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관료제 ; 루트비히 폰 미제스


관료제라는 용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정부의 고위 관료에게 '당신은 너무 관료적이다'라고 말해도 해당 관료는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이런 편견은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방해한다. 관료제에 대한 모든 선입견을 버리고 우선 관료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관료제란 문서화된 법이 부여한 권한을 바탕으로, 계층화된 위계질서하에서, 관할권에 따라 세분된 업무를, 인맥 아닌 규칙과 절차를 따라 수행하는 방식이다. 관료제는 정부조직의 다른 말이 아니라 조직을 운영하는 체제이다. 이 책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으나 정부와 사회 분위기에 의해 강요되는 상황이 강조되고 있다.

관료(Bureaucrat)는 중세 유럽에서 왕의 궁정에서 복무하던 하위귀족으로, 왕권의 강화되고 지방 귀족이 몰락하던 유럽 절대왕권기에 중앙정부의 업무뿐 아니라 지방 관리까지 떠 맡아 영향력을 키웠던 신분에서 기원한다. 역사를 따지자면 근대를 만들었던 부르주아 못지않게 독립적이고 유구한 기원을 가진 집단이다.

왕이던 현대적 민주정권이던 중앙과 지방의 행정업무를 수행하려면 사람이 필요하다.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의 자율권이 완전히 보장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지방 호족이 되거나 강대한 권력을 지닌 권신이 된다. 이를 막을 방법은 하나뿐이다. 행정업무를 세분화하고, 이를 수행하는 세세한 규칙을 만들어 독립적인 권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근대 이후 지속해서 이루어졌고 광범위한 업무를 서투르게 처리하던 왕의 신하는 분업화되고 체계화된 관료집단으로 바뀌었다.

 

 

이 관료제에 대해 사상적으로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두 경제학 그룹이 같은 평가를 하고 있다. 조지프 슘페터(사회주의 옹호론자)는 고도화한 관료제는 자본주의를 종결하고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넘어가는데 필수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유경제 옹호의 최선봉에 서 있는 오스트리아학파 미제스(위 책의 저자)는 관료화의 확대가 시장의 이윤 동기를 질식시켜 전체주의 계획경제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즉 양극단의 경제학자들이 관료제에 관해 두 가지를 확고하게 동의한 것이다. 

  • 관료제는 시장원리를 위축시킨다.
  • 관료제의 확대와 고도화는 계획경제의 전 단계, 혹은 전제조건이다. 

계획경제가 민주주의와 양립을 할 수 있고 선택의 자유와 같은 인간의 기본권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관료제의 확대에 비판적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관료제에 관한 미제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계획경제를 주장하는 어떤 진지한 이론도 직업선택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다.)조차 없는 체제가 인간의 기본권과 양립 가능하다고 믿지 않는다. 이를 믿는 건 망상일 뿐이다.

 

 

이런 면에서 미제스가 관료제의 폐해를 낱낱이 지적할 것이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미제스는 관료제가 사악하거나 쓸모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국가나 사회를 운영하는 데에는 관료제 외에 다른 수단을 쓸 수 없는 분야가 존재한다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국 경찰관의 50%를 해고해 인건비를 줄인다면 국가가 제공하는 치안 서비스 제공 비용이 줄어서 국민에게 이득이 되는가?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잠재적 치안 문제는 시장의 화폐 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가?

세상에는 시장의 화폐 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서비스가 존재한다. 국방과 치안 분야가 그렇다. 미제스가 비판하는 것은 관료제 자체가 아니라 관료제의 무분별한 확대를 불러오는 자기 강화적 사회 분위기이다. 직접 미제스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많은 사람이 오늘날 해악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관료제 그 자체가 아니고 관료적 관리가 적용되는 영역의 팽창이다.p.87

 

  

관료제는 시장의 화폐 가치로 평가할 수 없는 특정 공공 서비스 분야에 한정되어야 한다. 권력자의 의도, 유권자의 나태와 무지, 관료제 자체의 확대 관성, 이런 이유로 확대하는 관료제는 필연적으로 시장의 이윤 동기를 파괴한다.

혹자는 사람을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일하지 못하게 하면 어떤 가치나 이타심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이런 시도에는 단 두 가지 결과만 나왔을 뿐이다.

  • 강압과 처벌, 지속적인 선전, 등의 수단을 써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 뛰어난 인재는 권력기관에서의 권력을 추구한다.

 

  

처음의 문장으로 돌아가 보자. 관료제라는 용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정부의 고위 관료에게 '당신은 너무 관료적이다'라고 말해도 해당 관료는 모욕감을 느낄 것이다. 왜 그런가? 관료적인 일 처리 방식이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이유는 무엇인가?

관료적 일 처리 방식이 현실과 동떨어진 불필요한 절차를 나에게 강요하여 시간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일 처리 방식에서 이득을 얻는 것은 서류의 탑을 쌓고 자신의 필요성을 강요하는 관료들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일 처리 방식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나 혁신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이는 관료가 무능하기 때문이 아니다. 정상적인 어느 사회에서나 관료는 그 나라의 평균적인 국민의 능력을 상회하기 마련이다. 관료제가 불필요하거나 해를 끼치는 분야에서 자꾸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절차를 강요하고, 서류화된 증거를 요구하고, 권한의 소지를 꼼꼼히 따지고, 비효율적이더라도 방식을 개선하는 것에 느리고, 서열과 위계를 중시하는 관료제는 높은 법치 수준을 가진 나라에서 특정 분야에 한정되어 있다면 국가의 권력을 세분화하고 법과 규칙의 지배를 통해 자의적인 권력자의 힘의 행사를 막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는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 미제스의 의견이 아니다.) 

관료제가 점점 확대되는 이유는 계획과 사회주의적 정책에 호의적인 사회 분위기의 영향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런 확대의 최종적인 책임은 유권자에게 있다. 관료제식 계획과 사회주의적 정책에 특히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미제스가 하는 말을 잘 들어봐야 한다.

계획과 사회주의에 대한 이 모든 광적인 옹호의 밑바탕에는 다름 아니라 자기 자신의 열등과 비효율에 관한 내심의 의식이 종종 존재한다. 자기가 경쟁을 감당할 능력이 없음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 미친놈의 경쟁 체제'를 조롱한다.p.170...... 그는 영원히 다른 사람들에 의해 돌봐지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의 힘에 의존하는 진정한 사람이 결코 되지 못할 것이다. p.175

 

  

미제스의 명언처럼, 관공서에 많은 사람이 몰려온다는 게 그 관공서가 사람들의 긴급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관공서가 사람 하나하나의 생활과 중요한 문제들에 간섭한다고 있다는 뜻이다. 관료제는 이렇게 사람들의 생활에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공권력의 행사를 조밀한 법적 근거와 절차로 구속하여 권력의 남용을 막는 장치로만 존재할 때 제 사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약 

서설 

관료제(Bureaucracy)라는 용어는 비난적인 단어로 사용된다. 그럼에도 시민사회에 관료적 통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는데, 이는 자유 기업에 대한 공공통제나 정부의 계획, 사업 국유화의 목소리가 커지는 정치권과 사회 분위기의 불가피한 결과이지 징후이다. 이는 생산수단의 공적인 통제를 요구하는 사회주의적 요구와 일맥상통하는데 필연적으로 중앙집권화와 전체주의를 불러온다.

현대 사회주의 용어는 엄밀한 의미에서 전체주의적(totalitarian)이다. 전체주의는 단순한 관료제를 훨씬 넘어선다. 그것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전 생활, 근로, 그리고 여가를 권력과 관직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지시에 복종시킨다.p.42 관료제는 이런 계획들의 집행수단이 된다..

 

 

1장 이윤 관리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 진정한 상관은 소비자들이다. 그들은 사거나 사지 않음으로써 누가 자본을 사용하고 공장을 운영해야 할지 결정한다. p.50 따라서 자본주의 생산 체제는 하나하나의 페니 모두가 투표권을 갖는 경제적 민주주의다.p.51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모든 설계와 계획은 시장 가격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이런 방식이 공동체나 국가에 해로운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계획론자들이 있으나 이는 정부의 실패를 시장의 실패로 둔갑시킨 것이거나, 정부이든 시장이든 인간 본성의 불완전함을 제거할 지혜로운 수단이 없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자본주의 관리는 부기와 회계방식(복식부기)에 의해 표현되는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이런 이윤추구는 거대한 인원이 자율성과 원칙의 균형을 맞춰 협업하도록 조율할 수 있다. 자본주의 관리하에 모든 결정은 이윤 손실 계정이라는 매수 불가능한 법정의 타락하지 않은 판결의 지배를 받는다.p.72 이 법정의 판결은 노동시장에서의 노동력에 대해서도 내려진다. 개인 노동력의 가치는 시장에서의 생산품의 가치에 의해서 결정되므로 노동자는 고용주의 편견이나 탐욕적 결정에 대항력을 갖는다.

 

 

2장 관료적 관리 

이윤 관리가 이윤 동기에 의해 지시되는 것임에 반해 관료적 관리는 상위 조직체의 권한에 의해 정해지는 자세한 규칙과 규정을 따르게 되어 있는 관리다.p.89 또한 결과가 시장에서 현금 가치를 가지지 않는 행정업무의 처리에 적용되는 방식이다.p.91 역설적이게도 민주적 정부에서 관료적 관리는 필수 불가결한 도구이다. 공공 행정의 목표들은 화폐의 면에서 측정될 수 없고 회계방식으로도 점검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국의 경찰관을 50% 줄인다고 경찰 행정의 인건비를 50% 축소했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경찰 행정 서비스의 평가는 화폐적 가치로 표현할 수도 없다. 

많은 사람이 오늘날 해악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관료제 그 자체가 아니고 관료적 관리가 적용되는 영역의 팽창이다.p.87 이윤추구와 분리된 상황에서 관료들은 계급제와 그것의 규칙, 규정을 추구한다. 공무원의 임무 수행에서 의문의 여지가 없는 방식으로 성공이나 실패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일으킨다. 그것은 야망을 죽이고, 창의성과 최소한의 필요 이상으로 일을 할 유인을 파괴한다. 그것은 관료가 물질적이고 실질적인 성공이 아니라, 지시를 쳐다보게 만든다.p.105

 

 

3장 공기업의 관료적 관리

만약 정부 소유 기업이 손실을 보고서든지 아니면 그것이 오로지 이윤 동기에 따라 운영될 경우 달성할 수 있었을 이윤 일부분만 얻고서 운영된다면, 그러한 쇠퇴는 예산에 그리고 그로 인해 납세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만약 시가 운영하는 운송 체계가 운영비를 충당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낮은 요금을 승객들에게 부과한다면, 납세자들은 사실상 열차 승객들을 보조하고 있는 셈이다.p.113 아무리 선량하고 정직한 관리자가 책임자로 있어도 그는 서비스를 좋게 하려고 재정적 고려를 하지 않음으로 납세자의 돈을 무책임하게 낭비하게 된다. 

이윤이나 손실의 계정이 관리의 성공이나 실패의 기준으로 간주할 수 없으므로, 관리자가 상급자, 국고에 책임지게 하는 유일한 수단은 규칙과 규정으로 그의 재량을 제한하는 것이다.p.118 따라서 이런 조직의 주된 과제는 효율성 그 자체가 될 수 없고 규정에 복종하는 한계 내에서의 효율성이 될 것이다.

 

 

4장 사기업의 관료적 관리

우리 시대는 일반적으로 이윤 동기를 비난하고 있다. 정당과 정부들은 이윤 동기를 제거하고 그 대신에 자신들의 서비스, 즉 관료적 관리로 대체하길 원한다. 실제로 나치독일과 러시아의 소비에트는 이런 통제경제를 실시한 바 있다.

정부가 기업의 이윤을 제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이윤을 제한
  • 가격을 통제
  • 이윤 폭을 통제
  • 세금, 등으로 이윤을 흡수

위 조치의 공통점은 기업의 운영 원리로써 최종적으로 이윤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기업가에게 이윤 말고 다른 가치에 따라(예를 들면 관료제) 혁신을 일으키라는 것은 터무니없다.

제한된 이윤 기회를 가진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가에게 "양심적인 관료들이 하는 대로 행동하라"라고 말하는 것은 그에게 어떠한 개혁도 피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누구도 바른 관료가 되는 동시에 혁신자가 될 수 없다.p.128

이 외에도 국세청이 일정 비용, 공제액, 혹은 손실액이 정당한지 아닌지 선언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원칙이 일단 수용되면, 기업가의 능력은 또한 다른 비용 항목들과 관련해서도 제한될 것이다.p.131 

관청은 어느 기업에나 손실을 입힐 수 있는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기업은 이런 손실을 피하고자 관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전직 관료를 이사로 선임하거나 간부로 영입할 필요가 있었다. 일단 이런 관계가 형성되면 힘들게 이윤을 추구하기보다 정부의 지원을 이용해 편익을 얻으려 하기 쉽다. 이러한 부패한 환경에서 기업가는 두 가지 수단, 즉 외교와 매수에 호소해야 한다.p.136

 

 

5장 관료제화의 사회적, 정치적 함의 

정치적 갈등은 더는 인간 집단들 사이의 투쟁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그것은 두 원칙, 선한 것과 악한 것 사이의 전쟁으로 간주한다.p.141 관료주의 철학에서 공무원은 민중의 이기심에 대항하여 국가와 사회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법치주의의 사각(死各)지대를 메꿔야 하는 존재다. 법으로 금지되거나 처벌되지 않더라도 국가와 사회에 해가 되는 것은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으로부터 스탈린과 히틀러의 완전한 전체주의까지의 거리는 단지 한걸음에 불과하다.p.143

이들에게 급여는 노동에 대가로 지불되는 보상이 아니다. 자신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품격에 맞는 생활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이는 자신의 업무를 신성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에 기인한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공무원을 포함하여 국가에서 지불받는 돈에 의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들은 정부의 기능을 확장하려는 이해관계를 가지며 정부의 정책에 영향을 미쳐 편익을 얻으려는 동기를 갖는다. 이는 중앙집권적인 정치체제를 옹호하게 된다. 만약 유권자들의 큰 부분이 정부에 고용되어 있다면 대의 민주주의는 지탱될 수 없을 것이다.p.152

이런 관료제 확장의 추세는 정부가 대학교수를 임명하고, 경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방법으로 지식인 사회에와 학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양한 권리 장전들에 성문화된 인간으로서 권리들은 개인을 정부의 자의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반포되었다. 그것들이 없다면 모든 사람은 전제적 지배자의 노예가 될 것이다.p.163 그리고 이윤은 몇몇 자발적으로 떠맡은 임무들을 가장 잘 충족시킨 데 대한 보상이다. 그것은 대중을 주권적이게 하는 도구다.p.164 관료들이 이윤을 민중의 이기심으로 보고, 자신들이 더 고상하고 중요한 가치를 지키는 존재라고 판단하고, 법을 자신의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불완전한 것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필연적으로 전체주의와 독재를 불러온다. 법의 지배에 대한 대안은 독재자의 지배이기 때문이다.p.145

 

 

 

6장 관료제화의 심리적 결과

1910년대 유럽의 청년운동은 결국 목적을 잃고 전체주의와 파시즘에 복무하는 나약한 중년을 낳았다. 이들은 젊음과 자유와 혁신을 추구한다고 했으나 속마음은 정부가 보장해 주는 양질의 공직을 쫓았기 때문이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를 카스트에 비유했으나 자본주의하에서 사회-경제적 지위는 매우 유동적이다. 마르크스 자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사회 계급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는 것에 실패했다. 마르크스 사회주의가 실현된다고 해도 그 사회에 계급이라고 불릴만한 차별되는 집단이 존재한다. 자본주의하에서는 도전과 혁신, 노력으로 이런 계급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면 후자는 전임자와 상관의 호의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이런 사회에 혁신이란 있을 수 없고 가장 큰 피해자는 젊은이가 된다..

 

 

 

7장 개선이 가능한가?

관료제화와 사회주의화의 추세는 뚜렷하다. (초판이 발행되었던 1944년에서 증보판이 발행되었던 1966년 사이?) 행정적 자의성이 점진적으로 법의 지배를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사실을 존중하는 시민사회의 존재에 의해서만 저지될 수 있다. 민주적 공동체의 시민의 첫 번째 의무는 스스로를 교육하고 시민적 업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얻는 것이다. 선거권은 특권이 아니라 의무이자 도덕적 책임이다.p.206

소위 '진보적인' 정부 통제론자들은 불만스러운 모든 상황을 시장과 자본주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자신의 계획으로 채우려 한다. 이런 선전·선동은 명확히 경제학적 사실을 사고력과 비판능력으로 검증하고 인식함으로써 기각할 수 있다. 진실은 아무런 선전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p.209 관료적 전문 직업인들이 시민들의 사고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민주주의는 자결(self-determination)을 의미한다. 시민 자신의 사고를 통하여 근본적인 정치 및 경제 문제들에 관해 독자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8장 결론 

오늘날 수백만의 사람들이 전 세상을 관청으로 바꾸고, 누구나 관료로 만들며, 어떤 창의성이든 일소하는 계획에 매혹되고 있다.p.226 이 모든 선동 광란에 대항해서는 쓸 수 있는 무기는 인간의 이성과 상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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