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Bitcoin Maximalist 입장에서 본 오늘의 세상 - 2023년 12월

 


1. 예상했던 대로 비트코인 ETF가 통과됐다. 통과 후 오히려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하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를 두고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이 실현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내 생각에 비트코인 ETF 통과는 잠재적인 투자수요를 높일 결정적인 사건이기는 하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일단 명목화폐에 영향을 받지 않는 금과 같은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멀지 않아 비트코인은 은행과 중소국가의 준비자산으로도 자리 잡을 것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인간의 투자전략과 계획, 바람을 비웃는 경향이 있다. 인간의 이성으로 가격 변동을 예측하는 것은 힘들다.

비트코인 투자전략에 대해 말하자면, 비트코인은 굴러떨어지는 눈덩이다. 눈덩이가 얼마나 커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 눈덩이는 이제 구르기 시작했을 뿐이다. 잡다한 호재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사서 보유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유해야 하고, 특히 젊을수록 그렇게 해야 한다. 나이 80인 노인에게 비트코인 20년 장기보유를 추천할 필요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증여나 상속 목적이라면 훌륭한 선택이겠지만...

내 생각에 올해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영향을 줄 더 중대한 사건은 ETF가 아니라 반감기다. 반감기 이후 폭발적인 가격상승은 예외 없이 일어났다. 여러가지로 명목화폐의 가치가 불안한 지금, 그 상승 폭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2. 세계는 여전히 시끄럽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충돌의 강도가 높아지고, 미국과 영국은 결국 후티 시설을 공습했다. 그리고 이란은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고 이라크 내 이스라엘 근거지를 탄도 미사일로 공격했다. 분명히 상황이 정리되는 쪽으로 흐르는 것은 아니다.

이런 와중에 뜬금없이 북한이 튀어나왔다. 북한이 전쟁을 결심했다는 괴이한 주장이 38노스에 실린 것이다. 

일단 저자인 지크프리드 헤커 박사는 이공학 박사다. 물론 핵확산 방지 기구에서 일하며 북한을 여러 번 방문하여 북한 핵 사정에 문외한은 아니다. 그러나 이자는 북한의 핵무기에 대해서는 전문가일지 몰라도 북한 지도부의 의도를 파악할 능력이나 연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 간첩이 아닌 이상.... 

유명한 말처럼 전쟁은 정치의 연장선이다. 북한이 지금 전쟁으로 얻을 정치적 이점이 뭔가? 김정은이 자기와 자기 가족을 죽음으로 몰고 갈지도 모를 결정을 할 절박한 사정이 있는가? 북한이 전쟁 승리를 확신하는 수단과 기회가 있는가? 하나도 없다. 북한이 이 시점에서 전쟁을 결심했을 거라는 소리는 북한을 미치광이에 정신병자로 보는 시각의 일종일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북한은 나쁘지만 미치지는 않았다. 사실 국가의 한계 내에서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목표를 추구하는 면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그리고 북한의 목표는 자멸이 아니라 김정은 정권의 생존이다.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북한 전쟁 결심론은 어그로일 뿐이다.

그럼 한반도는 안전한가? 그건 아니다. 북한의 전쟁 결심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니라 적대적인 남북 사이의 우발적인 충돌 가능성 때문에 위험하다. 이럴수록 우리의 냉정함이 필요하다. 쓸데없이 북한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헛짓거리하지 말고 차라리 몰래 핵 개발이나 하라는 것이 윤석열 정부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연초부터 북한이 서해에서 포격하는 등 대형 도발을 했다는 것이 우리 언론의 보도다. 이 보도만 보면 북한이 가만있다 미쳐서 혼자서 발작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북한의 포격 도발은 올해 1월 5~7일까지 3일 동안 이뤄졌다. 우리는 올해 1월 4일까지 육해공이 망라된 한미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대규모 실사격 훈련이 이뤄졌던 것은 당연하다. 북한의 포격은 이런 훈련의 대응이자 신경질적인 항의다. 다시 말하지만, 북한이 잘했다는 게 아니라 미치지 않았다는 말이다.

최근 공세적이고 자극적인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놀랍게도 북한이 아니라 우리다. 바로 두 달 전인 작년 11월 13~16일에도 육해공 모두 참가한 대규모 훈련을 실시했다. 이것뿐인가. 작년 초, 작년 4월, 작년 9월에도 한미 연합훈련이 있었다. 특히 작년 4월 훈련은 한미일이 함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군사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한 훈련은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빈번하다. 게다가 최근 군사훈련의 모습은 "미국"이 우리 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윤석열정부는 안보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심하다. 한국을 덩치가 산만한 어린애로 만들고 있다.

결론은 이렇다. 북한의 도발 뉴스는 북한이 갑자기 미친 짓을 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공세적인 군사 훈련(우리는 이를 도발이라고 부르지 않는다.)에 대한 대응이다. 물론 김정은은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미국과 한국에 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불만과 위협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그러나 인명피해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도발을 할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다고 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내 생각에 최소한 지금은 북한을 군사적으로 자극하기보단 국가안보를 위한 근본적인 결단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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