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일년 전쯤인 2018년 9월 사티스 그룹(Satis Group)이 예상한 암호화폐 가격예측 보고서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이 보고서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 비트코인과 모네로는 지속적으로 크게 오른다.
- 플랫폼을 지향하는 암호화폐는 대부분의 가치를 잃는다.
- 기능성 토큰도 대부분의 가치를 잃는다.
- 암호화폐 관련 대출시장은 큰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의 화폐로써의 가치를 추구하는 대표적인 암호화폐는 크게 성공하고 이를 이용한 금융화 사업도 큰 가능성이 있지만 그 외의 가치를 추구하는 암호화폐는 거의 사라지거나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이더리움과 이오스같은 플랫폼 암호화폐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위조가 불가능한 암호체계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분산형컴퓨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연산을 한곳에 집중된 데이터센터가 아니라 를 전 세계 컴퓨터에 분산하여 작동시킨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겠습니다.
플랫폼에서 암호화폐는 이런 자원을 사용할 권리증 같은 것 이겠지요. 이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가능하게 한 새롭고 획기적인 방식의 컴퓨터이지만 아직까지 크게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기능성 토큰은 더욱 죽을 쑤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말이지만 사티스 그룹의 예상대로 일년이 흘러갔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이오스는 물론 플랫폼 암호화폐의 대표격인 이더리움도 특별한 성과를 못내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현상이 단순히 킬러앱이 나오지 않아서 그렇다는 말로 설명되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만약 블록체인기반 킬러앱이 나온다면 게임 혹은 SNS분야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금 블록체인상에서 구동되는 게임은 스팀(steam)이나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작동되는 게임과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단순히 능력있는 개발사와 개발자가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되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현재 블록체인의 성능이 고사양게임을 돌리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게임업계의 판도를 바꿀만한 혁신은 아마존이나 구글, MS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마존·MS·구글, 클라우드 게임서도 '한판 승부'
게임에 필요한 데이터와 연산을 중앙 서버에서 실행하는 방식으로 개인이 갖고 있는 컴퓨터 성능과 상관없이 고사양게임을 즐길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입니다.
블록체인 기반 SNS 잔혹사는 모두 알고 계실겁니다. 스팀잇을 필두로 한때 각광을 받았던 사업모델의 몰락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스팀잇이 이런 상태이니 이를 모방하거나 개선했다고 주장하는 아류들의 상태는 더 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오스 블록원이 야심차게 진행중인 SNS Voice는 아직 시제품도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정확히 언제쯤 나온다는 이야기도 없습니다. 스팀잇을 실제로 만든 댄 라리머가 작정하고 만들고 있는 작품이라지만 제 생각에 진행이 너무 느립니다. 만약 시제품이 나온다 해도 기존에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SNS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 할지 모르겠습니다.
토큰소유에 따라 경제적 보상을 하거나 영향력을 높여주려는 시도가 생각보다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스팀잇을 포함한 이전 제품들이이 주는 교훈입니다.
결론적으로 단시간 내에 플랫폼 암호화폐 기반의 킬러댑이 나올 가능성이 요원합니다. 이것은 접근성 문제때문에 생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점 때문입니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로는 고성능 프로그램을 구동할만한 충분한 능력이 없습니다.
이런 한계점이 언젠가는 극복될 것입니다. 이때는 진정한 플랫폼 블록체인의 전성기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000 닷컴버블은 붕괴되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던 아마존이 태어난 것도 닷컴버블 시기입니다. 정말 10년 뒤에 미래를 바꿀 플랫폼 암호화폐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 태어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우리가 지금 열광하고 있는 플랫폼 암호화폐가 10년뒤에 미래를 바꿀 그 암호화폐일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5년 이상 장기투자할 목적으로 암호화폐를 구매하실 때, 엄청난 판단력과 전문성이 없다면 현란한 주장에 이끌려 플랫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조심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답글삭제좋은 글이군요. 저는 플랫폼 코인에 관심이 많았고, 주로 이곳에 투자를 했죠. 기대와 달리 죽을 쑤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어요. 하지만 당장 이오스와 스팀에 투자한 자산을 다 빼낼 자신은 없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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