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oin Maximalist 입장에서 본 오늘의 세상 - 2024년 9월



  1. 나는 4월에 사실상의 제5차 중동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이란이 가자 전쟁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다는 확신에서 나온 말이다. 섣부른 판단이었다. 이스라엘과 직접 전쟁상태에 돌입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하겠다는 이란의 각오를 간과했다. 자국 대통령 취임식의 국빈으로 참석한 사람이 자국 안전 가옥에서 암살당하는 일이 있었어도 이란은 또 한 번 참았다. 아마 웬만한 일이 있어도 입으로만 싸우겠다는 각오를 한 모양이다.
  2. 반대로 이스라엘은 이번 기회에 중동에서 적대적인 세력을 일소하겠다는 각오다. 가자지구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도시에 멀쩡해 보이는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 사망자가 4만 명이 넘는다는 건 가자 인구의 대략 50명 중 한 명은 죽었다는 말이다. 부상자까지 포함하면 그 피해는 더 끔찍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도 가자지구와 이집트의 경계인 필라델피 회랑을 움켜쥐고 가자지구 내 반이스라엘 무장 조직을 궤멸시킬 때까지 버틸 모양이다.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지역에서도 공세를 이어가면서, 느닷없이 서안지구에서도 친이란 준군사조직을 공격하고 있다.
  3. 내 생각에 이스라엘은 이란까지 전선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미국과 서방을 끌어들일 때까지 이란에 대한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목표는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하고, 이란의 체제가 흔들리고 경제에 타격을 줄 만큼 파쇄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란이 아무리 인내심을 갖고 직접 보복을 피하려 하더라도, 이스라엘은 어떤 트집을 잡아서라도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인다. 5차 중동전쟁 발발은 시간문제다. 그 개시 신호로 레바논에 대한 본격적인 지상작전은 임박했다고 본다.
  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대중이 지겨워하는 것과는 별도로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주의 일부를 점령했다. 이는 군사적 실익이 거의 없다. 서방에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우크라이나의 절망감을 보여줄 뿐이다. 실제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정예 병력이 고착되어 소진되는 동안, 돈바스 지역의 요지 포크롭스크는 함락 직전이다. 이 지역이 함락되면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은 상당히 후퇴하거나 붕괴할 수도 있다. 시간은 우크라이나 편이 아니고, 우크라이나는 서방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절망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점점 서방과 미국은 러시아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5. 위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모두 미국과 서방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하고, 미국과 서방은 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금 전쟁을 견딜 수 있는 정치적-경제적 상황이 아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정신적으로, 도덕적으로, 경제적으로 무너지고 있다.
  6. 암호화폐는 미국과 서구가 지배하는 현재 명목 통화체제에 대한 반론이다. 화폐를 끊임없이 공급하면서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환상에 의존하는 체제의 종말이 서서히 다가온다. 이 환상이 얼마나 강력했던지 환상을 심어주던 나라조차 자신의 환상에 속아 넘어가 버렸다. 사우디가 기름을 퍼내서 나라를 유지했던 것처럼, 미국은 돈을 퍼내서 나라를 유지했다. 그 달콤함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동안, 미국은 해군에 인도할 군함을 일 년에 2척도 못 만드는 지경이 되었다. 미국에는 견실하게 남아있는 제조업이 없다. 서비스업, 그것도 돈을 찍어내는 서비스업으로 유지되는 나라가 제대로 된 국가와 장기적인 전쟁을 견딜 리 없다.
  7. 이제 경제지표 이야기를 해 보자. 아래는 미국 2년물과 10년물 국채의 장단기 금리차다.
    최근 역사의 유래가 없었던 초장기 장단기금리 역전이 정상화되었다. 앞으로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단기금리는 더욱 떨어질 것이고, 채권 금리 곡선이 더욱 가팔라질 것은 자명하다. 미국 장단기금리 역전이 정상화되고, 그 곡선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것은 경제위기가 임박했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다. 나도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이렇게 오래갈지, 당연히 와야 했 경기침체가 이렇게 미뤄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달이 차면 기울듯, 경기침체를 동반한 자산 가격 폭락은 멀지 않았다.
  8. 그동안 경기침체를 미뤘던 것은 미국이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여 자산 가격 하락과 경기침체를 저지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 올 경제위기의 폭과 깊이를 더 키웠다. 앞으로 6개월 안팎으로 심각한 경제위기가 온다고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9. 이번 경제위기는 경기 호황의 반대 개념으로 경기의 심각한 침체와 성격이 다르다. 단절된 시장, 지정학적 응력, 돈으로 쌓아 올린 자산 가격, 미국이라는 기축통화국의 약화, 모든 것이 맞물려 엄청난 폭발력을 가질 것이다. 최악의 경우 경제위기가 지정학적 위기를 악화하거나 촉발할 수도 있다.
  10. 이번 위기가 암호화폐, 즉 화폐의 시장화와 다양화를 통해 새로운 자유경제가 탄생하는 시작점일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다만 전조는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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