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orld war) ; 막을 수 있었던 전쟁에 대한 기록



윈스턴 처칠의 이름을 모르는 분은 없을겁니다. 2차세계대전의 전시총리를 맞아 전 세계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대정치인 입니다.
처칠에 대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하나는 그가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것입니다. 1953년 위의 책 '2차세계대전'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합니다. 이 책 이외에도 다양한 책을 쓴 글재주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칠이 쓴 '2차 세계대전' 은 여러 모로 '펠로폰네소스전쟁사' 와 비교됩니다. 책의 저자가 모두 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사람이고 전쟁에 의사결정을 지켜볼 수 있는 고위관리 였다는 점도 그렇지만 역사적 객관성을 유지하려면서도 전쟁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하게 녹아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두 책이 저술된 시기 차이가 2000년을 넘음에도 불구하고 서구 정치인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지정학적 갈등과 이해관계를 보는 이성적인 방식은 이후 정치인의 의사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처칠의 제2차 세계대전(The second world war)의 문제의식은 서문에 잘 나타납니다.

어느날 루즈벨트 대통령이 나에게 그 전쟁을 어떻게 부를 수 있겠느냐고 공개적으로 의견을 묻고 있는 중이라고 한 적이 있다. 나는 즉시 "불필요한 전쟁(Unnecessary war)" 이라고 대답했다. 그 전의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 세상에 남은 것마저 완전히 파괴해 버린 이번 전쟁만큼 방지하기 쉬웠던 전쟁도 없었다.


처칠이 보기에 2차 세계대전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불필요한 전쟁이었던 것입니다. 그 파괴적인 전쟁이 막을 수 있었다는 게 무슨 말일까요? 평화를 위해 더 대화를 안했기 때문이라는 걸까요? 서로의 입장에 대해 더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일까요?

이 시대에 살면서 활동해온 한 사람으로서, 나의 의도는 이런 모든 것들을 보여주려는 데에 있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은 얼마나 쉽게 예방될 수 있었는가?
  • 어떻게 도덕적인 사람들의 나약함이 사악한 사람들의 적의를 강화시키는가?
  • 어떻게 민주주의 국가들의 구조와 관심이 더 큰 유기적 조직으로 결합하지 못하고 소박한 대중들에게 안전을 보장할 인내의 신념의 요소를 잃고 말았는가?
  • 자기 보존을 위해서라도 10년 또는 15년이라는 세월 동안 어떻게 아무런 정책도 수행되지 않았단 말인가?
  • 신중해야 하고 자제해야 한다는 권고가 어떻게 치명적인 위험의 주된 원인이 될 수 있었는가.

  • * 구분은 가독성을 위해 제가 임의로 했습니다.


처칠이 볼 때, 이런 불필요한 전쟁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여러번 있었습니다.
  • 승전국(특히 영국)의 정치인들이 독일의 도발에 무력을 기꺼이 사용하려는 의지만 있었으면 나찌는 재무장조차 불가능했고
  • 명백한 위협이 증가할 때, 민주주의 국가이자 승전국인 영국, 미국 , 프랑스는 분열되지 않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으면 나찌는 승전국에 도전할 수 없었을 것이며
  • 명백한 위협이 확실해 졌을 때 조차 외교적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승전국의 나약함을 보이지 않았다면 군국주의 국가들의 무력도발은 불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처칠이 보기에 국가의 안보의 위협이 있을 때 대중적 인기와 상관없이 단호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은 정치인의 의무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나중의 더 파국적인 결과를 막을 수 있습니다.
남의 이야기 같지 않습니다. 나약한 정치인과 파편화된 민주주의체제가 어떻게 명백한 위협 앞에 용기를 잃고 우왕좌왕했는지 "전쟁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는 태도가 어떻게 군국주의 국가의 무력사용을 결심하게 했는지 볼 때 마다 모골이 송연한 느낌을 여러번 받았습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종적인 결론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미국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확실한 것은 미국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엘리트들은 처칠의 제2차 세계대전과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었을 거란 겁니다.
우리의 평화주의 정치인들 처럼 현 상태를 양보같은 도덕적 가치나 이해같은 감성적인 개념으로 풀어갈리는 없다는 것이죠.
지금 시기와 맞물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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