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측은 도미노를 관찰하는 것과 같다. 하나의 도미노가 쓰러질 때, 그 영향을 받아 다음 도미노가 어떻게 반응할지 예상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도미노가 충분히 가깝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그러나 다음 도미노가 여러 개 있거나, 거리와 위치가 애매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결국, 예측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도미노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식별하고, 다른 도미노와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2. 작년 이맘때, 나는 올해의 주요 사건들을 예측해 보았다. 이 글에서 다룬 주요 주제는 다음과 같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 한반도 문제, 세계 경제 위기 여부, 그리고 비트코인 가격이다.
요약하자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점점 동력을 잃을 것이며,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에 재선되고, 북한은 하던 짓을 계속할 것이다. 경제는 큰 위기가 닥칠 가능성이 크고,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이게 내가 예상하는 내년의 대략적인 상황이다. (세상비평) 2024년을 기다리며,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예상하는 글 - 국제편
예측을 채점해 보자면, 예상대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레바논, 시리아, 이란 등으로 확대되었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었고, 북한은 한국의 도발에도 자제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점 동력을 잃고 있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리고 예상했던 큰 경제 위기 역시 아직 오지 않았다.
3. 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 트럼프의 재선 후 6개월 이내에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또한, 리먼 사태와 같은 대규모 경제 위기는 곧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하며, 이는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다음은 미국 장단기금리차 그래프다.
올해 10월쯤 그래프가 stiffning되면서 장단기 금리차가 해소되었다. 미국은 금리를 인하하였다. 이 지표와 상황은 경제위기가 오기 전의 상황이다. 작년 이맘때 쓴 글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폭과 기간이 역대급이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해소되고 6개월에서 1년 6개월 사이에 심각한 경제공황이 나타난 것을 보여준다. 여기에 예외는 없었다. 내년 년 바이든의 경기부양 압력을 받은 연준이 9월까지 최소 2~3차례 금리를 인하한다는 가정하에 내년 중반기 이후에는 역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내년 후반기쯤에는 전 세계적으로 큰 경제위기가 온다는 가정을 하고 대비해야 한다.
올해 9월까지 2~3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있다는 전제하에 이면 내년 후반기쯤이니 빠르면 지금, 늦어도 내년에는 경제위기가 온다고 예상해야 한다고 썼다. 나는 이 입장을 유지하려 한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는 9월에 처음 시작되었고, 작년 예상보다 금리인하 속도는 느린 편이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의 해소도 조금 늦어졌다. 따라서 경제위기가 조금은 늦어질 수 있는 정황은 있다. 그래도 내년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예상이다.
4. 내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떻게 될까? 일견 전쟁이 진부화되며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전쟁의 국제적인 성격은 오히려 커졌다. 북한은 이 전쟁에 사실상 개입했다. 아마 북한은 앞으로도 장비와 병력을 더 많이 이 전쟁에 투입할 것이다. 북한 생존에 필수적인 경제-안보 이익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서방도 본격적으로 PMC나 의용병을 활용해 사실상 큰 규모의 병력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다.
트럼프는 이 전쟁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NATO를 압박할 것이다. 이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NATO 사이에는 상당한 균열과 긴장이 드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미국 내 권력이 아무리 단단하더라도, 지정학적 응력이 축적되어 일어난 전쟁을 개인기로 돌파할 수는 없다. 이런 충돌을 조율하는 데는 국제관계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안목, 인내심과 조율된 힘의 배치가 있어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도 트럼프에게서 기대할 수 없다. 트럼프는 오히려 섣불리 러시아를 협박하려다 전쟁을 위험하게 몰고 가거나, 과하게 유럽을 압박하여 NATO와 대서양 협력의 사실상 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한마디로, 트럼프는 내년에 이 전쟁을 해결사가 아니라 깽판 칠 우려가 있는 취객이다.
5. 올 한 해 이스라엘은 사회-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보았지언정 안보-지정학적으로 상당한 이득을 얻었다.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제하고 있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파괴했고, 이란을 대결을 피하는 겁쟁이로 보이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이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아 아사드정권도 몰락했다. 이란은 그동안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어 구축한 프록시 조직 대부분을 잃고 고립되고 있다. 아마 트럼프 집권기 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핵시설만 노리지 않고 이란의 정권을 교체할 목적으로 중요 인프라에 대한 파쇄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이 공격을 지원할 것이다.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란 정권을 파괴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와 트럼프의 중동관이 대체로 일치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시기는 내년이다.
6.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갈등은 서로 다른 전선이다. 이 전선이 점점 하나로 겹치고 있다. 이질적이고 이해관계가 달랐던 러시아-이란-북한 축의 윤곽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좋지 않은 신호다.
7.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올해처럼 내년에도 조용할 것이다. 아마 더 조용할 것이다. 반복적으로 말했지만 북한은 '나쁘지만 미치지는 않았다.' 오히려 광기에 가까운 무모한 행동과 예측 불가능한 국론분열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우리다.
8. 이제 한국을 이야기해 보자. 아무래도 듣는 사람의 정치적 견해에 따라 왜곡해서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이전 글에서 윤석열 탄핵이 최대한 빨리 끝나고 내년 봄에 대선을 원활하게 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국론분열이 점차 가라앉고, 최소한 박근혜 정권 초기나 문재인 정권 초기 수준의 지지를 받는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은 없다.
윤석열이 온갖 서커스를 부려 대통령 자리에 복귀한다고 국민이 이자를 대통령으로 받아드릴 리 없다. 이재명이 한 줌 남은 행정부의 목을 졸라서 대통령이 된다고 한들, 잡범과 같은 행동으로 형사절차를 회피한 인간을 국민이 온전한 대통령으로 볼 리 없다. 윤석열이 아니면 이재명을 뽑아야 하는 정치 지형이 형성된 2022년 이미 한국 사회의 퇴보 증상은 명확하게 나타난 것이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한 정부의 행동은 반대파의 사생결단 저항을 받을 것이다. 앞으로 등장할 정부는 누구든 국민 30%의 저주를 받으며 태어난다. 이들은 조용히 여론조사에서 "지지하지 않음"을 밝히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려 할 것이다. 이들에게 그렇게 하는 것이 정의로울 뿐 아니라 국가의 존망이 걸려있다고 볼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응원봉을 흔드는 애기들의 재롱잔치가 아니라 피를 보는 거리의 유혈사태를 보게 될 것이다. 이로 한국 정치가 1990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국은 늙어서 쇠퇴하기 전에 '내전에 가까운 국론분열'로 신속하게 쇠퇴할지 모른다. 내전은 대규모의 인적-물적 손실을 유발한다. 무력 충돌은 없더라도 '내전에 가까운 국론 분열'도 마찬가지다.
9. 이 '내전에 가까운 국론 분열'은 이미 시작되었다. 당연히 내년이 가장 격렬할 것이다. 내년은 트럼프의 취임으로 국제사회의 예측 불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경기는 하강하고 있고 내년에 결정적으로 위기가 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회를 혁신하고, 외부 위협에 대처하는 대전략을 실행해도 모자랄 판에, 내년 내내 내부 갈등을 해결하는 것에도 벅찰 것이다. 한 시대를 공유하는 한국인에게 내년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해소되었고, 이는 과거 사례에 비추어 경제위기가 도래하기 전의 징조.
- 금리인하가 늦어진 만큼 경제위기도 약간 지연될 수 있지만, 2025년 내에는 심각한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 북한이 장비와 병력을 더 많이 투입하며 전쟁에 깊이 개입할 가능성.
- 트럼프가 전쟁 종식을 시도할 것이나, 그의 접근 방식이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위험성 존재.
-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고, 이란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주요 인프라를 타격할 가능성이 큼.
- 이란, 러시아, 북한으로 구성된 축이 점차 강화되며 국제적 긴장이 증대할 전망.
- 내년에 한국의 국론 분열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
-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국민적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
- 정치적 양극화와 대립이 심화되어 내전에 가까운 사회적 분열이 발생할 가능성.
- 2025년은 경제, 국제 정세, 한국 내부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큰 혼란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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