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DPOS 블록체인의 한계 1편 : 스팀을 닮아가는 이오스




개인적으로 애착을 갖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스팀(steem) 블록체인은 계속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스팀의 문제점과 문제점의 해결을 막는 근본적인 병폐는 제가 수도 없이 써 왔기 때문에, 읽는 분들이 똑같은 소리 반복하지 말라고 짜증을 낼 정도입니다.

그래도 다시한번 스팀 블록체인의 문제점을 나열하자면 이렇습니다.

  • 접근성과 개방성이 대단히 떨어집니다. 
  • 블록체인 성능의 근본적인 발전이 미약합니다.
  • 블록체인 상황과 동떨어진 이상한 해결책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SNS가 사용하고 접근하기가 어렵고 발전이 없다면 누가 사용하겠습니까... 이 시점에서 스팀의 쇠퇴는 결정난 것입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명확합니다. 스팀의 토큰이코노미와 리더십이 부패했기 때문입니다. 스팀의 토큰이코노미를 간단히 말하자면, 닌자마이닝으로 얻은 스팀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된 몇몇 인물들이 담합을 통해 스팀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채굴자들입니다. 채굴자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것을 원합니다. 이들이 토큰이코노미를 좌지우지하게 되면 결국 채굴하기 쉽고 채굴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블록체인을 몰아가기 시작합니다.





스팀은 여러번의 하드포크를 통해서 정확하게 이렇게 변했습니다. 항상 입에 발린 멋진 말을 했지만 하드포크때 마다 스팀 투자자나 스팀 유저가 아니라 정해져 있는 몇몇 증인들이 이득을 봤습니다.

더욱 나쁜 것은 이런 일을 주도한 채굴자들의 기만성입니다. 자신들의 이기심이 스팀을 사지로 몰고 있다는 것을 정말 모르는 건지... 그 책임을 "공정하고 이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스팀투자자(보유자)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번 하드포크에 포함된 다운보팅풀 맛이 어떠십니까.. 다운보팅풀은 바로 "공정하고 이타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스팀보유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디자인된 것입니다.

가장 이기적인 채굴자들이 투자자들을 이타적으로 행동하도록 처벌함으로써 스팀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 실제로 실행되었다는 것 자체가 기괴한 일입니다. 제 생각에 이런 계획에 찬성한 증인들은 정신적인 결함이 있다고 봐야 합니다.

문제는 이런 모든 병맛스러운 일을 일으키는 스팀 채굴자들과 운영진을 교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스팀의 접근성은 극악스럽게 나쁠것이고, 성능 발전은 느리고, 기괴한 의사결정이 계속 나타날 겁니다.

제 생각에 스팀은 사라져가는 블록체인 중 하나가 될겁니다.





이런 부패를 유발한 원인 중의 하나는 블록 생성을 소수의 인물에게 전담시키는 DPOS의 시스템의 한계때문입니다.

다른 합의시스템보다 에너지 낭비는 적을지 몰라도 이런 시스템은 소수의 토큰보유자들간의 담합을 용이하게 하여 이들이 독점적인 채굴자가 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DPOS의 대표주자는 EOS입니다. 댄 라리머가 스팀을 반면교사로 삼아 토큰 분배를 최대한 공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이오스 시작 초기부터 BP의 대부분을 중국이 가져가거나 성실하지 못한 BP간의 담합에 의해 능력있는 개발자 중심의 BP가 밀려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EOS: 우리가 우려했던 모든 것들이 현실이 되려한다

올 9월달 기사입니다. 요약하자면 EOS 블록체인이 지나치게 중국 BP중심으로 중앙집권화 되고 있고, 몇몇 BP들은 자의적으로 행동하거나 무능한 면을 보이면서도 퇴출되지 않으며 기술발전은 정체되어 있으며, 유능한 팀들이 좌절하여 떠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몇 이오스 고래에 의해 BP가 결정되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디서 듣던 말 아닌가요?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가장 많은 이오스를 보유한 블록원이 직접 BP투표에 참가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결국 몇몇 중국계 BP에 의한 중앙집권화에서 블록원에 의한 중앙집권화로 바뀌는 것에 불과합니다.







플랫폼 블록체인이 정말 제대로 잠재력을 발휘하려면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POS로의 하드포크를 앞두고 잡음없이 조금씩 발전해 가는 이더리움과 비교해서 EOS는 잡음이 많고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의 중심에는 소수의 인물에게 좌지우지 될 수 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진 DPOS 합의시스템 때문입니다.

이런 곳에 대형기업이나 유수의 개발자가 유입될 리 없습니다. EOS에 도박댑만 판치는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이런 중앙집권화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은 있습니다. TELOS처럼 아무리 많은 토큰을 보유하더라도 투표할 수 있는 양은 한도를 정해 놓는 것입니다.  이오스가 천만개 있더라도 투표권의 상한선은 4만개 정도라면 어느 정도는 중앙집권화를 막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근본적인 변화 없이 성능을 위해 합의체계를 단순화한 DPOS는 한계에 부딧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댓글

  1. 스팀잇 @jack8831 계정을 쓰는 연어입니다. 많은 지적이 있으셨지만 DPOS에 한정하여 조금은 다른 의견이 있어 남겨봅니다.

    저는 채굴에 대해 대표제 형식을 띤 DPOS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비트코인 방식이든 (채굴) 분배가 소수에게 치우치는 것은 똑같다고 봅니다. 비트코인 앤트풀만 보더라도 스팀 블록체인의 채굴 분배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다만 선생님의 이야기에 공감하는 것은 DPOS의 경우 한 번 자리잡은 강력한 소수 멤버 구조를 타파하기가 쉽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실과 분배의 불평등 문제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스팀잇에서 재단(이제는 법인인가요?), 증인, 소수 고래들의 헛발질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작은 물결들이 밑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아직 힘이 미진하고 정확한 방향 설정으로 힘을 한껏 모으는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무시할 순 없는 흐름이죠.

    물론 제딴에 겪은 작은 경험으로 판단하는 바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많이 만나러 다니려 합니다. 그곳이 스팀잇 본사가 있는 미국이든 스팀페스트가 열리는 해외 어느 곳이든, 개발자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유럽이든 상관 없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서로의 익명성 만으로도 신뢰하는 (다투는 것도 신뢰에 기초할 수 있으니까요) 것이겠지만, DPOS와 SNS 구조가 결국 얼굴 대면해서 의견 교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보려 하죠.

    한국 커뮤니티가 느끼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 소통 부재가 아닐까 합니다. DPOS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자꾸 만나고, 다른 의견의 사람을 설득하고, 같은 의견의 사람과 힘을 모으는 작업이 아닐까요?

    선생님의 의견 또한 영어로 포스팅하여 바다건너 스팀잇 이웃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한글로 써봐야 그들은 읽지를 않더군요. 슬프게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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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하시는 일 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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