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EOS의 회심의 작품입니다. 페이스북같은 거대 SNS에 대항해 블록체인기반 SNS를 표방해왔습니다. Voice가 지적한 거대SNS의 문제점은 크게 두가지였습니다.
- 광고수익 등 SNS상의 수익이 컨텐츠 생산자가 아니라 거대SNS 본사에게 돌아간다.
- SNS계정이 실제 사람인지 알 수 없다.
첫번째 문제점에 대한 Voice의 해법은 Voice토큰을 이용한 독자적인 토큰이코노미를 형성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잘될지 아닐지 알 수 없지만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저는 긍정적이었습니다.
두번째, SNS계정을 다량으로 운영하는 봇이나 특정 단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론을 호도하거나 과장광고를 통해 부당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인터넷상에서 상호 신뢰를 깨뜨립니다.
Voice가 이런점을 해결하겠다고 했을 때, 괜찮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한 계정을 한사람이 운영하는 것이 확실히 증명되어 한명 혹은 봇이 여러 계정을 돌리는 것이 방지된다면 Voice 계정은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신원증명같은 것으로요. 그 뿐 아니라 여론조작이나 어뷰징이 불가능한 SNS라는 점에서 기존 SNS와 차별화 할 수 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베타테스트 형식으로 공개된 VOICE는 근본적으로 SNS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이 제멋대로 만들어낸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일년 넘게 시간을 끌며 만들어 낸 것이 이정도인가 하는 실망감에 이오스 개발사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 생길지경입니다.
제 생각에 VOICE가 기존의 거대SNS를 위협하기능 커녕 평범한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을 아는 수준의 SNS로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들이나 있는걸 아는 수준의 SNS로 끝날겁니다. 심지어 스팀보다 더 활성화 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익명성이 없습니다.
VOICE는 기존 SNS의 다계정이나 봇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아예 실명으로 글을 쓰는 것도 모자라 실제 본인 사진을 프로필로 올릴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도 이렇게는 안할겁니다. 아마 북한에서 SNS를 계발하면 이정도 사고수준에서 만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VOICE를 북조선SNS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SNS에서 다계정이나 봇에 의한 어뷰징 문제는 SNS에서 익명성이 사라지는 문제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합니다. 모든 인간에게는 익명성이 필요합니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하는 SNS에 자신의 얼굴과 실명을 까고 글을 쓰라는 것은 죄송합니다만 SNS가 뭔지 전혀 고민해 보지 않은 인간의 생각입니다.
VOICE는 블록체인의 특성을 이용해 다계정이나 봇문제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있었습니다. 가입단계에서 KYC를 엄밀하게 하고, 계정은 한개만 허용하고, 주기적으로 사용자와 개정주인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면 될일이었습니다.
둘째. 폐쇄적입니다.
기존에 활동하던 사람의 초청을 받아야 가입 및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10만명 수준의 가입자가 나오는데 수년이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세상이 순식간에 바뀌는 상황에서 자해에 가까운 행동입니다.
SNS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방성과 편이성입니다. 개방적이지 않고 사용하기 불편한 SNS는 아무도 안씁니다. 세상사람들 중에는 비트코인에 대해 관심없는 사람도 수두룩합니다. 하물며 EOS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더 수두룩할 뿐더러 EOS기반 SNS라고 초대받으려고 줄서서 기다릴 일이 없습니다.
이오스 개발자들은 스팀잇의 예전 문제점에서 전혀 배운것이 없는 것입니다.
다른 단점들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위 두가지만 해도 어떤 SNS도 완전히 파괴해버리기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VOICE에서 활동하는 법을 복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누군가에 초대를 받은 다음, 가입을 하고, 자신의 사진과 실명을 내걸고 글을 씁니다.
다시 봐도 충격적입니다. 완전히 객관적이고 이성적이고 폐쇄적으로 소통하는 논문 피어리뷰사이트도 이렇게 운영하지 않습니다.
어떤 시점에서 VOICE 개발자들도 이런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빨리하지 않으면 결정적인 시간을 놓쳐버릴겁니다. 이런 문제점을 빼고도 토큰이코노미가 원활하게 작동할지.... 운영상의 문제점은 없는지... 같이 검증하고 수정해야할 산적한 문제가 있습니다.
SNS에서 사람이나 봇에 의한 다계정 어뷰징문제는 해결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SNS에서 더 필요한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익명성과 개방성입니다.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예쁜 여자들이 관종짓 하고, 정치병자들이 독설도 하고, 심심한 인간들이 실없는 헛소리도 하고, 취미에 따라 친목질도 하고 하는겁니다. 각각의 관심사를 가진 인간들이 적당한 익명성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드나들며 공동체를 이루는 곳이 SNS입니다. 사람들이 모여들어야 그 다음 SNS를 이용한 사업모델도 돌아가는 것입니다.
SNS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무시하고도 뭔가 교묘한 토큰이코노미만 구상해 놓으면 사람들이 줄서서 가입할 줄 알았다면 이오스개발사는 심각하게 현실인식능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어떤 조직이 현실인식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다음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암시합니다.
- 구성원이 병적으로 자기중심적이거나 자기확신이 강한 상태이다.
- 구성원이 현실을 인식할 지적능력이 부족하다.
- 고립된 집단이 서로의 비현실적인 사고방식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들이나 바보들이나 컬트집단이 운영하는 조직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이런 점에서 DPOS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넘어 다른 이유로 EOS의 미래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비관적인 전망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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