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우한폐렴은 감기도 독감도 아니다. 미증유의 위험한 전염병이다.







집에 불이났을 때 인간이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은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보존하는 일입니다. 왜 소방설비가 이렇게 부실했냐, 소방서는 왜이리 안오느냐고 불타는 집 안에서 비난하고 있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건 나중에 따져도 됩니다.




지금 한국의 상황이 불타는 집과 비슷합니다. 아직 부엌 어디선가 약간 불길이 일고 있는데 경보장치는 작동을 안하고 소방서와도 연락이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유행병이 창궐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가만히 있으면서 정부 욕을 하거나 중국 욕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럴려면 과도한 두려움을 가질필요는 없지만 근거없는 언론보도와 상황의 위중성을 최대한 축소하고 싶은 정부의 주장도 간파해야합니다.



우한폐렴은 치명적입니다. 감기취급하면 안됩니다.

우한폐렴의 치사율이 3%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독감이 통상적으로 0.05~0.1%인 것을 감안하면 무서운 치사율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도 현실을 오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중국이 발표한 사망자에 감염자를 나눠 단순히 추측한 것일 뿐 과학적 근거가 없습니다.

중국이 감염자와 사망자 집계를 투명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직 본격적으로 병이 창궐한게 2주 정도밖에 안됩니다. 상당수 감염자는 병의 초기단계이거나 무증상 상태여서 아직 사망하지 않은 것일수도 있습니다.

실제 확진된 41명의 환자의 치료경과를 보고한 Lancet의 논문에서는 15%가 사망했습니다. 이후 확진된 환자를 99명으로 늘린 후속 논문에서는 11%가 사망했고 중증 환자가 많아 사망률이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확진자의 100%가 폐경화(Lung consolidation)증상을 나타내는데 이는 낮지 않은 확률로 영구적인 손상을 남깁니다. 중증이 되어 응급실에 입원해야 하는 비율도 연령에 비례하여 늘어나지 않습니다. 즉 젊다고 병이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는게 아닙니다.





우한폐렴의 전염력은 대단히 높습니다.

발병 초기에는 확실치 않은 추정으로 전염력이 강하긴 해도 사스(SARS)만 못하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WHO "우한폐렴, 메르스보단 확산 잘돼…사스만큼은 아냐"

하지만 실제로 환자의 역학조사결과로 감염율(R0)을 계산하여 피어리뷰를 받고 있는 논문은 실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율이 사스보다 훨씬 높다고 밝혔습니다.
Transmission dynamics of 2019 novel coronavirus (2019-nC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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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is study, we estimated effective R of 2019-nCoV using 164 confirmed cases, and found that R was around 2.9, which means 2.9 secondary cases generated by an index case of 2019-nCoV. This finding is comparable with that of SARS reported in several previous studies, ranging from 1.1 to 4.2 with most estimates between 2 and 3, 12-14 but much higher than the effective R (1.77) in the early stage of SARS epidemic (period between December, 26 2002 and January 23, 2003) occurred in Guangdong Province.

이 연구에서 우리는 확진된 164개의 사례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율(R)을 추정할 수 있었으며 R은 약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나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례에서 생산된 이차감염이 2.9건임을 의미한다. 이 연구를 기존에 보고된 사스의 R과 비교할 수 있는데 사스의 R은 1.1~4.2, 대체로 2, 3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전염병 초기단계의 사스의 R인 1.77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R은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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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초기단계의 R0가 4.07이라는 주장(Estimating the effective reproduction number of the 2019-nCoV in China - Zhidong Cao et al., Jan. 29, 2020)도 있습니다.





우한폐렴은 무증상 감염을 일으킵니다.

그렇게 불투명한 중국 당국도 무증상 감염(증상이 없는 잠복기 상태에서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가능성을 보고했지만 한국의 책임자들은 며칠 전까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이제 WHO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WHO “신종코로나, 무증상 감염자 전파 가능성” 재차 밝혀

NEJM에 보고된 독일의 감염케이스(transmission of 2019 ncov infection from an asymptomatic contact in germany)는 무증상 감염환자가  3명의 이차감염자를 만들어 내고 그 중 한명이 무증상 상태에서 2명의 3차감염자를 만들어 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10명의 환자 중 5명은 아무 증상이 없는 잠복기 보균자에게 전염된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잠복기에 전염력을 가지는 것이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한폐렴관련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이 흔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입니다.





우리는 치명적이고, 전염력이 강하며, 증상 없이도 상대를 감염시킬 수 있는 새롭고 괴이한 전염병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병이 옆나라에서 생겼다면 한 나라의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옆나라와의 인적교류를 최대한 줄이거나 중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 한국만 그렇게 하기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번 우한폐렴 사태로 문재인정부의 욕을 하라면 하루 종일 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말했듯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제는 건강과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래의 정부의 무능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한 비판은 불이 났는데 소방서가 안오는 상황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의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정부는 전염병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집단인 의사들의 주장을 한번도 제대로 들은적이 없습니다.

어제 발표된 '허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 발표'는 넌센스입니다. 이미 허베이성에서는 이미 한국으로 들어올 직통항로가 없습니다. 다른 도시를 경유하여 들어오는 것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그냥 눈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지요.

정부가 적극적으로 전염병 전파를 막겠다는 의지보다 적당히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하여 적당히 시늉을 하면 병이 저절로 해소되거나 국민들의 관심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말은 이번 정부는 우한폐렴의 심각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있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왜 그런지 이해는 갑니다.  중국과 이해관계가 밀접한 이번 정부는 "중국이 알아서 잘 막겠지... 병도 생각보다 별거 아니겠지..."하고 바라고 있을겁니다. 그러니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이겠죠.




의사들중에 전염병을 가장 잘 아는 의사들은 후베이성 이외에 중국의 다른 모든 위험지역에서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정부 권고안

아무리 국내에서 격리와 역학조사를 철저히 해도 중국에서 하루에 만명 이상씩 유입되는 상황에서는 모든 조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이건 감염내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두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한폐렴이 맹위를 떨치자 한국영화 감기(flu)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문성없이 한국식 감성팔이를 하는 그저 그런 재난영화에 불과합니다. 영어제목도 Flu라면 감기가 아니라 독감이라고 해야지요...

이에 반해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11년작 컨테이젼(Contagion)은 신종전염병에 대한 과학적 고증과 현실묘사가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CDC의 자문을 받아 만들었고 전염병 대유행에 대해 교육용으로 쓰여도 좋다고 할 만큼 의사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신종전염병이 미국사회에서 일으키는 혼란을 대단히 현실감 넘치게 다루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도시는 격리되고, 사회안전망은 무너집니다.

이 작품에서 나오는 신종전염병의 R0는 4, 치사율은 20%입니다. 위에 근거를 들어서 밝힌 우한폐렴관련 신종코로나바이러스의 R0, 치사율과 큰 차이가 나는것도 아닙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모골이 송연해 집니다.





우한폐렴은 사스나 메르스처럼 인간의 방역노력에 의해 퇴치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엔 전염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이미 중국에서 감염상태는 통제불능으로 보입니다. 통제불능의 중국과 한국의 인적교류는 너무나도 빈번하고 정부가 이를 확실하게 통제할 의지도 없어보입니다.

우한폐렴이 기승을 부린 다음 자연적으로 소멸될 때까지 6개월에서 일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릅니다. 한국에서도 수십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대비하셔야 합니다. 유효한 치료법이 나올 때까지 얼마가 걸릴지 모릅니다. 그동안 최저의 치사율을 잡더라도 한국에서도 만명단위의 사망자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증상도 없이 전염병을 퍼트리는 특성과 높은 치사율은 사회 각 경제활동을 극도로 위축시킬겁니다. 심각한 패닉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마스크착용, 기침예절, 손씻기같은 표준위생관리는 당연히 철저히 해야 하고 가급적이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밀폐된 장소는 피하셔야합니다.





전염병에 의해 극도로 위축된 사회에서 부족한 것이 마스크만은 아닐겁니다. 이번 전염병의 치사율은 최하로 잡아도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군 전투원의 전사율보다 훨씬 높습니다. 즉 우한폐렴에 감염되면 이라크전에 참전한것보다 더 죽을 확률이 높습니다.

상황이 더 심각해져서 지역사회감염이 시작되면 적당히 생필품을 비축하시고 외부활동을 최소화 하시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P.S  글을 쓴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16번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태국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입니다. 태국에서 감염되었다면  중국인--->태국인--->16번확진자, 혹은 중국인---->중국인 여행객--->16번확진자 최소한 이런 방식으로 감염되었다고 보는게 타당합니다.

즉 최소한 3차감염이고 중국 뿐 아니라 중국인과의 접촉방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은 태국에 통계에 잡히지 않은 우한폐렴 감염자가 많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또 16번확진자가 일주일 넘게 광주시내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에 추가 전파가능성이 우려됩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중국인의 입국을 제한한다는 대책을 발표했다가 두시간만에 "제한을 검토한다"로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중국의 항의를 받고 급히 내용을 수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중국인 단기비자 발급 중단" 2시간뒤 말바꿔 "검토"

욕할 힘도 시간도 없습니다. 우리의 우한폐렴 대응태세는 중국 눈치보다 나라 박살나게 생긴 태국과 유사합니다. 각자 건강챙기시 바랍니다.



댓글

  1. 정말 감사합니다. 글 쓰신 분도 힘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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