기대하는 거죠.
다음 글에서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투자원칙을 말씀드려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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