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앞으로 3년과 암호화폐 투자 -3편 ; 신용화폐제도는 되돌릴 수 없는 것인가?





현재 신용화폐제도의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는 크게 두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첫째. 신용화폐가 본질적으로 한 국가의 신용도 이외에 아무런 보장이 없는 사실상 역사에 처음 나타난 것이라는 점으로, 오스트리아 국민경제학파가 중점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둘째. 화폐의 발행이 중앙은행과 정부에 의해 독점되어 발행이 자의적이라는 점으로, 시카고학파가 중점적으로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위 두 문제에 대해서 신용화폐 옹호론자들이 논리적으로나 이성적으로 반론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에 대한 반론은 "현실이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이거나 "신용화폐가 아니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는 대안부재론이기 마련입니다. 대체로 다음 세가지 반론으로 줄여볼 수 있습니다.

첫째. 공급을 충분히 늘릴 수 있는 신용화폐가 아니라 금본위제나 은본위제라고 한다면, 화폐의 공급이 만성적으로 부족할텐데 이를 감당할 수 있나?

금과 은만 화폐화 할 수 있는 중간상품이라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금과 은은 인류 역사기간동안 검증된 화폐입니다만 화폐화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중간상품을 시장은 발굴할 수 있습니다. 다른 귀금속일수도 있고 심지어 철이나 구리, 천연가스의 보관증도 화폐화 할 수 있습니다. 시중은행이 만드는 자체은행권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나 암호화폐로 토큰화된 자산도 이 중 하나입니다.




둘째. 한 국가 내에서 여러가지 화폐가 쓰일때 생길 수 있는 혼란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인류 역사상 영토내에서 한가지 법정통화만이 쓰이는 현상이 새로운 것이고 예전부터 여러가지 화폐와 물건이 큰 문제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교환수단으로는 사용이 불편하지만 가치저장수단으로 달러, 엔같은 외국통화와 금같은 실물을 보유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하물며 개발도상국에서 달러가 가치저장수단만이 아니라 지불수단으로 사용되는 일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여러 화폐가 쓰이면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은 인간과 시장의 적응력을 얕잡아보는 것입니다. 게다가 각 화폐간의 환전이 인터넷에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환경에서는 불편감은 훨씬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세금은 법정통화인 원화로만 받는다면 금융기관앱이나 기타 거래소앱을 통해 즉각적으로 다른 자산을 원으로 교환해 세금을 납부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거래를 비트코인으로 받길 원한다면 다른 자산을 즉각 비트코인의 시세대로 교환하여 지불할 수 있습니다.




셋째. 화폐의 공급이 일정하다면 불경기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힘들텐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들어 일어나고 있는 경기침체의 원인을 생각해 보면 단순한 경기사이클에 의해 나타난게 아닙니다. 마구 풀려나간 신용화폐가 파생상품등으로 뻥튀기되다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품이 터지는 양상입니다. 거품이 터지면 또 다시 막대한 신용화폐를 공급하여 문제를 덮어놓는게 현재의 경제상황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의 주장은 마약중독자가 발작을 일으킬 때 공급할 마약이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과 비슷합니다. 돈은 마약이 아닙니다.

막대한 유동성이 만드는 거품이 없다면 경기변동이나 돌발상황에 의해 생기는 경기침체는 자산을 적정수준 쌓아놓는 방법으로 미리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저축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신용화폐 시스템의 예측불가능성때문에 점점 옛말이 되고 있지만 수천년간 인간은 이런 방식으로 미래를 대비했고 결국 살아남았습니다.





화폐가 중간상품으로써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은 얼핏 그럴듯해 보이긴 하지만 너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익숙한 현재에 대한 편향이 있습니다. 지금의 제도가 가장 합리적인 것이고 예전의 제도나 새로운 제도는 불합리하거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매맞는 아내가 남편을 못떠나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남편을 떠나 살 방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남편이 아내를 가장 심하게 착취하는 존재이고 남편을 떠나도 아내가 잃을게 별로 없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현재가 항상 최선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선택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코로나가 불러온 불경기에 모든 나라들이 미친듯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이전 글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엄청난 돈을 풀고도 인플레이션이 없었던 일은 역사에 없었습니다. 역사를 새로 쓰는것에 배팅해서는 안됩니다.

신용화폐 시스템이 50년이나 지속된 것 자체도 대단한것입니다. 기술이 급격히 발전했고, 제 3세계가 글로벌공급망에 가담했고, 미국이 초강대국에 등극하며 많은 나라가 달러를 원했기 때문에 그나마 지속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달러를 비롯해 주요국 통화는 화폐개혁수준의 화폐가치절하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각국의 신용화폐가 "신용"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있다면 앞으로 머지않아 올 화폐가치의 급격한 절하만 대비하고 있으면 됩니다.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면 다른 대안도 고려하여 투자하여야 합니다. 다른 대안은 화폐를 가치있는 중간상품의 보관증으로 되돌리거나 국가가 아닌 제3자가 엄격한 원칙에 의해 발행되는 화폐를 찾는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