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신종코로나 백신 개발 성공소식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할 점





어제부터 대형 호재가 알려졌습니다. 신종코로나 백신 1상시험이 성공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내용입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mRNA-1273 이라는 백신 후보물질을 45명에게 투여한 결과 모두에게서 항체가 형성되었으며 투여용량에 비례하여 항체 형성량도 증가했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백신이든 치료제든 제발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입장에서 눈이 휘둥그레지는 내용입니다. 이를 반영해서 각국의 주식시장이 폭등을 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비관적인 편향이 있어서 좋은 뉴스를 흠집내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흥분에 의해 잘못된 판단을 하거나 투자를 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입니다.






RNA바이러스의 백신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1상 임상시험은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는데 한참 모자랍니다. 

어떤 의약품의 안정성과 효과를 입증하려면 4상까지의 임상시험이 있어야 합니다. 1상은 예비타당성 정도로 보는게 맞습니다. 실제로 대단히 유망한 의약품이 거의 마지막 단계인 3상과 4상에서 탈락하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HIV(에이즈 바이러스) 백신을 생각해 보면 됩니다. 30년 전부터 HIV 백신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국가기관과 제약업체가 엄청난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백신개발은 아직도 요원합니다. 그렇다면 아예 유력한 백신 후보물질이 나타나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일까요? 아닙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후보물질이 수없이 나타났습니다만 대부분 1상과 2상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몇몇 후보물지은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믿어져서 3상까지 올라갔습니다만 모두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내용은 구글에 "HIV 백신"을 치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30년간 생명과학분야의 엄청난 발전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만드는 것은 이렇듯 쉬운게 아닙니다. 1상 임상시험 소식을 듣고 섣불리 판단을 하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모더나라는 회사의 발표를 뒷받침할 다른 근거가 충분치 않습니다.

NIAID(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전염병연구소)는 이번 임상시험의 파트너입니다. 미국의 보건복지부는 백신개발 목적으로 모더나에 4억달러가 넘게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만약 이런 경사가 있다면 보건복지부와 NIAID가 나서서 자화자찬을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NIAID는 모더나의 발표에 대해 논평하는 것도 거부했다고 합니다.

이번 결과를 대대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미국 보건분야 책임공무원과 학자들이라기보다 트럼프와 트럼프가 임시로 만든 백신개발 TF팀입니다. 특히 백신개발 TF팀의 수장인 슬라우이는 모더나의 이사로 재직했고 모더나의 스톡옵션까지 갖고 있던 사람입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와 트럼프가 임명한 TF팀, 모더나에서 백신에 대한 긍정적인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모더나의 발표는 아직 동료평가(peer review)조차 받지 않은 상태입니다. 백신 후보물질이 항체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항체를 상당기간 유지하여 감염을 방지해야 합니다. 아직 그런 연구가 된 것은 전혀 아닙니다.







지금 전 세계가 사활을 걸고 백신과 치료제를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이 나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지만 이번 백신소식은 효과있는 백신이 개발중이다라고 받아드리기에는 근거가 너무 부족하고 정보원의 의도가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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