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우월성(Quantum supremacy)은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것을 말합니다.
어제 구글은 이 양자우월성에 도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슈퍼컴퓨터로 1만년 이상 걸리는 연산을 자신들이 개발한 양자컴퓨터로 3분 20초만에 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을 포함해 암호화폐는 크게 폭락했습니다. 이런 기술이 발달하면 기존의 블록체인 암호화기술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생각때문입니다.
구글의 발표가 심하게 과장되었다는 주장,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려면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주장, 구글이 밝힌 양자컴퓨터 성능의 수천배가 되어도 비트코인의 암호를 풀 수 없다는 반론도 일리가 있지만 블록체인기술을 위협하는 강력한 컴퓨터가 등장 직전이라는 팩트는 변함이 없습니다.
지금 존재하는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폄훼하는 것은 라이트형제가 만든 비행기가 처음에는 17초 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반론가능합니다. 아직 나오려면 한참 남았다는 것은 인간의 의지와 집중력을 얕잡아본 생각일수도 있습니다.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자원을 쏟아붙기 시작하면 상용화가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의의를 간단히 말하자면 기존의 컴퓨터의 연산능력을 한참 뛰어넘는 컴퓨터가 곳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한참 뛰어넘는다는 것이 두배 열배가 아니라 수천배, 수만배를 말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이런 연산능력을 갖는다면 기존에는 야예 엄두도 못냈던 복잡한 문제에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복잡한 단백질의 구조부터 뇌의 연결상태, 엄청난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까지... 그 중에 블록체인을 해킹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암호화폐 투자자에게는 청천병력같은 소리인거죠.
그렇다면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을 무력화하는 날이 올까요? 그럴것 같지는 않습니다. 날카로운 창이 나오면 뚫기 힘든 방패도 나오기 마련입니다.
현재 암호체계는 공개키-암호화키 쌍을 이용한 방식입니다. 뭔가 익숙하지 않나요? 블록체인에 사용되는 암호화방식은 사실 인류 전체가 사용하고 있는 암호화방식의 초강력버전인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을 무력화한다는 말은 양자컴퓨터가 기존 모든 암호체계를 무력화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블록체인을 해킹하는 컴퓨터 앞에 안전한 암호체계는 없습니다. 모든 은행계좌, 인터넷, 군사기밀의 암호화가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앞으로 인터넷뱅킹은 불가능하여 돈은 지폐나 동전으로 직접 전달해야하고 인터넷상에 어떤 프라이버시도 불가능할뿐더러 군사기밀은 1차세계대전때처럼 손으로 써서 보관해야 하는 세상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게 가능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강력한 연산능력은 강력한 암호화능력과 함께 발달한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도 그에 걸맞는 암호체계를 도입하겠죠. 그렇지 못한 블록체인은 사라질겁니다.
비트코인은 지금 현존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중 가장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유지-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가장 풍부한 블록체인이라는 말이죠. 만약 양자컴퓨터로 상징되는 연산능력의 엄청난 비약에 대응할 수 없다면 비트코인은 사라질겁니다. 그리고 이에 저항할 수 있는 다른 블록체인기반 암호화폐가 출현할 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이 양자컴퓨터에 뚫리는 날은 인간이 갖고 있는 모든 암호화기술이 사라지는 날입니다. 그런 날이 오면 내 암호화폐가 휴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과 디지털로 저장된 모든 자산이 휴지조각이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이 무너질까 미리 두려워 하는 우를 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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