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정리 및 앞으로의 예상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로 인해 미국인 10만명에서 24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예측모델을 소개하며 사회적 격리정책을 2주 더 연장하였습니다. 
확진받은지 하루만에 혼수상태에 빠진 자신의 친구를 예로 들며 코로나를 "독감이 아니다. 악랄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도 점점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 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미국에서 10만에서 24만명이 사망한다는 예측모델은 상황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작년 겨울과 올해 초봄까지 미국에서 유행한 독감으로도 만 육천명이 숨졌습니다. 사망자가 대부분 고령자와 건강에 문제가 있는 분들이라 자연사처럼 의료시스템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게 여러 나라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위 예측모델은 코로나의 치사율이 생각보다 훨씬 낮고, 의료시스템이 붕괴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추산된 것입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예측모델은 신종코로나에 가장 잘 대응을 한다면 전 세계에서 260만명이 사망하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4000만명이 사망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신종코로나에 적절하게 대응할 의료-사회 시스템을 갖지 못한 나라가 훨씬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천만단위의 사망자가 나올수도 있다는 으스스한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될까?

한국은 신종코로나를 잘 통제중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많은 언론에서 이탈리아와 미국과 비교하여 한국의 의료시스템과의 우수성과 뛰어난 국민성을 칭송하는 국뽕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한국에서 신종코로나가 곧 종식될 것 같다"며 짜파구리를 먹다 역풍을 맞은 대통령의 설레발과 전혀 다를바 없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의 의료시스템은 훌륭합니다. 유럽처럼 관치의료에 찌들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상황도 아니고 미국처럼 천문학적인 의료비때문에 환자가 진료받는걸 두려워해야 하는 상황도 아닙니다.
한국인의 국민성은 이런 위기를 극복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권위에 덜 도전하고, 주변과 상황의 눈치를 많이 보고, 집단적 사고에 익숙합니다. 혁신적이고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만드는데는 불리하나 위기상황을 돌파하는데는 이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일시적으로 지연시킬 수는 있어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이것도 대단한 성과이고 꼭 필요한 일이긴 합니다. 대유행을 늦게 겪을수록 효과적인 치료법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지고 미리 준비할 시간도 많아집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탈리아 스페인에서 일어날 일은 결국 한국에서도 일어납니다.
우리의 장점은 전염병의 대유행을 막을 수 있는게 아닙니다. 대유행을 더 지혜롭게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것이죠. 아직 대유행은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미국과 유럽의 상황에서 배워야 합니다.
  • 인공호흡장치를 비롯해 전염병 치료에 필요한 의료기기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차고 넘치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 신종코로나 대비 격리병실을 수만베드 단위로.. 격리시설을 수십베드 단위로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 기존의 1차의료기관의 의료인은 물론 은퇴한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들까지 미리 동원할 준비를 해 놓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기 민망합니다만 저는 2월 초부터 신종코로나에 관해서 관심을 갖고 글을 써 왔습니다. 제가 예상한 것들 중 별로 틀린것이 없습니다만 그때는 말도 안되는 비관론 취급을 받았습니다.
한가지 틀린게 있다면 중국의 우한과 똑같은 상황이 되는게 한국, 일본, 홍콩, 타이완, 동남아일 것이고 그 다음이 유럽과 미국일 것이라고 예상한 것입니다.
중국과 인적교류가 활발한 지역에서 먼저 대유행하고 그 다음으로 유럽과 전세계로 퍼질 것이라 예상했습니다만 틀렸습니다.
지리적 가까움과 상관없이 유럽과 미국도 중국과 밀접한 인적교류를 하고 있었다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유교권 국가들이 전염병의 대유행을 상당기간 억제할 만큼 효율적인 행정력과 문화적 이점이 있다는 점도 간과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늦출 수 있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전염병 억지 대책은 외국발 입국자를 최대한 차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전염을 방지한다는 것입니다.
외국발 입국은 100% 막을 수 없습니다. 잠복기가 상당히 길고 무증상 감염이 빈번한 신종코로나의 특성 때문도 그렇지만 한국 사회와 경제가 외국과의 교류를 완전히 끊고 버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서서히 와해되고 있습니다.

한강 벚꽃에 143만명 몰려…한강공원 주차장 폐쇄 결정

저번주 한주동안 한강에만 143만명이 몰렸습니다. 개방된 장소는 안전하다구요? 공기전파에 비교적 안전한 것 뿐이지 비말전파는 막기 힘들고 접촉전파는 전혀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개학을 비롯해 사회활동을 계속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어느 순간에 확진자가 폭증하여 사회와 의료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는 일은 곧 일어난다고 봐야 합니다.
결사적인 각오로 이번 여름까지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올해 가을과 겨울에 다시 일어날 일입니다. 지금 할 일은 대유행을 피하는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이겨낼 준비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전염병 전문가도 제 의견과 완전히 같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대체로 이 상황에서는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돌보며 가만히 있어야 합니다. 

투자가 아니라 자신의 소득이 없어지거나 줄어들어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합니다.
주식 저점을 잡았다고 좋아하시는 분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습니다. 인간의 인지부조화가 얼마나 강력한지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저명한 연구기관과 최고정치가 입에서 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순간에도 이번 사태를 단기간에 완전히 수습 가능한 투자 악재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잘못하면 전 세계에서 4000만명이 죽을 수 있다"는 소리가 들리면 자신의 재테크에 미치는 영향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생명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것이지요.
"인간이 주식의 저점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므로 주식가격이 폭락했을 때에는 분산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그럴듯한 소리도 가려서 들으셔야 합니다.
주식의 저점은 인간이 예측할 수 없을지 몰라도 지금이 전염병 대유행의 최고점이 아니라는 것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언제 대유행이 한풀 꺾이게 될지 가늠도 안됩니다. 일본, 인도, 파키스탄 같은 곳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2차 대유행이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
아직 인구밀집지역에서의 본격적인 대유행은 시작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시점에서도 냉철한 감각과 장기적인 계획으로 주식에 분산투자를 시작한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만 지금 주식 투자열풍이 이런상황은 아닌것 같습니다.



이번 전염병 대유행은 단순히 주식투자의 기회냐 아니냐를 넘어서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새벽이 오기 전에 암흑을 상당기간 겪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국가는 훨씬 국수주의적이 될 것이고 세계화는 후퇴할 것입니다. 국제분업체계 하에서 번영하던 많은 나라들이 더 빈곤해진다는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한국은 세계화와 국제분업체계에서 번영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전염병의 경제적 사회적 충격으로 여러 정부가 붕괴되고 권위적인 통치체제가 들어설지도 모릅니다.
이번 전염병이 미칠 영향은 훨씬 심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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