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김정은이 말한 연말 시한이 다가온다.





김정은과 북한정권에 대해 한가지 높게 평가할 것이 있다면 협박한 내용을 가능하면 지킨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들의 최고존엄(?)을 걸고 북한 내부에서도 발표한 협박이라면 꼭 지킵니다. 안지키면 최고존엄의 완전무결성에 금이 가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올해 초부터 반복적으로 2019년 연말까지 미국과의 핵협상에 돌파구가 열리지 않는다면 "제3의 길"을 가겠다고 말해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하반기부터 미사일 도발을 통해 미국의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해 왔습니다.

반복적인 단거리미사일 발사를 미국이 묵인하자 중거리 SLBM을 발사했습니다. 그래도 미국이 반응하지 않자 서해안에서 해안포사격까지 실시하며 명백하게 9,19합의를 무시했습니다.

스웨덴에서 열린 미·북 실무협상은  무위로 끝났습니다.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명길은 회담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협상이 우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 고까지 말했습니다.  근시일 내에 북핵합의가 이루어지는것은 커녕 다시 협상이 열릴 가능성도 요원합니다.

트럼프는 외교무대에서 충동적이고 독선적이지만 무력사용은 극도로 회피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주둥이만 산 초등학생같이 행동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국제외교에 관해서는 이런 평가가 정당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2020년에 할 행동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미국에 대한 도발이죠. 재선을 앞두고 있지만 무력사용을 두려워하는 미국대통령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은 경쟁후보가 물고늘어질 수 있는 외교적 실패와 국가위신의 추락이기 때문입니다.

도발의 방법은 미국의 즉각적인 보복을 불러일으키는 것보다는 미국의 인내심을 극한까지 시험하는 것일겁니다. 대부분 예상하길 북한이 핵실험을 재개하거나 ICBM시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합니다.





핵실험의 가능성은 낮습니다. 이미 수소폭탄 기폭시험에도 성공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핵실험이 불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지하핵실험의 경우 핵실험장의 굴착이 최소 6개월에서 2년정도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장은 저번 유화 제스쳐의 일환으로 폐쇄되었거나 실험과정에서 붕괴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ICBM 발사실험을 실시한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경우 아직까지 ICBM의 신뢰성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ICBM을 재식화하여 배치하려면 아직은 더 실험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두가지 시나리오 모두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레드라인은 넘겼지만 즉각적인 보복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들이죠. 하지만 북한이 사용할 수 있는 도발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을 상대로 저강도전을 벌이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무력도발은 북한 입장에서 핵실험이나 ICBM 발사실험에 비해 몇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미국의 동맹 수호의지를 강하게 시험하는 것이지만 미국에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미국을 겨냥한 ICBM 발사실험은 더 이상 미국과 북한의 협상의 여지를 없에는 것을 넘어 북한에 대한 군사개입의 필요성에 대한 초당적이고 전국민적인 합의를 이끌어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한반도에 국한된 저강도 도발은 그간의 한반도 분쟁의 연장선으로 치부하고 가볍게 넘길지도 모릅니다. 특히 트럼프는 그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둘째.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미국 국민, 미국정부와 한국정부의 이해관계의 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이간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군사개입정도, 현 문재인정부의 대응 등을 둘러싸고 남남갈등은 물론 한국과 미국사이의 시각차이가 들어날지도 모릅니다.

셋째.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는 것에도 유리합니다. 더 이상의 핵실험과 ICBM실험은 서방뿐만 아니라 어느정도는 중국과 러시아의 심기도 거스르는 것입니다만 한반도에 국한된 무력도발은 그정도의 비난을 일으키지 않을겁니다. 심지어 남한이 먼저 도발했다고 우길지도 모릅니다.




만약 한국에 대한 저강도 도발을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로 사용할 생각이라면 서해5도 지역을 조심해야 합니다. 모든 면에서 저강도 도발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곳입니다. 최소한 연평도 포격 정도의 도발을 감행한다고 봐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미스테리입니다.  북한의 대변인 역할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모욕당하는 모습은 안쓰러움을 넘어 자괴감을 들게 합니다. 단순히 정신적인 모욕감이라면 참고 넘길 수 있을지 모릅니다만 문재인 정권의 일관된 행동은 북한에게 어떠한 강력한 확신을 심어주었을 겁니다.

바로 어떤 도발을 해도 한국은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보복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이 강력한 보복을 한다면 북한은 절대 한국에 대한 무력도발을 미국에 대한 압박수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우선 김정은의 체면이 깎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런 도발이 급격히 악화되거나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서 미국의 의지와 상관없이 한반도에 무력개입을 해야하는 상황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미국을 도발하여 양보를 얻으려는 것이지 미국과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듯 어디서 안맞고 다니려면 맞으면 보복하겠다는 강렬한 의지와 수단이 있어야 합니다.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사실을 문재인정권만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내년에 북한이 대형도발을 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봐야합니다. 그 도발이 미국에 대한 ICBM발사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저강도 무력도발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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