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임박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파장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갈등에 관한 내용은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충은 알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미국이 주도하는 NATO는 소련 붕괴 이후 꾸준히 러시아 국경쪽으로 동진했다. 이전 바르샤바 조약기구 국가를 회원으로 받는 것을 넘어서 이전 소련연방에 속했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발틱3국까지 회원으로 받았다.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까지 친서방쪽으로 끌어들이려 노력했다. 최종적으로는 나토에 가입시키는것이 목표였을 것이다. 이런 정책은 미국이 주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친서방국가가 되는 것 만으로도 러시아에게는 큰 위협이지만 나토에 가입하거나 나토와 밀접한 군사협력을 맺는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지정학적으로도 그렇지만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렇다. 러시아는 꾸준히 이를 경고해왔지만 미국과 서구는 이를 과소평가했다. 

최근 10년간 유럽과 미국의 공동의 이해관계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트럼프의 자국우선노선과 브랙시트 이후 앵글로색슨국가와 다른 유럽국가의 균열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천천히 우크라이나가 서구화 되는것을 용인하던지, 아니면 서구의 동진을 저지할지....

지금이 러시아에게 가장 유리하다. 러시아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견해차이가 크고, 에너지 가격이 높아 러시아 외환고에 외화가 가득 쌓여있으며, 팬데믹으로 각국이 각자도생에 정신이 없고, 유럽이 러시아의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사실 지금이 아니면 다음 기회는 없을수도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까? 나는 침공한다고 본다. 러시아의 요구와 미국의 입장이 도저히 양립할 수 없는 것이고 서로 물러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치킨게임에서 물러나는 쪽은 치명적으로 위신이 손상된다.

러시아는 핀란드같은 주변 중립국이 나토 가입을 고려할 정도로 군사적 긴장을 끌어 올렸다. 실제로 주권국가인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병합당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나토는 급히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있다. 만약 지금 푸틴이 물러난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것이다. 

지금은 대전차무기와 같이 비교적 간단한 무기를 급히 제공하고 있지만 시간을 번다면 나토는 방공망 구축부터 군사 훈련까지 필사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킬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토와 우크라이나는 더 밀착 할 것이다. 반러감정은 서구를 단합시켜 러시아에 더욱 일치되고 비타협적인 태도를 보일것이다.

미국은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 특정국가의 나토 가입을 러시아가 막을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길수도 없고, 러시아의 위협에 굴복해 동유럽에 배치된 나토 자산을 철수할수도 없다. 러시아 적당히 달래는 것도 불가능하다. 러시아의 요구가 분명하고 비타협적이기 때문이다. 약간의 양보도 미국의 외교적 패배로 보일것이다. 지지율이 바닥이고 중간선거를 압둔 민주당과 바이든 행정부 입장에서 악몽과 같은 일이다. 차라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하고 푸틴과 러시아를 악마화 하여 미국 여론을 자신에 유리하게 집결하는게 더 좋은 시나리오이다.

침공은 올해 2월 말 이전에 일어날 것이다. 전면적인 침공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저강도전과 하이브리드전 형태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분쟁지역화 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여러번 공언했듯 나토는 여기에 직접 개입하지 않을 것이다.



모두 걱정하듯 이번 사건은 전 세계적 혼란의 서막이다.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가 삐걱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러시아가 유럽 변경에서 미국과 나토를 배제할 수 있다면 중국이 타이완을 합병하는 것이 불가능할 이유가 있을까? 중국은 더욱 모험적이고 대담하게 행동할 것이다. 북한은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핵무기를 개선하고 핵투발능력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앞으로 동북아의 전운은 한층 고조될 것이다.

이란은 중동에서 가장 응집력이 있는 나라이다. 비교적 동질성이 있고 단합된 8000만명이 넘는 국민이 있고, 장기적 목표를 일관성 있게 추구하면서 비교적 잘 작동하는 세속정부도 존재한다. 여기서 비교대상은 중동의 다른 나라들이다. 시리아, 이라크, 예멘같은 나라에 개입할 수 있는 역량이 여기서 나온다. 미국의 영향력이 중동에서 물러나는 지금 국가의 존망을 걱정해야 하는 사우디 류의 석유왕국과 구별되는 국가이다. 이란은 본격적으로 중동에 영향력을 키울 것이고 이는 사우디나 이스라엘과 예측하기 힘든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


사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곳이 아니다. 지금 생각해 보자면 미국은 처음부터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정책을 시도하지 말았어야 한다. 미국은 러시아 공포증이 있는 동유럽 국가를 대거 나토에 가입시켜 나토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면서 유럽과 러시아의 세력균형을 유지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시도에 예상보다 훨씬 신속하고 결연하게 대응했다. 

적과 주먹질을 할 생각은 없고 그냥 구석에 몰아넣어 고립시켜 고분고분하게 만들려 했는데 적이 예상 밖에 반격을 한 것이다. 민망한 상황이다. 세상에 모든 싸움이 그렇듯 싸울 생각이 없다면 단순히 상대방이 굴복할 것이라고 믿고 시비를 걸지 말아야 한다. 피를 흘려서라도 자국의 이익이나 위신을 지키겠다는 각오가 없다면 상대 국가의 사활적 이익을 건드려서 자극하지 말았어야 했다.

반면 동북아시아는 미국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곳이다. 대만은 우크라이나와 다르다. 대만이 중국에 넘어가면 단순히 위신을 잃는게 아니다.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잃는 것이다. 한국은 훨씬 친중적이 될 것이고 잘못하면 일본도 중립적이고 독자적인 노선을 쫒아 미국과 멀어질 것이다. 동남아 국가들은 말할것도 없다. 전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아시아에서 축출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미국도 이를 잘 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중국이 미국의 초강대국 지위에 도전하는 것은 반드시 막으려 할 것이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거나 미국에 적대적인 행동을 한다면 미국은 전면전을 불사하고 개입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방위조약으로 묶여있고 미군기지가 국토 곳곳에 널려있는 한국이 중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선 안된다. 

한마디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은 한국에게도 생각하기 싫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일을 피하려면 중국이 큰 피해 없이 대만을 병합할 수 있다는 오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가 비교적 쉽게 우크라이나를 병합한다면 중국의 오판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러시아는 곳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다. 만약 러시아가 빠르게 우크라이나를 장악하고 안정화 한다면 미국의 위신은 크게 추락하고 중국, 이란, 북한의 오판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특히 대만문제에 대한 중국의 모험주의적 노선은 한국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댓글

  1. 정말 오랫만에 글을 남겨주셨네요! 결국 러시아는 침공하고 미국의 패권은 저물어가며… 세계 곳곳에서 갈등이 많아지고 각자도생에 들어가나보네요..

    답글삭제
    답글
    1. 그동안 다른 공부를 좀 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시간 될 때,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그동안 고민한 것을 글로 써 보려고 합니다.

      삭제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삭제
    3. 새글이 올라온 김에 다시금 미제스님의 예전 글들을 읽어봤는데요 19년에 말씀하셨던일들이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는게 이제는 조금 보이네요.. 가지고 계신 통찰력에 다시금 놀라기도 했고, 앞으로의 30년은 지난 30년과는 너무나도 다른 세계가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에요. 변곡점에 서있는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많이 느낄 수 없겠죠. 지나고 나서야 그때가 그런시기 였지 하겠지요. 암호화폐 관련 글들도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삭제
  2. 스팀잇에서 글이 안 올라 오셔서 걱정되었는데, 오랜만에 글을 남겨주셨네요!
    2차 세계대전 직전 전간기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1-2주 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말 주목해서 봐야할듯 합니다.

      삭제
  3. 3월 13일 이란이 움직였습니다
    이건 통찰인가요
    예언인가요

    답글삭제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