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앞으로의 예상 3편 ; 중장기적 세계의 변화

 


이전 글에 이어 이야기 하자면, 앞으로 10년 전후로 일어날 것으로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정학적 경계에서 일어날 다음 충돌지점

우크라이나 침공은 지정학적 단층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나타난 지진과 같다. 지구상에는 지정학적 단층이 여러 곳 존재한다. 중국과 대만, 북한과 한국 같은 충돌 지점은 워낙 잘 알려졌으니 따로 말할 필요는 없다. 정말 눈여겨 봐야할 곳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의 국경이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은 이미 심각한 충돌을 여러번 겪었지만 그냥 동네의 국지전 정도의 관심만 받았다. 아르메니아는 캅카스 산맥 남쪽에서 적대국에 둘러쌓인 사면초가 상태이다. 아제르바이잔은 터키의 사실상 참전, 이스라엘의 지원, 서방의 우호적 중립에 힘입어 마지막 분쟁에서 아르메니아를 압도했다. 러시아는 아르메니아를 지지했지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사실 아르메니아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직접 지원하기도 쉽지 않다. 

일어날 것이 거의 확실한 다음번 분쟁에서는 러시아가 아르메니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CSTO 가입국인 아르메니아의 요청을 핑계로 아제르바이잔에 직접 파쇄공격을 가할 가능성도 있다.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Vs 아르메니아와 러시아의 대결구도로 사실상 터키와 러시아의 대리전이 될 것이며, 이런 개입을 통해 NATO가입국인 터키를 압박해 NATO와 터키의 간격을 벌리거나 NATO 의지를 시험해 볼 기회가 있고 캅카스 산맥 남쪽의 완충지대를 확보할 수도 있다. 조지아를 압박해 친서방 정책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강요할 수도 있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의 다음 분쟁은 국지적 투닥거림이 아니라 훨씬 파장이 큰 지정학적 충돌이 될 것이다. 여기까지가 러시아가 자신의 힘을 투사할 수 있는 한계점이다.

핀란드, 스웨덴이나 발틱 삼국의 NATO 가입을 이유로 러시아 사이에 분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3차 세계대전이지 단순히 지정학적 충돌은 아닐 것이다.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만약 일어 난다면 그 후 인류의 미래를 그리는 것이 아무 의미 없을 것이다.



지정학적 균형의 급격한 변화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되돌아보면, 미국과 나토는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고 1990 이후 러시아의 사활적 이익을 슬금슬금 침해했다. 어떤 통일된 목적도, 의지도, 계획도 없는 산발적이고 근시안적인 일련의 결정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그리고 결국 러시아는 뼈아픈 반격을 가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괴뢰정권을 세우고 흑해를 장악할 경우 직간접적으로 중동과 유럽, 북아프리카에 지정학적으로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터키는 견제를 받지 않는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맛이 가면 나라가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예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할 때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에르도안의 웅장한 계획 덕분에 터키 경제는 이미 박살 나기 일보 직전이다. 다음번 경기 충격에 거의 확실하게 붕괴할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터키는 정치-외교-군사적으로 자신의 국력에 비해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독자적인 노선에 따라 시리아, 북아프리카,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이라크에 개입했다. 때로는 러시아에 맞서다가 미국과도 갈등을 일으켰다. '투르크어사용국기구(OTS)'라는 국제기구도 만들어 맹주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렇게 터키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터키의 지정학적 가치가 미국과 서방에게 있어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터키는 아주 간단한 봉쇄조치만으로 러시아를 흑해에 가둬 지중해에 출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니 터키가 조금만 러시아와 가까워지려는 태도만 보여도 미국과 나토는 경기를 일으켰다. 하지만 흑해를 마주 보고 러시아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게 된 지금은 독자노선 같은 소리를 할 수 없다. 믿을 게 나토밖에 없음므로 미국과 서방에 훨씬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전처럼 아제르바이잔을 대놓고 원조하여 아르메니아를 위협할 수도 없고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것도 힘들 것이다.

중동에 터키를 넘어서는 지정학적 가치를 지닌 나라가 있다. 이집트이다. 수에즈 운하의 경제적 가치야 말할 것도 없다. 중요한 군사적 이점은 지중해와 인도양, 나아가 태평양을 연결하여 군사력을 전개하는 통로라는 점이다. 지금은 친서방적 태도를 보이지만 지중해 쪽 서방의 압력이 줄어들면 이전에 터키가 하던 행동을 이집트가 할 수 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적 정권이 들어설 경우가 그렇다. 이집트는 중동과 지중해에 생긴 지정학적 공백과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여 크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중국이 이번 침공의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것에는 다 동의할 것이다. 미국의 압력은 분산되는 것을 넘어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미국과 서방이 아쉬운 소리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로부터는 봉쇄를 뚫을 경제 파트너로 여겨진다. 중국이 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은 전쟁발 인플레이션에 의해 중국 하층민이 동요하여 공산당 정권이 불안해지는 경우뿐이다. 중국은 손 안대고 코를 풀었다.

이란과 북한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압력이 분산되는 이익을 얻을 것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키기 이전부터 미국은 힘을 동북아에 집중하기 위해 이란과 핵 합의 복원을 밀어붙이고 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란 핵 합의는 복원될 것이고 이란에 대한 제재는 상당부분 해제될 것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고 미국이 중동에 관심을 잃으면 이란은 중동에 생긴 힘의 공백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유럽 각국은 커다란 위기를 겪는 게 불가피하다. 유럽은 경제는 EU, 안보는 NATO라는 조직에 의존하고 있는데 두 기구의 가입국도 다르고 서로 유기적 접점도 없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가 유지되었던 것은 유럽에 군사적인 위협이 없었기 때문이고 이는 미국의 패권 덕분이다. 이제 유럽에도 군사적 위협이 있다는 게 명확해졌으니 유럽의 안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결정해야 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NATO 이외에 별도의 유럽 안보 협력기구가 신설되거나 NATO가 더 통일되고 적극적인 기구로 탈바꿈할 수 있다. 만약 NATO가 지금처럼 허약한 모습을 보인다면 유럽 각국은 이해관계가 맞는 나라들끼리 각자도생 하는 길을 택할 것이고 EU도 해체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경우 전 세계는 고사하고 지중해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핵무기의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며 우크라이나가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는 결과론적 이야기일 뿐이다. 하지만 여러 나라가 여기에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집단 안보 조약과 국제법 질서(즉 약속과 규칙)에 의해 영토와 주권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은 허상이다. 믿을 것은 자신의 힘뿐이다." 현실적으로 강대국과 최소한의 힘의 균형을 보장하는 것은 핵무기밖에 없다. 약속과 규칙이 한 나라의 영토와 주권조차 보장하지 못하는데 NPT(핵무기확산금지협정)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탈퇴와 현상유지의 손익을 계산하다 여러 나라가 각자도생할 것이다.

이란은 핵무기 보유의 동기가 큰 나라다. 이미 미국의 촘촘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어서 핵 보유를 선언해도 더 잃을 것도 없고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와 같이 적대적인 국가에 위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핵무기 투발 능력과 핵물질 확보에 상당한 성과가 있다. 이게 아니더라도 핵무기 개발 기술은 물론 어쩌면 완성된 핵무기 자체도 북한을 통해 쉽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 분야에서 대단히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란이 사실상 핵무장이 임박한 상황이라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당분간 사우디 단독으로 핵물질을 확보하거나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하지만 이미 파키스탄으로부터 언제든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과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일본이 핵무기 6,000개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기폭시험도 시뮬레이션으로 대체할 수 있어서 2~3개월 안에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사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핵물질을 확보하는 데 일본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신뢰성 있는 핵무기를 쉽게 만들 능력도 있고 핵무기 투발 능력도 이미 상당하다. 지금은 비현실적으로 들리겠지만 앞으로는 한국과 일본도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란과 사우디,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한국도 즉시 핵무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북아 안보 상황을 봤을 때, 다른 대안이 없다.

이 외에도 터키, 이집트, 인도네시아, 브라질, 대만,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거나 안보의 위협이 있는 나라도 핵무기를 가지려는 유혹이 커질 것이다. 한 군데만 둑이 터지면 핵무기 확산은 막을 수 없다. 이른바 핵무기 확산의 시대이다.



더 위험한 상황, 핵무기 통제의 붕괴

이전 구소련 붕괴 당시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핵무기는 부적절하게 방치되어 있었다. 다양한 전술 핵무기에 접근할 수 있는 군인과 기술자에게 급여도 지급되지 않고 있었고 군수물자가 밀반출되어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핵보유국이 붕괴할 때의 위험성을 보여준 것이다.

붕괴할 위험이 가장 큰 핵보유국은 파키스탄이다. 아프가니스탄 못지않게 파키스탄 또한 복잡한 씨족, 종족으로 분열된 나라이다. 30대 미만 인구가 많고 국민소득이 높지 않다. 앞으로 필연적으로 나타날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에 의해 가장 취약한 나라다. 정치적 소요사태와 불안의 위험성이 높고 탈레반식의 이슬람 원리주의 정권이 탄생하거나 아프가니스탄식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핵무기는 신뢰할 수 없는 정권이나 아예 통제가 안 되는 상황에 맡겨지게 된다.

다음으로 위험한 나라는 북한이다. 정치적 격변에 의해 누가 핵무기를 통제하는지 알 수 없는 끔찍한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이란이나 기타 국가로 핵물질, 핵무기, 핵기술을 유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북한이 아니더라도 핵무기를 갖는 나라가 많아질수록 핵무기 통제를 상실할 확률도 높아진다.

핵무기가 한 나라의 정부의 통제하에 있을 때는 그나마 예측 가능성이라도 있다. 어디에 핵무기가 있는지 대략 알 수 있고, 사용의 전조가 있으며, 사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복도 명확하다. 문제는 핵무기가 극단적인 집단에 넘어갈 때이다. 이런 집단은 훨씬 모험적이거나 아예 비밀리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핵 테러의 대상은 미국과 서방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테러 집단을 억압하는 지역의 정부일 수도 있지만 그 파괴력과 위험성은 다를 리 없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핵무기가 국지적 분쟁이나 테러에 의해 사용될 확률이 매우 높다.



당분간 다극화된 세계, 그리고 미국의 귀환?

미국은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미국이 상징하는 것은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로운 세계 질서이다. 이걸 미국 패권주의를 정당화하는 달콤한 말장난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어도 상관없다. 이전 글에서도 말했듯 인간은 강력한 정주형 도적(stationary bandits) 아래서 더 평화롭고, 부유해진다.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패권 국가보다 앵글로색슨 국가의 패권이 가장 포용적이고 온정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체제를 미국은 유지할 각오와 능력이 있느냐는 점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북미대륙에 기반을 둔 앵글로색슨 국가들의 맹주 정도로 수축된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어쩌면 일본 정도를 규합해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영국과의 동맹으로 유럽에 제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여전히 강력하지만 세계 주요 이해관계에 개입할 능력은 제한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은 알아서 각자도생해야 하고, 중국이 동남아와 대만에 영향력을 높일 것이다. 여러 나라가 알아서 핵무장을 하고 지역 군사동맹을 맺을 것이고 달러의 영향력도 축소될 것이다. 거의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다. 조용히 패권에서 물러나는 나라는 없다.

미국이 순순히 퇴락할 생각이 없다면(당연히 그런 나라는 없으니) 멀어지려 하는 동맹을 묶어 놓고, 잠재적 적국을 위협하고, 필요하면 본보기로 힘을 사용하려 할 것이다. 

미국은 인구와 노동가능인구가 동시에 증가하는 거의 유일한 서구 국가이다. 엄청난 자원과 안전한 지정학적 위치도 갖추고 있다. 포용적 정치체제 덕분에 여러 나라에서 인재와 기업이 몰려드는 곳이다. 덕분에 앞으로의 기술 혁신을 미국이 주도할 것도 거의 확실하다. 고령화되고 잠재적 적국에 포위된 중국이나 농산물과 가스를 팔아 먹고 사는 러시아가 미국의 패권에 장기간 도전할 가능성은 없다.

현재 미국이 겪는 어려움은 앞에서도 말했듯, 지금까지 미국이 해 온 일관된 목적도, 의지도, 계획도 없는 산발적이고 근시안적인 일련의 결정의 결과이다. 러시아와 충돌할 의지도 없으면서 무책임하게 나토를 확장했고, 중국식 국가주의의 위협은 너무 늦게 알아챘다. 자신이 무너뜨린 이라크와 아프간에 "민주적"친미 정부를 세우려다 한참 수렁에 빠졌고 미얀마와 시리아에서도 이상적 관념론에 집착하다 실기했다. 

예민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국가의 장기적 운영은 푸틴처럼 해야 한다. 간섭 많은 시어머니 같이 여기저기서 행동을 남발하는 게 아니라 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 명확한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레이건의 명연설의 내용처럼 "분명한 댓가가 있을 것이다. 너희가 넘지 말아야 할 지점이 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힘을 투사할 공간을 가능한 좁고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 외의 공간은 이전의 영국이 그랬듯 힘의 균형을 이용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미국은 구소련 붕괴 후 기존 유럽 동맹국과의 관계는 유지하되 근본적으로 유럽과 러시아가 힘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거리를 뒀어야 했다. 미국이 나서서 러시아가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서 얻을게 단 하나도 없었다. 

셰일 혁명으로 중동의 에너지에 대한 의존이 사라진 시점에서 미국은 중동에서 이스라엘, 사우디, 터키, 이란 사이의 힘의 균형을 조율하되 직접적인 개입은 줄였어야 한다. 시리아 수니파 반군을 지원해서 미국이 얻은 게 무었인가? 그나마 세속적으로 통제력을 발휘했던 아사드 정권을 러시아, 이란과 밀착하게 만들었을 뿐이다. 불완전하지만 그나마 현실적이었던 이란과의 핵합의를 뒤집어서 얻은 게 무었인가? 이란이 중동에서 본격적인 회색전쟁을 실행했고 심지어 미군 기지가 수십발의 탄도미사일 공격까지 당하는 망신만 당했다. 풍전등화인 사우디류의 시대착오적 왕정국가, 동맹의 이점이 줄어든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미국에 이익은 없고 의도치 않은 분쟁에 말려들 위험만 있을 뿐이다.

미국은 전 세계 관심사에 모두 간섭할 여력이 없다. 그렇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미국의 사활적 이익을 명확히 해야 한다. 이제 미국은 이런 현실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지금 미국의 사활적 이익은 중국의 초강대국화를 저지하는 것,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 투발수단과 핵무기의 확산을 막는 것 단 두가지이다. 둘 다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특히 후자는 더 힘든 과제이다. 우선 이 사활적 이익이 걸린 곳은 동북아 지역이다. 안타깝지만 북한의 핵무장을 저지하는 과제는 30년 전 클린턴이 영변 핵시설 폭격을 포기한 때부터 이미 꼬였다. 중국의 초강대국화를 저지하는 일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꼬이기 시작했다. 앞으로 미국이 사활적 이익을 지키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 미국은 당분간의 혼란 뒤에 압도적인 잠재력으로 중국을 주저 앉히고 러시아를 침묵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후의 세상은 지금과 상당히 다른 기이한 곳일 수 있다.


위의 모든 가능성은 중국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 예상한 것이다. 대만 문제로 양국이 직접 충돌한다면 미래는 훨씬 더 기이한 곳이 될 것이다. 

다음은 앞으로 한국이 겪게될 도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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