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비트코인은 살아남아야 한다. 3편




그렇다면 새로운 화폐제도를 볼 수 있을까요? 그건 지금의 은행중심의 화폐제도가 언제 태어났는지, 특히 근대적 금융제도를 만들어낸 부르주아가 언제 결정적으로 승리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유용할 것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중앙은행은 부르주아라는 계급의 성장과 함께 태어났습니다. 부르주아가 단순히 경제적 우위만 갖는게 아니라 정치권력까지 차지하게 된 것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건은 프랑스대혁명입니다.

하지만 프랑스혁명은 왜 하필 1789년에 일어났을까요?






서양에 부를 안겨준 지리학적 발견은 15세기였습니다. 부르주아혁명에 이론적 배경이 되어준 계몽주의와 합리주의도 한참 전에 나왔으며, 다양한 혁신과 기술발달은 여러 세기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부르주아가 주축이된 중앙은행은 혁명 전에 이미 영국과 프랑스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인쇄술에 바탕을 둔 언론의 영향도 막대해서 필명으로 왕과 귀족을 비판하는 팜플렛이 돌아다니는게 이상하지도 않았습니다.

30년전쟁과 7년전쟁 등 유럽의 만성적인 분쟁은 왕조가 아니라 국가나 민족에서 정체성을 찾는 시민을 탄생시켰습니다.

특히 마르세이유같은 프랑스 남부해안에서 무역으로 성장한 부르주아의 부는 막대해서 웬만한 귀족의 영향력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이들이 프랑스혁명에서 활약한 상층부르주아(지롱드당)입니다. 결론적으로 18세기에는 이미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기술적-사회적 변화가 무르익었고 부르주아의 힘도 막대했습니다.





제 생각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려면 인화성물질, 인화점, 점화원 이 세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부르주아라는 인화성물질은 14세기 이전에 이미 유럽 각지에서 나타났습니다.

기술적-사회적 변화와 부르주아의 영향력이 앙시앵래짐을 언제든지 전복할 수 있는 인화점은 18세기 후반에 이미 넘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불을 붙일 점화원만 남았을 뿐입니다.






제 생각에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점화원은 경제위기입니다.

1788년부터 극심한 가뭄과 혹독한 추위로 파리시민과 프랑스 영토 내에 극한의 기아와 질병이 만연했습니다. 물가는 폭등하고 얼어죽는 사람이 수두룩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왕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뿐더러 전쟁을 위해 세금을 더 걷겠다고 삼부회를 소집했습니다.

귀족은 귀족대로 고등법원을 중심으로 왕의 권위를 공격합니다. 왕이 약화되면 자기들 힘이 더 커질것이라고 착각한 것이지요.

예전같으면 그냥 불만만 토로하는 것 외에 할수 있는 일이 없었던 부르주아는 삼부회에서  단호하게 기존 질서에 도전합니다. 경제적으로 왕에 협조하지 않았고 팜플렛과 소문을 통해 앙시앵레짐에 적대적인 여론을 형성합니다. 왕은 삼부회를 해산했지만 부르주아는 이에 따르지 않았습니다.

배고픔에 분개한 파리 주민들은 바스티유감옥을 습격했습니다. 낫을 든 아줌마들은 베르사이유궁전에 난입하여 왕을 협박해 파리로 끌고왔습니다. 부르주아가 기존 체제에 대한 도전을 부추겼지만 사건의 흐름은 이들이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그 해가 1789년입니다.

만약 1788년이 풍작이었으면 다음 경제 위기까지 앙시앵레짐은 수년은 목숨을 부지했을 겁니다. 부르주아가 삼부회에서 왕에게 도전했더라도 상퀼로트(하층민)와 임금생활자 같은 파리주민이 민란을 일으킬 동기가 없었으니까요.

결국 마지막 점화원은 1788~1789년의 극심한 경제위기였던 것입니다.  하찮게 여겨지고 무시당했던 많은 사람들이 완전히 무능한 체제를 도저히 참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귀족제와 왕정을 버리고 부르주아라는 대안적 통치자를 받아들였던 그 순간입니다.






이 역사를 보면 비트코인을 포함해 공정한 화폐시스템이 언제 세계적으로 받아들여 질 지 이제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를 나누는 이념대결은 이미 끝났습니다. 인터넷은 이미 전 세계를 하나처럼 연결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기반을 둔 사업모델로 크게 성장한 기업들은 이전의 거대기업과 질적으로 다릅니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는 국경을 넘어서 사업을 합니다. 경제를 통제하는 국가의 힘은 약화되어있고 중앙은행은 통화량과 경기조절에 통제력을 점점 잃고 있습니다. 신용화폐의 마지막 단계의 발작은 2007년에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블록체인이라는 획기적인 기록보관 수단이 나타났습니다. 인화물질이 인화점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이제 점화원만 있으면 됩니다.


비트코인은 다시한번 경제위기가 발생해 신용화폐가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 지는 순간 받아들여집니다.

2007년 서브프라임사태를 다시 한번 복기해 봅시다.

미국 정부는 인기영합적인 이유로 주택공급을 늘리고 대출을 통해 쉽게 집을 구입할 수 있게하는 정책을 씁니다. 마당이 있는 교외의 주택은 미국 중산층의 상징이니까요. 이에 발맞춰 금융계가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기 시작하죠.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니 투자열풍이 일어납니다. 이제 아예 돈을 값을 능력이 의심스러운 사람에게 까지 돈을 마구 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대출이 많이 되었다는것은 은행이 신용화폐를 많이 발행했다는 뜻입니다.

중앙정부와 금융권의 화폐공급기관이 폭탄을 만든 겁니다. 결국 폭탄이 터진 다음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는 어떻게 했을까요?

신용화폐를 더욱더 공격적이고 전례가 없는 양으로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각국의 다수의 금융담당자가 "한 번도 간 적 없는 길을 가고 있다."는 소리를 여러 번 했죠.






이제 간 적 없는 길의 종착역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기는 확장과 후퇴를 반복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지만 올해 초까지도 세계경제는 확장기였습니다. 이제 경기후퇴가 시작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미국, EU가 금리를 내리고 통화완화정책을 다시 쓰고 있습니다. 경제위기를 늦추려는 시도입니다.

이제 올 경기후퇴는 더 파괴적일 겁니다. 지금까지 풀린 통화량이 엄청날 뿐 아니라 기준금리를 충분히 올리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시 금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경기후퇴를 예측하는 미국 장단기금리차도 이미 역전되었습니다.

일본과 유럽 각국의 장기국채의 금리는 이미 마이너스입니다. 아마 미국도 곧 이렇게 될 겁니다. 돈을 맞기면 이자를 내야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지금 일어나고 있습니다.

금리는 돈의 값입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돈을 빌리는데 거의 이자가 필요없는 시기가 오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인데도 자산가격만 오를 뿐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무시무시한 일입니다.





다음번 경제위기는 신용화폐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일으킬겁니다. 국가가 신용을 지킬정도로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 확실해진 순간 사람들은 신용화폐 이외에 가치저장-교환수단을 찾게 됩니다.

이미 돈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신용화폐에서 탈출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자산가는 원화를 그나마 제일 안전해 보이는 신용화폐인 달러나 엔화로 바꾸고 있습니다. 투자도 달러로 표시되는 자산에 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화폐인 금가격도 오르고 있습니다. 이제 달러에서도 탈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금 가격은 더 폭등할 것입니다.

이 순간이 금과 비트코인이 진정한 가치저장수단이자 교환수단으로 받아들여지는 순간일 것입니다.





국가가 화폐발권력을 조금이나마 유지하려면 신용을 잃어버린 신용화폐는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 전에 MMT같은 말같지 않은 화폐정책이 일시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만 결국은 어떤 가치에 고정되는 법정화폐를 만들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리고 결국 가치의 교환과 저장수단을 국가가 독점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지는 순간이 올겁니다. 비트코인은 이때쯤 전 세계에 통용되는 진정한 국제화폐가 될 수 있을겁니다.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사람이 수두룩했다는 것입니다.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비트코인이 전혀 가치가 없다는 것이 대중의 인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전세계 정치엘리트들도 불쾌하지만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무언가로 받아들이는 듯 합니다. 태어난지 13년 밖에 안되는 비트코인이 이루어낸 일입니다.





이제 당신이 급격한 화폐가치 손실 없는 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정부가 이 돈을 감시할수도 없고 임의의 조세로 강탈할 수 없습니다. 이 돈이 전세계에 통용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국가간의 환율전쟁도 없고 정부 입맛에 맞춰 보호무역을 할 수도 없습니다. 은행에서 배제된  수십억의 사람들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완전히 떨어진 사람들이 스마트컨트랙트로 동업을 할 수 있습니다. 사업가는 전 세계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국가의 독점적인 화폐제도를 벗어난 인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됩니다. 200년 뒤 인류는 지금을 폭압적인 제도에 고통받던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겁니다. 일주일에 수십시간을 일하면서도 은행이 공짜로 찍어내는 돈에 찌들려 살고 있는 당신은 생각보다 자유로운 사람이 아닙니다.

이런 제도에 도전하는 의미있는 사건으로 비트코인이 등장한 2009년을 지목할지도 모릅니다.




제 생각에 비트코인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없어지면 안됩니다. 비트코인은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지킬 가장 강력한 수단이자 전무후무한 인류의 발전을 상징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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