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책은 2017년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결과를 분석하여 앞으로 중국에 어떤 일이 있을지 예측하는 연구서이다. 위 저자들은 2002년 제16차 당 대회부터 이와 비슷한 일을 해 왔다.
지금이 2020년 하반기이니 벌써 3년 전 일이다. 그리고 20차 당 대회를 2년 앞두고 있다. 이 책에서 예측한 것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지금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긴 하다. 그래도 과연 이 연구서가 예측한 것이 터무니없이 틀린 것은 없는지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은 지난듯하다.
정치 분야를 볼 때,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시진핑이 일인 독재의 길로 들어섰다는 세간의 판단과 달리 중국의 집단지도체제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시진핑의 일인 독재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주장의 근거는 두 가지이다. 차세대 지도자를 지목 하지 않았다는 점과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라는 것이 당헌에 명문화되었다는 점이다. 저자는 시진핑이 아무리 자신의 지도이념을 '사상'이라는 이름으로 당헌에 기록하더라도 모택동이나 덩샤오핑 수준의 카리스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는 없다고 말한다. 또한, 차기 지도자를 지목하 지 못한 사정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중국의 권력 구조상 시진핑이 2022년에 다시 총서기직 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저자들은 시진핑이 19차 당 대회에서 권력을 공고히 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택동이나 덩샤오핑처럼 최종적인 결정권을 갖고 있지는 않은 '동급자 중 일인자'로 보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는 시진핑의 실용주의적 노선이 리커창의 주류 경제학적인 노선에 대해 승 리를 거둔 것으로 저자들은 본다. 두 노선이 중국 경제를 보는 스펙트럼의 극과 극에 있는 것 은 아니지만 시진핑의 노선은 리커창의 정통 경제학적 방식에 바탕을 둔 방식과는 다르다. 이 번 시진핑의 경제운영방식으로 볼 때, 당분간 중국의 자본시장개방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 위안화의 국제화 또한 큰 진전이 없을 것이며 기업과 시장 부분에 대한 정부의 통제가 약화하 는 일도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은 시장에 깊숙이 개입하는 방식으로 급격한 성장으로 노출된 위험을 관리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1기 집권기에 중국은 미국에 신형대국관계를 요구하고 일대일로를 포함해 공세적인 외교정책을 썼었다. 이런 면이 오히려 주변국과 갈등과 미국의 우려를 불러왔다는 자성이 있 었다. 제19차 당 대회로 알 수 있는 2기 시진핑 집권기의 외교정책은 미국에 자신의 지정학적 이익을 요구했던 이전보다 완화된 태도를 보인다. 특히 해양 대국 담론 부분도 축소하여 발표 하였는데 이는 해군력 증강과정에서 미국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자면 시진핑 2기의 외교정책은 1기 때보다 덜 공세적이고 부드러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압박을 지혜롭게 피하면서 강대국으로 부상하려 할 것이다.
2016년 집권한 대만의 차이잉원 정부는 이전 마잉주 정부와 달리 탈중국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차이잉원 정부와 대만의 독립세력에 경고와 회유를 하고 있다. 양안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은 우선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측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만과의 비공식 관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최근 한반도 정책은 한반도의 현 상태를 유지하되 한국과 북한 양측과 균형을 잡으 며 한반도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북핵 위기에서 볼 수 있듯 북한이 어떤 조처 하고 중국이 이를 해결하는 식으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북한이 주도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시진핑 1기 집권기에서는 이념적인 면보다 국익에 기초하여 북한과의 거리를 두고 한국을 적 극적으로 포섭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이런 관계는 2016 사드 사태를 겪으며 냉각되었다.
시진핑 2기 집권기는 중국의 복잡하고 미묘한 한반도 정책을 지속할 것이다. 일단 북핵을 용 인할 수는 없다. 이를 근거로 한미일이 군사적으로 밀착하고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한국에 영 구적으로 배치되는 것은 중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극도로 위험하게 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여 러 면에서 한반도 정책에 사용할 레버리지가 마땅치 않다. 할 수 있는 한 한반도에서 급변사 태가 일어나지 않고 현 상태가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시진핑 2기 집권이 시작된 이후, 예측하지 못한 가장 큰 변화는 미-중 갈등이라고 볼 수 있 다. 미국은 경제적 압박으로 중국의 경제정책을 폐쇄적이고 자립적인 방향으로 몰아세우고 있 다. 또한, 군사-외교적 봉쇄조치로 중국을 더욱 예민하고 공격적으로 만들고 있다. 대만을 통 해 중국을 자극하는 미국의 전략은 양안 관계를 최악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
미국에 대한 반작용으로 중국은 북한과 밀착하고 있고 한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중국이 한 반도의 지정학적 충돌지점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 위기에 나름대로 중 재자 역할을 했던 이전과 다른 양상이다.
모든 면에서 이런 대결은 중국을 더욱 단호하고 초조하게 초강대국이 되는 길을 추구할 것이 다. 앞으로 시진핑 2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조마조마하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