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암호화폐에 과세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암호화폐를 가상징표이고 어떤 본질적 가치도 없다며 폰지사기 취급을 한게 엊그제 같은데 암호화폐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기획재정부의 발표를 보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하긴 개를 기르는데도 세금을 내야할 판이니 뭘 더 따지겠습니까..


최근의 소식은 정확하게는 암호화폐 거래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과세하겠다는 것입니다.
암호화폐에 로또와 같은 세금 매기나


기타소득의 과세방법을 잘못 이해하였거나, 기타소득을 세무당국이 입증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점에 대한 우려때문에 약간은 상황을 오해한 기사도 제법 많이 보입니다.
가상화폐, 손해 봐도 세금 내라?…정부 방침 '논란'


지금이 조선시대가 아니고 손해를 봤는데 어떻게 세금을 내겠습니까..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에 대한 차액에 기타소득세를 매기겠다는 말입니다. 다만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서 국세청이 무조건 세금을 때리고 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투자자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암호화폐에 기타소득세를 매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세금을 더 내고 싶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내는 것이 아니라면요. 앞으로 예상 가능한 모든 과세수단을 생각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주식처럼 매입금액과 매도금액의 차액에 배당소득세나 양도소득세방식으로 거래소에서 원천징수하는 방법
국내거래소에서 입금을 하고 암호화폐를 산 다음 외국거래소로 보내서 거래하면 됩니다. 국내에서 사업하는 거래소를 작살낼 목적이라면 모를까 실질적으로 세금을 걷을 수 없습니다.



둘째. 암호화폐를 원화로 환전할 때 기계적으로 세금을 때리고 실질적으로 소득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 사실은 개인이 입증하라고 하는 경우
미친듯한 항의와 조세저항, 소송을 불러올 것입니다. 우선 사람을 기소해 놓고 무죄는 니가 입증하라는 방식으로 현실적으로 쓸 수 없는 방식입니다. 만약 이런 무리수를 둔다고 해도 빠져나갈 방법은 무수합니다.

우선 P to P방식으로 개인끼리 거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생각보다 손쉽게 나올 수 있습니다.  천원당 1, 2원을 먹겠다고 암달러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남대문만 가도 수두룩합니다.

아니면 외국 거래소에 달러표시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놓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싫으면 그냥 콜드월렛에 넣어놓고 죽치고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암호화폐는 "화폐"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재화와 용역의 교환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이런 기능이 충분치 않아 그림이나 예술품같은 독특한 자산정도로 여겨지지만 앞으로 편리하게 물건과 서비스의 댓가로 지불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비트코인을 순식간에 해당지역 명목화폐로 바꿔서 결제하는 시스템도 멀지 않아 나옵니다.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도 보이는 사업기회를 기업가들이 못볼리 없습니다.

원화로 비트코인을 구해서 그걸로 먹고 산다면 무슨 방법으로 암호화폐에 세금을 매기겠습니까?  마지막 정말 바보같은 방법만 남습니다.



세째. 금을 살때 처럼 비트코인을 살 때 부가세형식의 세금을 매기는 경우
나중에 차익이 발생할 때 세금을 맥이는 것이 쉽지 않다면 아예 처음 취득할 때 맥이겠다는 것입니다.

금에다 부가세를 매기는 나라는 일본과 홍콩, 우리나라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10%나 매기는 곳은 이곳 코리아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국내에 유통되는 금의 50% 이상은 이른바 무자료금(뒷금)입니다. 국가의 진정한 재산인 금은 끊임없이 외국으로 밀수출되고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매길 수 있는 이유는 금이 부피가 있어서 개인이 국외로 반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그렇지 않죠.

국내 거래소에서 1000만원어치 비트코인을 사려면 부가세 포함 1100만원이 필요하다고 칩시다. 개인은 여러가지 수단을 쓸 수 있습니다. 개인간 거래를 하거나, 외국거래소를 이용하거나, 외국에 나가서 사거나, 암달러상처럼 암-암호화폐상과 거래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떠나 암호화폐로 부를 이룬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는 것입니다. 환전도 필요없이 세금이 없는 곳에서 생활하다 한국에는 가끔 놀러 오면 됩니다.



정부라는 것은 항상 현실을 뒤늦게 인정하기 마련입니다. 암호화폐를 폰지사기 가상징표로 보다가 이제서야 특수한 자산정도로 인정하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아직도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국가가 개인을 착취하는 수단인 발권력, 인플레이션, 세금에 대항하여 나온 가치저장/교환수단입니다. 개인이 자신의 부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이념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한국 정부를 비롯해 각 국가의 암호화폐 징세방안은 모두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만든 스텔스전투기를 기존에 있던 레이더로 잡겠다는 소리입니다.




앞으로 암호화폐로 결제하기 훨씬 편해질겁니다. 익명성을 보다 손쉽게 확보하는 방법도 강구될겁니다. 암호화폐와 명목화폐의 교환수단도 훨씬 편리해 질 것입니다. 은행과 정부당국이 관여할 수 없는 곳에서 경제활동이 무수히 일어나게 됩니다.




만약 대한민국에 암호화폐에 대한 비젼이 있다면 개키우면 세금을 매기겠다는 수준의 도둑놈 심뽀가 아니라 앞서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연구의 규제를 없에고 국가기반의 디지털원화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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