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탈중앙화 금융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현재 DeFi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다음과 같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저조한 성능
- 사용자 오류위험 높음
- 부정적인 사용자경험
- 어수선한 생태계
납득이 가는 주장입니다.
제 생각에 탈중앙화 금융이 찻잔속에 태풍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다음의 교환을 순식간에 가능하게 하는 신뢰성 높은 프로젝트의 등장이 필요합니다. DeFi 아니라 암호화폐의 성패를 위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암호화폐 <-------> 법정화폐 <------>재화와 서비스의 지불/결제
암호화폐를 순식간에 법정화폐로 환전하여 지불/결제에 사용하는 서비스를 암호화폐기반 지불결제서비스라고 부를 수 있을겁니다.
암호화폐간, 혹은 암호화폐와 법정화폐(혹은 스테이블코인)간의 거래를 중앙화된 제3자 없이 할 수 있는 기관을 탈중앙화거래소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거래라는 것은 단순히 교환을 말하는게 아닙니다. 대출과 예금, 스테이킹같은 모든 거래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것입니다.
위 모든 과정이 분리되지 않고 한 프로젝트에서 수행되는게 필요합니다. 교환은 여기서하고 쓰는건 다른데서 하라고 하면 벌써 사용자경험이 극도로 나빠집니다.
위 서비스를 신뢰성높게 제공하는 업체가 나오는 순간 사실상 암호화폐는 현실경제에서 확고하게 자리잡게 될겁니다.
위 과정의 일부만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오히려 DeFi 시장을 교란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위 핵심과정을 빼놓고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만 나열하는 프로젝트는 부실하거나 스캠성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위 과정은 그저 암호화폐의 사용과 교환을 편리하게 한 것에 불과합니다. 암호화폐를 보유하거나 사용할 근본적인 매력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원화수준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페소화를 보유하려하는 사람이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암호화폐를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유하게 만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암호화폐가 법정화폐보다 더 뛰어난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펼쳐왔던 암호화폐 옹호론을 다시 반복할 생각은 없습니다.
단기적으로 법정화폐에 비해 암호화폐의 매력을 돋보이게할 단 한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개인의 자산에 대한 통제력을 극단적으로 강화합니다. 암호화폐 자산은 전 세계 어디든지 국가의 간섭이나 통제 없이 반출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자산은 정부의 권력기관이 추적하는 것이 대단히 힘듭니다. 암호화폐 자산은 세금으로 갈취하는 것도 대단히 힘듭니다.
위의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암호화폐로 몰려들만한 엄청난 자산이 쌓이고 쌓여있습니다. 이제 암호화폐 <-------> 법정화폐 <------>재화와 서비스의 지불/결제의 본질적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위 서비스는 암호화폐와 실물경제를 이어줄 다리입니다.
지금까지 암호화폐에 없었던 것이 바로 이 다리입니다. 지금까지 이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 암호화폐계가 지지부진했던 것입니다.
모든 재산을 미국으로 반출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재산을 암호화폐로 모두 바꿔 미국으로 가면 뭐합니까. 미국에서 암호화폐를 달러로 환전하거나 미국에서 암호화폐로 재화와 용역을 구입하는게 힘든데...
재산을 자식에게 세금 없이 양도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재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자식에게 주면 뭐합니까.. 자식이 이를 현금화하는 순간 바로 정부에 노출이 되는데... 차라리 오만원권으로 가방에 담아 주는게 낮죠...
자신의 소득원을 딱히 정부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금융기관을 이용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번 돈을 현물이 아닌 방식으로 저장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위 사람들에게 암호화폐 <-------> 법정화폐 <------>재화와 서비스의 지불/결제가 주는 속시원한 해결책이 뭔지 이해하시겠습니까?
사업기회는 문제가 있는 곳에 있습니다. DeFi의 기회라는 것도 바로 위에서 말한 문제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DeFi를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대체" 한다던지 "단일실패점을 제거"한다던지 거창하지만 애매하게 표현할 필요가 없습니다.
암호화폐도 아직 갈길이 멀었는데 DeFi가 언제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대체하겠습니까. 당분간 중앙화된 단일실패점을 걱정하기 보다 DeFi가 보안 취약점 때문에 해킹당하거나 사업모델이 부실해서 망할것을 더 걱정해야 합니다.
현재 난립하는 DeFi들의 부실함과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크게 기대를 하는 것은 이들이 기존의 금융시스템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라 암호화폐에 절실하게 필요했던 현실경제와의 다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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