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리브라 백서 2.0을 살펴보면 리브라측의 고심이 엿보입니다. 백서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모두 발권력을 가진 각국의 정부의 의심을 달래서 규제를 조금이나마 피해보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몇가지 주목할만한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단일통화기반 스테이블 리브라를 도입함
While our vision has always been for the Libra network to complement fiat currencies, not compete with them, a key concern that was shared was the potential for the multi-currency Libra Coin (≋LBR) to interfere with monetary sovereignty and monetary policy if the network reaches significant scale and a large volume of domestic payments are made in ≋LBR. We are therefore augmenting the Libra network by including single-currency stablecoins in addition to ≋LBR...............≋LBR will not be a separate digital asset from the single-currency stablecoins. Under this change, ≋LBR will simply be a digital composite of some of the single-currency stablecoins available on the Libra network.
일부 언론에서는 리브라가 여러 통화자산으로 리브라의 가치를 보장하는 방식(Multi-currency libra ; 이하 ≋LBR)을 포기했다고 잘못 보도하고 있습니다만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예전 방식은 달러, 유로, 엔, 스위스프랑, 싱가폴달러자산을 기반으로 SDR방식의 ≋LBR를 우선 만들어 각국의 시장을 뚫겠다는 말입니다.
지금 방식은 각국의 규제당국의 동의를 받아 각 나라에서 우선 단일통화기반 스테이블 리브라를 만듭니다. 미국의 허락을 받아 달러기반 리브라를 만들고, 일본의 허락을 받아 엔화기반 리브라를 만듭니다. 이런식으로 여러 나라 명목화폐 기반 리브라를 잔뜩 만든 다음 이걸 섞어서 ≋LBR를 만들겠다는 말입니다.
≋LBR가 여러나라의 법정화폐를 악화(惡貨)로 만들어 발권당국의 독립성과 영향력을 침해할 것이라는 이유있는 두려움을 일으켰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니들이 우선 단일통화 스테이블 리브라라도 허용하면 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단일통화기반 스테이블 리브라는 그 나라의 단기국채로 가치를 보장하기 때문에 이런 두려움을 일단은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단일통화기반 스테이블 리브라가 합쳐져 ≋LBR가 나타나는 순간 결국 각 중앙은행과 발권당국은 조삼모사에 놀아난 원숭이가 됩니다.
리브라가 강력한 민간발행 SDR를 만들어 여러나라의 발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하기 보다 각 나라를 일단 안심시키고 각개격파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줍니다.
규제 잘 지키겠다고 약속함
이건 말 그대로입니다. 자금세탁방지와 테러자금조달방지 같은 여러 조치를 잘 지키고 뭐 가입해야 하는 단체가 있으면 적극 가입하겠다는 말입니다. 각국 정부에게 예쁘게 봐 달라고 한번 더 숙인거죠.
퍼블릭 블록체인으로의 전환을 포기함
we sought to achieve this goal by announcing our intention to eventually transition the network to a permissionless system. However, in the months since, ......... An open, transparent, and competitive process for the provision of network services and governance of the network is key for 1) expanding the membership base of the Association and 2) ensuring its renewal over time. At both stages,
비트코인, 이더리움같은 개방형 블록체인을 포기하고 허가받은 존재만 노드운영에 참여할 수 있게 하되 이를 최대한 많이 하고 면밀히 감독하겠다는 말입니다.
불특정한 사람이 참여하는 개방형 블록체인을 규제당국이 받아들이는 것이 힘들다는 현실적인 상황이 있었을겁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리브라의 노드는 전 세계에 투명하게 공개되게 되었습니다.
이오스같은 DPOS의 노드도 몇개 안되고 어느정도는 노출되어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알려진것과 규제당국의 요구에 맞게 투명하게 공개된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각국 규제당국이나 사법당국이 노드를 운영하는 곳에 물리적 법적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허가받은 노드운영자의 수를 늘리겠다는 것이겠지요.
결론
리브라는 원활하게 출시하기 위해 각 규제당국의 비위를 철저히 맞추는 상태에서 각 나라를 하나씩 공략하겠다고 계획을 세운 듯 합니다.
노드운영의 개방성을 포기하고, Multi-currency libra 출시를 유연하게 하는 등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 계획에서는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출시하고 보자는 것이겠지요.
일단 출시된 다음 충분한 영향력을 갖는다면 그 파괴력은 처음 예상과 다를바 없을겁니다. 만성적인 통화위기를 일으키는 나라들의 법정화폐는 물론이고 웬만한 나라의 법정화폐를 위협하는 가치저장 및 교환수단이 될 겁니다. 그리고 기존 개방형 블록체인기반 암호화폐에도 더 큰 기회를 열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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