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시즘이 단순한 경제이론이 아니듯 오스트리아 국민경제학파의 주장도 단순한 경제이론이 아니다. 미제스는 이 오스트리아 국민경제학파의 거두이다. 본인은 저서에서 반복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미제스는 분명히 사상가이다. 세상이 존중해야 할 어떠한 진실에 대해 열렬히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
그 주장은 이렇다. 생산성의 끊임없는 향상과 부의 증가,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을 실현하기 위해 인간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방법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선택의 자유에 따른 자유로운 계약에 기반한 사회체제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체제는 필연적으로 개인의 인권과 평화를 보장하고, 특권계급이나 권력의 집중을 막는다.
미제스가 말하는 자유주의는 이런 것이다. 자유주의는 명백한 사실에 기반한 것이고, 인간의 가치관과 신념에 관한 것이 아니다. 자유주의는 인간과 사회가 어떻게 해야 물질적 복지를 늘리고 각자의 욕구를 잘 만족시키느냐에 관한 것이다. 자유주의를 알리기 위해 현란한 연설과 감언이설도 필요 없고, 신념에 대한 믿음도 필요 없으며, 조직화한 정당도 필요 없다. 강압은 더욱 필요 없다. 진실은 선전을 필요치 않는다. 진실은 스스로 자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제스는 자신을 사상가라고 칭하면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유주의의 기반을 공격하는 모든 독재적이고, 간섭적인 사고방식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사상가로 여기기 때문이다. 미제스는 오히려 과학적 합리주의자라고 부른다면 만족했을 것이다.
이 책은 전간기 유럽의 극심한 혼란기에 쓰였다. 미제스는 전후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경제 공조의 붕괴, 국제적 지도력의 부재, 경제 블록화와 환율전쟁,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부인하는 이념의 성공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그의 주장은 훨씬 더 날이 서 있다.
평화에 대한 강조는 다른 미제스의 저서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이 책의 특징이다.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 자유주의만이 특권과 인간의 노예 상태를 반대한다. 국가를 넘어 협업하는 것이 모든 국가의 이익임을 증명하기 때문에 정치적, 민족적 이념에 의한 전쟁에 반대할 수 있다. 국가 내의 협업은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이득이라는 것이 명백하므로 계급이나 이익집단 간의 분쟁을 막을 수 있다. 자유주의는 이 모든 분쟁의 불필요성을 도덕적 당위성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도출한다..
정당제도에 대한 통렬한 비판 또한 미제스의 다른 저서에 나타나지 않는 이 책의 특징이다. 민주주의 대의제도를 변질시키고 필연적으로 내전에 준하는 투쟁을 유발할 수 없는 당시 정당제도에 대한 비판이 날카롭다. 각 정당은 이념이나 사회를 운영할 방식 특수한 이익집단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이는 자유주의가 보여주는 근본적인 사실을 공격하는 권위적인 이념, 마르크시즘과 파시즘이 창궐하는 배경이 되었다.
평화에 대한 갈망과 변질한 정당제도에 대한 비판은 전간기의 전쟁에 대한 끔찍한 경험과 답이 없어 보이는 정치적 혼란이라는 당시 맥락을 알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요약
서론
자유주의는 과학적 가르침을 인간의 사회생활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자유주의는 인류의 외부적이며 물질적인 복지를 증진하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으며, 인간의 내면적이며 정신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욕구들에 대해 연관을 갖고 있지 않다.p30 자유주의가 인간의 외형적이며 물질적인 욕구만을 추구한다는 비난은 잘못된 것이다. 자유주의는 인간의 내면생활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필요한 외형적 전제조건들을 마련해주는 것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p32 이런 조건의 충족 없이 형이상학적이고 내면적인 삶의 태도를 추구하기 훨씬 힘들며, 이런 삶의 방식을 추구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부당한 강요이다.
자유주의는 합리적이다. 자유주의가 주장하는 바는 사람들이 언제나 지성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옳다고 판단한 이익의 추구를 위해서는 항상 지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마땅하리라는 것뿐이다.p33 사람에 따라 원하는 바가 다르지만 이를 추구하는 방식은 합리적인 방식을 따를 거라고 가정하는 게 타당하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원하는 바에 간섭하거나 그 방식을 지정할 권리가 없다.
자유주의는 다수의 장기적 이익에 관심을 가지며 단기적이고 인기영합적이어서 진정한 다수의 이익을 훼손하는 방식을 배격한다. 반자본주의적 정책은 자본을 소모하는 정책이다. 그것은 미래를 희생하여 현재를 더욱더 풍요하게 만들도록 권고한다.p38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식이조절 없이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고 말하는 의사와 같다.
자유주의에 대한 반대 진영의 공격이 효과가 없자, 이들은 자유주의를 자본주의와 연결한 후 자본주의를 타락한 소수를 위한 제도로 중상하였다.
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의 근원은 이성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병적인 정신 태도인 원망심과, 그런 이름을 지닌 프랑스 사회주의자를 따라 퓨리에 복합감정이라는 신경쇠약증에 기인한 것이다.p44 지나간 실수에 대한 위안과 미래의 성공이라는 기대가 만든 허상에 매달리는 이유는 논리 대신 환상을 선택하는 인간의 약함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주의는 '인간의 생산적인 노력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자연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생산의 '하부구조'가 우리가 쓰기에 넘치도록 아주 풍부하므로 그 사용을 절약할 필요가 없다고 가정한다.p47 한마디로 세상에 넘치도록 자원과 용역이 풍부하다는 말이다. 이런 주장은 비현실적이다. 이렇듯 현대인에게 있어서 사회주의는 지상의 환난을 피하게 하는 생명수가 된다.p49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본질을 공격하는 이론은 이렇듯 이성과 합리성이 아니라 종교적 감정에 기초하고 있다.
제1장 자유주의적 정책의 기초
경제학 용어로 생산요소는 세 가지로 구별된다. 노동, 토지, 자본이다. 토지는 자연이 인간에게 제공한 자원을 광의적으로 포함하고 자본은 토지와 노동의 힘으로 생산되어 더 많은 생산을 위해 쓰이는 모든 중간재가 포함된다..
자유주의는 이런 생산요소의 사적 소유를 기반으로 한 사상으로, 개인의 자유와 평화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자유주의는 인류의 일부를 예속화하는 것을 반대한다. 이는 인본주의적, 도덕적 가치관 때문이 아니라 자유 노동이 노예노동과 견줄 수 없을 만큼 더 생산적이라는 사실 때문이다.p57 따라서 모든 노동자에게 자유를 주는 제도가 인간노동의 생산성을 가장 크게 보장하며, 따라서 지구상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p58
자유주의는 평화를 원한다. 이 또한 인본주의적 도덕적 가치관과 별도로 평화만이 인간의 분업과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자유주의자는 전쟁은 승자에게조차도 해악임을 믿으며 평화가 전쟁보다 항상 더 낫다고 믿는다.p61
인류의 모든 구성원이 동일하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더 근거 없는 일은 없다.p65 따라서 인간의 법적 평등 외에 다른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의미 없다. 모든 이가 법 앞에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 인간의 노동 생산성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인간을 예속하거나 특권을 보장하는 행위가 없어야 한다..
- 인간을 예속하거나 특권을 보장하는 행위는 사회의 장기적 평화를 해친다.
인간이란 불평등하며 앞으로도 불평등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바로 위에서 제시한 이유에 대한 냉정한 고려의 결과이다.p67
자본주의가 자본가에게 특권을 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특권의 의미를 정확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제도적 장치가 특정 계급에 대한 특권이 되느냐의 여부는 그것이 그 집단, 계급, 또는 당사자에게 이롭냐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게 일반 대중에 얼마나 이익이 되느냐에 의해서 판별되어야 할 것이다.p68 완전한 자본주의하에서 자본가가 성공하려면 시장(대중)이 원하는 상품을 더 저렴하거나 유용하게 만들어 일반 대중에게 이익을 주는 방법뿐이다.
부와 소득의 불균형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통해 대중을 이롭게 한 대가로 자본을 축적한 결과이다. 이런 행위를 막으면, 즉 이윤 동기를 막으면 사회의 부의 총량은 더 줄어들 뿐이다. 부유한 사람이 누리는 사치스러움도 결국 대중들도 그 사치스러움이 당연한 그것으로 받아들여질 때까지 부를 늘리는 유인으로 작용한다..
형이상학적 이론이나 종교적 교설, 인간의 감정적 이끌림과는 별도로 사회질서 유지에 이바지하는 것은 모두 다 도덕적이며 사회에 해가 되는 것은 모두 다 비도덕적이라고 볼 필요가 있다.p74 이런 의미에서 자유주의는 국가의 역할을 부정하는 무정부주의가 아니다. 단 생산수단의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이미 국가에 주어진 기능들에 대한 강력한 제약을 의미하는 것이기는 하다.p79
자유주의자에게 국가란 사유재산과 평화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고, 국가가 도덕적, 당위적 역할을 내세우며 권한을 강화하는 것은 제한되어야 한다. 국가가 개인의 생활방식에 관하여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포기하는 즉시 개인생활의 아주 세세한 부분에 이르기까지 규제하고 제한하게 되기 때문이다.p99
이런 의미에서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데, 민주주의란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피통치자의 의사에 맞추어 정부 형태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p83 자유주의는 힘의 논리를 거부한다. 어떤 중요한 대의를 추구하기 위해 다수를 힘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폭력을 일으킬 뿐이다. 사람이란 그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행복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p89
자유주의는 종교에도 관용적인데, 이는 자유주의가 모든 종류의 종교적 믿음이나 형이상학적 믿음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 아니라 사회평화를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에서이다.
제2장 자유주의적 경제정책
경제조직 중 농지균등분배주의나 신디칼리즘은 생산수단(토지, 공장)을 개인 혹은 노동자에게 분배하려는 것으로 필연적인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생산수단 재분배를 불가능하다. 이런 내부 모순은 너무나도 분명해 상식적인 논리를 따르는 어떤 사람도 기각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공산주의)는 생산수단을 중앙화하고 생산을 계획에 맡기려는 사회조직이다. 만일 정부가 무엇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어야 하며 그것이 누구에게 '얼마'에 팔려야 한다는 것을 모두 결정한다면 사유재산은 이름만 있을 뿐이다.p112
사유재산을 비판하는 사람은 흔히 자기의 뜻대로 되었다면 모든 게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상상하는 데서 비판을 시작한다. 그의 공상 곳에서 자기 자신, 혹은 자신과 똑같은 의지를 지닌 타인을 이 세상의 절대적 주인으로 들어 올림으로써 자신과 상반되는 모든 의지를 제거해버린다.p113
이들의 생각은 몽상에서 시작되며 연간 총생산물을 공평하게 나눠주거나, 상품판매나 경쟁, 또는 광고에 소요되는 비용을 없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생각은 실제로 비슷하게 이루어진 바도 없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권력의 간섭 없이는 어떠한 일도 독자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게 하는 것이 모든 통치자가 은밀히 바라며 추구하는 목표이다. 사유재산은 권력자의 의지가 작동될 수 있는 한계를 긋는다. 그것은 정치 권력과 대등하며 그것에 대립하는 다른 힘들을 출현시킨다. 따라서 사유재산은 국가의 폭력적인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든 행동의 기반이 된다. 그것은 그 안에서 자유의 씨앗이 자양분을 받으며 개인의 독립성과 궁극적으로 모든 종류의 지적 물적 진보가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이다.p118~119
이런 사유재산 제도에 대한 공격은 상당히 교묘한데, 고대 이래로 절대군주나 독재자와 폭군 등은 스스로를 유산계급에 대항하는 '민중'의 편이라 주장해왔다.p120 사유재산 제도에 대한 모든 권력자, 도덕주의자, 종교에 의한 적대적 선전 때문에 '사유재산이란 인류가 윤리적으로 더욱더 발달할 때까지 없앨 수 없는 해악'이라는 이념이 자리 잡았다.
사회주의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로, 사람들이 사유재산이 인정될 때에 비해 열심히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타당한 설명이지만 이는 사회주의가 실패하는 원인의 핵심은 아니다. 사회주의의 근본적인 결함은 어떤 생산활동에 투여하는 노동과 자본, 자원의 적정량을 판단할 수 있는 도구가 없다는 점이다. 생산수단이 공동체에 의해서 소유되고 있으며 그 결과 시장이 존재하지 않고 생산적인 재화와 용역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주의 사회에서는 재화와 용역에 대해서 이렇다 할 화폐가격이 존재할 수 없다.p124
간섭주의 또한 자유로운 시장에서 거래될 때에 비해 비효율을 일으키며, 결과적으로 정부 간섭의 증가와 궁극적인 사유재산의 철폐를 불러올 뿐이다.
자본주의는 사회조직 중 유일하게 실현이 가능한 제도이다.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에 근거한 것으로, 개인 선택의 자유, 특히 재산권을 옹호하는 자유주의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자유주의는 경제학과 사회학이라는 실증과학에서 도출되는 것으로 그것은 자기들의 고유영역에서 어떠한 가치판단도 내리지 않으며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또는 무엇이 좋고 나쁜지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고 다만 무슨 현상이 존재하며 어떻게 그러한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가에 대해서만 확실히 밝히고자 할 뿐이다.p144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카르텔 및 독점에 의한 착취구조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독점가격은 그것이 정부의 간섭정책에 의해 가능하게 된 것이 아닌 한 오로지 기업이 광산물 및 다른 천연자원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을 지니고 있을 때만 지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p148 실제 시장에 독점기업이 출현하는 경우는 특허권이나 관세, 조세법, 면허제도 같은 법적 조치에 의한 경우이다.
또, 기업도 규모가 커질수록 관료화되는 경향을 보이므로 궁극적인 관리조직은 관료제라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민간소유기업의 관료화는 그 활동에 간섭하여 전혀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을 의사결정에 넣도록 압박하는 간섭주의의 산물이다..
이렇듯 자본주의에 대한 공격은 정부 실패나 간섭주의의 실패를 시장실패로 몰아세우는 일련의 왜곡에 기반하고 있다.
제3장 자유주의적 대외정책
자유주의는 평화를 추구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유주의자는 인본주의이며, 세계의 시민이며, 세계주의자이다. 이는 조건 없는 평화주의가 아니며 인간의 분업을 바탕으로 모두 이익을 얻는 상황에서는 전쟁이 불필요하며, 전쟁을 호소하는 어떤 운동도 힘을 낼 수 없다는 통찰에 근거한다. 전쟁 발발의 원인과 보호주의 정책이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평화를 깨뜨리지 않으려면 침략을 유발하는 원인을 모두 제거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나 민족집단이 그들이 지닌 생활여건에 아주 만족하여 전쟁이라는 절망적인 모험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는 세계질서가 창출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첫 번째로 요구되는 것이 사유재산이다.p175
자유주의는 자결권을 존중한다. 이 자결권이란 국가의 자결권이 아니라 독립된 행정단위를 이룰 수 있을 만큼 큰 모든 지역주민의 자결권이다.p172 지역주민들의 진정한 자결을 방해하는 통일된 의무교육은 없어져야 한다.
자유주의 원칙에 기초를 둔 자본주의 세계에는 '경제'구역이 따로 없다. 그런 세계에서는 지구의 전 지표가 단일경제영역을 이룬다.p177 자유주의는 인류의 자발적인 협업을 인위적으로 방해하는 민족주의, 제국주의, 식민지정책을 모두 반대한다. 이런 사상과 정책들은 언어와 풍습, 국경에 의해 구분되는 집단으로 인류를 나누는 사고방식에 기인하는데 필연적으로 단절된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경제정책을 동반한다. 이런 정책의 결과는 항상 노동 생산성의 감소와 문명의 퇴보뿐이다.
자유주의자는 모든 사람이 그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p206 각국은 이민을 금지하거나 억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의 공급을 제한하려는 시도이다. 따라서 이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보호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지닌다.p208 이는 다른 문화나 인종에 대한 혐오감에 의해 부추겨진다. 하지만 이에 따른 결과 또한 명확히 부정적이다..
유럽합중국처럼 특정 지역을 통합하여 정치, 군사적으로 더 큰 영향력을 얻으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이는 민족이나 국가의 충성심을 더 큰 배타적 공동체로 치환하려는 노력으로 자유주의자의 국제주의와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런 시도는 성공할 수 없고, 성공한다고 해도 인류를 조금도 더 낫게 만들지 못한다..
인류의 평화를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연맹은 꼭 필요하나, 이를 실현하려면 지금과 같이 각국의 영토와 주권이 고정되고 변경할 수 없는 것이라는 가정하에서는 현실화하기 힘들다. 진정 이런 시도가 성공하려면 모든 국가 내에 자유주의적 시각이 팽배해야 하고 모든 정치조직에 자유주의적 원칙이 수용되어야 할 것이다.p223
제4장 자유주의와 정당
고전적 자유주의가 벗어나지 못하였던 가장 심각한 환상은 이 사회가 필연적으로 택하게 될 진화의 방향에 관한 낙관주의였다.p233 이들은 선택의 자유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평화적이고 지속적인 생산성과 부의 증가를 당연한 역사의 방향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대중이 논리적 사고의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만약 그런 능력이 있더라도 자신의 당장의 이익을 위해 미래나 타인에게 피해를 미룰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런 인간의 단점에서 간섭주의와 사회주의의 구호, 특히 사유재산의 부분적 징발이라는 제안은 언제나 대중에 의해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데 대중은 그러한 조처에서 직접적으로, 그리고 즉시 이익을 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p234
정당제도는 특수이익집단의 이익에 복무하거나 특수이익집단의 이익이 전체의 이익이라고 기만하는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여타 국민의 희생을 대가로 특권을 주겠다고 약속하는 것이다.
자유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첫째, 다수의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면서 소규모 집단에 대해 특권을 주는 일이 장기적으로 볼 때, 투쟁(내란) 없이는 유지할 수 없는 것임을 인식하고, 둘째, 다수에게 특혜를 주는 것 역시 그러한 조치들을 통하여 이익을 주고자 하는 집단들이 얻는 특혜의 가치가 상쇄되어 버리고 남는 것은 사회노동의 생산성 저하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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