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롱 게임 ; 미국과 중국의 Long game의 결과는?

 

 


 

이 책의 저자 러쉬 도시(Rush Doshi)는 여러 싱크탱크에서 중국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현재 바이든 정권의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실제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전략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 때문인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서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예를 들면, 틱톡 금지, 일대일로의 대안 제시(IMEC), 공급망 감시, 등이다.

이 책의 목적은 경험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중국의 대전략(Grand strategy)을 규명하고,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법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대전략(Grand strategy)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한다.

대전략(Grand strategy)은 주권, 안전, 영토의 보전, 등 국가의 사활적 목적을 자체적으로 달성하려는 방법을 말한다, 이 대전략은 한 국가의 군사, 경제, 정치적 도구와 같은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통해 의도되고 조율되고 실행된다. , 국가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청사진이다. 이런 대전략이 있는 나라는 더 강한 체급의 나라와도 싸울 수 있지만, 대부분 강대국은 결과적으로 이런 대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분명한 대전략을 가지고 있고, 이는 미국과의 상대적 힘에 따라 변화해 왔으며, 최종적인 목표는 미국 주도의 질서를 대체하는 그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럼, 중국의 대전략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가? 저자가 사용하는 방법은 중국 공산당은 비밀스럽고 이해하기 힘든 의도를 언뜻 보여주는 좁은 창문을 통해서다. 이 창문은 당의 문건이다. 이런 창문으로 신뢰성이 높은 것부터 지도자의 연설, 외부를 향한 외교정책 자료, 당의 견해에 관한 당 매체의 논평, 기타 기능적 자료들, 관변 싱크탱크와 학술논평이 있다. 이런 자료들에서 개념을 추출하고,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기구를 확인하고, 전략 행위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행동을 관찰하면 중국의 대전략을 확인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일종의 크레믈린학(Kremlinology)이다.

특정 나라의 질서는 헤게모니다. 헤게모니는 필연적으로 통제형태라고 불리는 형식을 동반한다. 이 통제형태는 질서를 지키도록 강요하는 강압 능, 질서를 따르도록 당근을 제공하는 합의유도, 질서의 합법성을 부여하는 정통성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보면 미국의 통제형태에서 강압 능력은 군사력을 포함한 다양한 제재능력, 합의유도는 미국 주도 하의 질서에서 가능한 다양한 경제 인센티브와 안보조약, 정통성은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와 같은 이데올로기를 들 수 있겠다. 따라서 헤게모니 쟁탈전은 이런 통제형태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 즉 상대방의 강압 능력, 합의유도, 정통성을 약화시키면서 나의 강압 능력, 합의유도, 정통성을 강화하는 투쟁이다. 이런 싸움을 위해 중국은 분명하면서도 유연한 대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패권 질서에 대한 도전국의 대전략은 대체로 패권 국가와 상대적 세력 차에 대한 인식과 패권 국가로부터 위협받는 정도에 대한 인식에 따라 네 가지로 나뉜다.

  • 패권 국가가 자신보다 훨씬 강하지만 특별히 위협적이지 않다고 볼 때는 타협한다. 남아시아에서 인도가 미국과 타협하려는 것, 1980년대까지 중국의 대()미 전략이 예다.
  • 패권 국가가 자신보다 훨씬 강하고 또한 매우 위협적이라고 생각할 때, 신흥국가는 약화하기 전략을 추구한다. 1990년대부터 2008년까지 중국의 대()미 전략이 예다.
  • 패권 국가가 자신보다 약간 강력하지만, 매우 위협적이라고 판단했을 때는 질서구축전략을 따른다. 2008년 이후 중국의 전략이다.
  • 패권 국가의 힘이 아주 조금 더 강력하지만, 특별히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때는 확장과 지배력을 추구한다.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추진했던 전략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이 전통적인 순서에 따라 대전략을 수정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럼 대전략은 언제 수정되나? 바로 중국 핵심 엘리트가 주변 정세와 미국의 힘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명백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이다.

 

중국은 1980년대까지 소련의 패권주의를 자국 안보의 제일 위협이라고 봤다. 미국은 공동의 위협을 공유하는 준동맹으로 봤다. 이시기까지 중국의 대전략은 미국과의 타협이었다. 중국의 최고 위협을 소련에서 미국으로 바꾼 결정적인 사건은 톈안먼 학살, 걸프 전쟁, 그리고 소련의 붕괴. 톈안먼의 시위는 중국에 미국의 이데올로기 위협을 인식하게 했다. 걸프 전쟁의 신속한 승리는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상기시켰으며,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이 사라진 것은 미국의 지정학적 위협을 생각하게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새로이 대전략을 마련하였다. 이는 바로 도광양회(韜光養晦). 도광양회는 전형적인 약화하기(blunting) 전략이다. 압도적으로 강한 적에게 같은 자원을 동원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의 통제형태를 비대칭적 수단으로 약화하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 대전략에 기반해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수단을 조율했다.

도광양회에 따라 중국은 군사적으로 반접근/지역거부(A2/AD)라고 불리는 복잡한 능력을 구축했다. 이는 대한 탄도탄, 최고수준의 기뢰전 능력, 거대한 잠수함 전단을 이용해 미국의 해양통제능력을 제한하려는 목적이다. 정치적으로 중국은 역내 기구, 특히 APEC, ASEAN, ARF에서 미국을 견제하는 데 힘썼다. 이들 기구가 미국적 제도와 관점, 가치관을 강화하거나 중국을 겨냥한 안보기구가 되는 것을 저지하려는 목적이었다. 경제적으로 중국은 미국과 항구적 최혜국 대우를 확정 짓는 것을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국내적 위험을 감수하고 WTO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때까지 중국의 대전략은 미국의 힘이 자신보다 훨씬 강하고 적대적이라는 가정하에 조용히 중국 역내에서 미국의 힘을 약화하는 것이었다.

이런 도광양회 대전략을 변화시킨 개기는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후진타오는 금융위기가 일어나고 일 년 뒤 제11차 대사회의 연설에서 금융위기를 언급하면서 국제적 세력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있었으며 다극적 전망이 훨씬 분명해졌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힘 감소에 관한 완곡한 표현이다. 이 연설에서 후진타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적극적인 무언가를 달성하기(유소작위 有所作爲)로 수정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군사적으로 중국은 기존 해양거부에서 해양통제와 상륙전 능력을 통한 지역 질서 구축에도 집중했다. 정치적 역량 강화에도 힘써 직접 자체적인 CICA와 같은 지역 기구와 AIIB라는 인프라개발기구를 출범했다. 일대일로라는 중국판 질서 구축 계획도 야심 차게 시작했다. 도광양회가 주변의 중국 위협론을 불식시키고 역내에서 미국의 질서 구축을 방해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중국 주도의 질서 구축으로 초점이 이동했다.

 

중국의 질서 구축 대전략은 시진핑 시대에 더욱 분명해졌다. 2017년 중국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시진핑은 신시대를 발표하고 2049년까지 중국을 부흥시키기 위한 일정을 제시했다. 이는 2016년 영국의 EU 탈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영향을 받았다. 미국의 힘 변화에 매우 민감한 중국의 시각에서 이 두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이는 중국지도부와 외교정책 엘리트가 전략적 초점을 아시아에서 더 넓은 세계와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확장하려는 자신감을 줬다. 2009년 위안펑이 쓴 논문에 처음 등장한 “100년 만의 대변동이라는 개념은 2017년 전까지는 공식담론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2017년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 이후에 중국지도부의 반()공식 담론으로 급부상했다. 미국과 중국의 힘의 역학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공격적으로 활동하여 국제질서를 구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4차산업 혁명기에 서구와 미국을 질적으로 양적으로 곡선 추월하기 위해 막대한 자원을 쏟고 있다. 군사적으로 지역을 넘어서는 군사적 능력을 말하고 있다.

 

중국은 도광양회에서 유소작위로, 유소작위에서 신시대로 대전략을 변화하며 미국의 리더십을 대체하려고 롱 게임(Long game)을 해왔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자는 리더십을 나누는 어떤 타협은 위험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대만의 방어를 철회하는 대신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모종의 양보를 받으면 어떨까? 한국, 일본과 같은 지역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평판과 신뢰는 급격하게 추락할 것이다. 게다가 중국이 약속을 지킨다는 보장도 없다. 그렇다면 중국 공산당을 내부에서 전복하거나 대안적 세력의 성장을 돕는 방법은 어떨까? 이는 체제 경쟁을 생존경쟁으로 바꿔 극한의 대립을 불러올 더욱 위험하고 비현실적인 방법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방법은 중국이 미국에 썼던 방법을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에 쓰는 것이다. , 중국의 질서 구축 시도는 약화하면서 미국의 질서는 재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약화시키기전략을 써야 한다. 미국의 한정된 자원을 비대칭적으로 사용해야 승산이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군사적 약화하기

  • 중국의 A2/AD를 모사한 방법으로 중국의 해안을 일종의 주인 없는 바다가 되도록 한다.
  • 아태지역 동맹국의 A2/AD 능력 개발을 돕는다.
  • 해외 기지를 구축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방해한다.

경제적 약화시키기

  • 일대일로 구상을 다자화한다. 높은 기준과 형평성, 주요 보고요건을 강화하여 공동투자를 한다.
  • 파트너들이 중국 자금 조달을 자세히 평가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도움과 교육을 제공한다.
  • 중국과 지역 지도자의 정치적 부패에 대응하도록 정보와 언론을 이용한다.
  •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대안적 자금을 조달한다.
  • 중국의 기술 절도 및 인수에 대응한다.

정치적 약화시키기

  • 중국 주도의 기구에 가입하여 그 기구를 개선하고, 중국의 구축 노력을 저지한다.
  • 중국 주도의 다자기구의 대안을 격상시킨다.
  • 유엔시스템에서 중국의 영향력과 경쟁한다.
  •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정보 영향력을 약화시킨다.

미국의 질서를 다시 구축하는 일은 보다 복잡하다. 그 본질이 미국이 내부적 힘을 회복하는 것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탈산업화된 경제와 후진화된 인프라와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금융에 의존하는 미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체질을 돈의 사우디아라비아화했다. 이를 되돌리는 방법은 교육과 기초과학의 투자, 이민정책까지 포함되는 힘들고 긴 여정이 될 것이다. 민주주의도 재건해야 한다. 외교, 특히 대중외교에 대해 이견이 없는 일관된 입장을 지켜야 한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책의 내용이다. 이 책의 주장을 한마디로 하자면 미국은 냉전 시대 미국을 이끌었던 대전략처럼 중국을 향한 또 하나의 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책 내용은 대단히 미국 중심적이다. 이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중국이 통일되고 조율된 대전략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겐 상식이다. 중국은 상충되는 목표를 각기 추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경쟁 때문에 운영되지 않는다. 중국은 자국의 발전을 위한, 조율되고 일관된 정책이 있다. 상황에 따라 수단은 달라질지 몰라도 목표는 달라지지 않는다. 중국은 레닌주의 체제로 운영되는 민족주의 국가이자 반응적 권위주의국가다. 국가의 최고 목표에 국가민족의 부흥이 있을 것이라는 건 당연하다. 미국이 이걸 몰라서 이런 책까지 나와야 한다는 것이 오히려 충격이다. 개인주의적이며, 국가를 필요악으로 보는 서구적 관점에서 중국의 목적, 수단, 일관성이 으스스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주장은 현실적이다. 중국 경제는 강력하다. 미국이 금융에 치중하느라 국내 생산능력을 파괴하는 동안 중국은 가공할 생산능력을 갖췄다. PPP 기준으로 중국의 GDP는 미국보다 이미 20% 넘게 크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첨단분야에서 미국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적 영향력도 막강하여 미국이 방기하는 동안 사실상 유엔은 물론 다양한 국제기구를 장악했다. 군사적으로 중국은 역내에서 미국의 해양통제를 거부하기 충분한 능력이 있다. 게다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미국의 군사력을 넘어설 것이다. 이제 중국은 궁극적 대전략을 숨기지도 않는다. 중국의 목표는 2049년까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여 미국의 패권을 교체하는 것이고, 미국이 우아하고, 품위 있게 이런 쇠퇴를 받아들이도록 위기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 미국은 중국과 이에는 이식으로 대결할 수 없다. 이건 미국에 불리하다. 미국은 이제 중국이 미국에 했듯이 명료한 대전략을 갖고 중국의 통제형태를 약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저자는 미국이 아직 독특한 자체 교정능력을 통해 미국 주도의 질서를 회복하고 중국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도 미국의 잠재력과 강점을 과소평가했다고 본다. 실제 저자의 영향인지 몰라도 지금 미국의 대()중국 전략에 이 책이 제안하는 수단이 여러 개 눈에 띈다.

미국이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미국이 미국의 힘을 재건해야 한다. 이건 저자도 동의하는 내용이다. 미국은 경제, 내부 시스템, 외교, 모든 분야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건 중국과 어떻게 맞서느냐와는 다른 것이다. , 미국이 독특한 자체 교정능력을 발휘하려면 남을 다룰 대전략이 아니라 자신을 고칠 대개혁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 힘을 원천으로 국제질서를 재확립할 수 있다.

대개혁어떻게할 것인가? 이건 이 책에서 다루지 않는, 다룰 수 없는 내용이다. 미국의 산업을 개편하고, 분열을 봉합하고, 정치와 사회 각 제도를 더 개방적으로 개혁하고, 교육과 기초과학에 투자하는 것, 사회 구조를 쇄신하는 것은 대중국 전략 관련 정치외교 엘리트 간 초당적 합의보다 훨씬 힘들 것이다. 미국의 패권 유지는 이것에 달려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미국 패권 유지를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여줄 수 없다.

또한, 이 책은 미·중 관계 변화의 근본적인 원인을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도광양회, 화평굴기, 유소작위와 같은 말로 상징되는 중국의 대전략은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힘을 갖도록 만든 마법적 기술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대전략은 중국의 힘이 성장함에 따라 미국과 세계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전략일 뿐이다. 대전략의 힘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면 중국의 힘이 어떻게 그렇게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나마 미국 정치 엘리트가 중국에 대해 현실적인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을 미국의 자유주의 패권을 존중하는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로 변화시키겠다는 비현실적 낭만주의, 반대로 중국을 미국이 언제든지 주저앉힐 수 있는 만만한 상대로 보는 시각 모두 위험하고 자기 파괴적이다. 이런 방식의 접근방법은 미국이 뜻하지 않게 우아하고 품위 있는 퇴장을 하게 만들거나, 감당할 수 없는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내 생각에 미국이 패권과 힘을 회복하는 일은 어려운 용어가 필요치 않다. 미국의 기술이 워낙 뛰어나 미국 최첨단 제품이 최고로 평가되고, 미국이 안전하고 상식적이고 개방적인 나라라 세계 모든 사람이 미국에 이민하길 원하고, 미국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을 선도하고, 미국의 공교육이 세계의 모범이 되며, 미국 화폐와 금융시스템이 신뢰받게 되는 것이다. 지금 모두 반대로 가고 있는 일들이다.

이렇게 된 원인이야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저자도 인정하듯, 미국이 돈이 솟아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되면서이다. 달러 패권과 금융의 힘에 취해 생산기반도, 인적기반도, 사회 인프라도 쇠퇴하게 만든 미국은 예전 신대륙의 금에 취한 에스파냐 왕국을 떠올리게 한다. 에스파냐의 무적함대도 영국 사략선 함대에 파괴되기 전에는 무적으로 알려졌었다. 미국의 패권이 대만이나 남중국해 어딘가에서 중국의 공격으로 파괴되는 미 해군 함대와 함께 무너지는 것을 보지 않으려면 미국은 국가의 체질을 바꾸는 고단한 노력과 함께 더 현명하고, 냉정하고, 자제력을 갖고 전략을 짜야 한다. 도전자 중국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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