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좋은 글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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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軍에 몰린 ‘묻지 마 예산’… 對美 전쟁 방아쇠 되다 [박훈 한국인이 본 20세기 일본사]
많은 한국 시민은 ‘설마’할 것이다. ‘이 대명천지에 설마 우리에게 전쟁이 닥칠까?’ 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이 대명천지는 지난 30∼40년 만의 특수한 시대로 역사에 기록될지도 모른다. 지금 서울 강남을 활보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자신이 방공호에 들어갈 날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기고 있는 소비자들이 당신 생애에 배급제를 경험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상대해주지 않을 것이다. 100년 전 다이쇼 데모크라시(1905∼1931년)를 만끽하던 일본인들이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그러나 자유와 소비를 만끽하던 일본인들은 만주사변(1931년)이 시작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방공호와 배급제에 의지하는 신세가 됐다.......
어떤 사회가 한 세대 정도 그 체제를 유지하면 사람들은 그게 영원할 줄 안다. 하지만 폴란드가 한국 무기를 대규모로 사는 일을 몇 년 전만 해도 과연 상상할 수 있었을까. 종전 후 한 세대 만에 미국과 베트남이 찰떡궁합이 되어 중국을 압박하는 모습을 과연 몇 명이나 예견할 수 있었을까. 그러니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세상이 결코 지속적인 것이 아니라 시작된 지 얼마 안 됐고, 바로 앞에 낭떠러지나 갈림길이 있을지 모른다는, 역사에 대한 ‘예민한 감수성’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전쟁 발발에 대한 감각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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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게 심상치 않은 요즘 읽어보기 좋은 글이다. 그리고 2023년, 아니 앞으로 수년간은 염두에 두면 좋을 글이다.
2022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침공했으나 계획과 달리 지루한 소모전이자 서방과의 대리전에 말려들었다. 미국 연준은 급격히 금리를 올렸다. 다른 나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금리를 따라 올리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물가는 천천히 떨어지는데 경기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북한은 2022년 역대급으로 도발했다. 덕분에 한반도의 긴장은 매우 높아졌다.
2022년에 일어난 이 세 움직임이 내 생각에 2023년 우리나라의 한 해를 결정지을 변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올해도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대중의 관심이 떨어진 것과는 별개로 전쟁은 서서히 격화되고 있다. 서구, 특히 미국은 점점 치명적인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군사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러시아 본토 여러 곳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도 본격적으로 자원과 인력을 동원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민해진 양측에서 조금만 불씨가 잘못 튀어도 급속히 전쟁 양상이 바뀔 수 있다. 폴란드에 우크라이나의 S300미사일이 오발로 떨어졌을 때 우리는 모두 이런 위험성을 봤다.
그나마 확전과 핵재앙 없이 전쟁을 마무리하는 방법은 1950년 한국전쟁과 같이 우크라이나 영토를 분할하는 선에서 전쟁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달리,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당사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걸려있는 '위신과 이익, 두려움'이 너무 크다. 내 생각에 아직 이 전쟁은 절정에 이르지 않았다. 전쟁 당사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전쟁에 진저리가 나서 위신이고 뭐고 전쟁을 멈추고 싶을 때까지 앞으로 한참 동안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이 기간 동안에 언제든 위험한 곳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올해도 50p가량 올리고 올해 내내 그 금리를 유지한다는 것이 세간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그리고 대부분 올해 경기가 침체하거나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내 예상으로 올해는 경제적으로 정말 위험한 해가 될 것이다. 아래는 3개월과 2년 국채와 10년물 국채 사이의 스프레드다.
수십 년간 보지 못했던 역대급 장단기금리 역전 상황에서 이제 서서히 금리 역전 폭이 줄어들고 있다. 장단기금리가 역전한 후 역전을 벗어나 금리차가 다시 50~100p 정도로 벌어졌을 때 큰 경제위기가 왔다. 위와 같이 3개월물과 2년물 모두 장단기금리차 역전이 일어난 이후 경제위기가 오지 않은 적은 없다. 지금까지 예외는 없었다. 아마 올해 중순에서 말쯤이면 이런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미 피부로 느끼듯, 우리나라 경제는 서서히 침체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악화하면 한국과 같은 교역에 의존하는 제조업 국가가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 2007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한국의 경제 회복이 빨랐던 이유는 경제 타격을 별로 받지 않은 중국이라는 시장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돈독한 외교관계 덕분에 이명박 정부의 원화 절하 정책을 미국이 용인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 위기는 그런 기회가 없다. 불안한 국제 정세, 단절된 공급망, 돈 풀기로 약해질 대로 약해진 경제 체력, 모든 것이 불길한 행성 정렬처럼 겹치고 있다. 누누이 말했지만 이번 경제위기는 달러 기반 명목화폐 제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다.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모든 기존 명목화폐의 가치는 심각하게 훼손된다. 그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시작은 올해에 시작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북한의 역대급 미사일 도발과 며칠 전의 무인기 도발, 한국의 저궤도 위성발사체를 빙자한 고체연료 ICBM 실험, 등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은 상당히 높아졌다. 대부분 국외의 분쟁에 정신이 팔려 한반도의 위험한 불씨를 간과하고 있다. 워낙 북한이 시끄럽게 짖는 개와 같다는 경험이 쌓이다 보니 아무리 크게 짖어도 신경 쓰지 않는 것이 한국인의 대체적인 태도이다. 그러나 올해는 좀 다르다. 남북 상호 군사적 위협의 수준이나 강도가 근 20년간 최고 수준이다.
북한의 군사적 우위는 오로지 핵 뿐이다. 북한은 핵무기 경량화와 투발수단의 다양화(ICBM, SLBM, 등)를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해 왔다. 북한의 이런 군사적 우위도 내 생각에 5년 안에는 사라진다. 한국이 아무 계획 없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을 만들고 핵 추진 잠수함을 연구하고 있는 게 아니다. 우주 발사체만을 올리려고 어제와 같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만드는게 아니다. 핵무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은 몇 년 전부터 다양한 발사체를 배치했거나 배치 직전이다.
한국은 20년 전에 이미 레이저를 이용한 첨단기술로 우라늄을 77%까지 농축했다. IAEA에 걸리지 않았다면 아마 85% 이상(핵무기급)으로 농축했을 것이다. 기술실증단계로 소량만 농축한 것이었지만 20년 뒤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한국에 묻혀있는 우라늄으로 순식간에 핵무기급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정도의 기술력이 있는 나라에서는 임계전핵실험을 통해 핵폭발을 일으키는 거창한 핵실험 없이도 신뢰성 높은 핵무기를 제작할 수 있다.
한국의 다양한 발사체와 잠수함 개발은 핵무장의 전초작업으로 봐야 한다. 아마 5년 안에 한국도 어떤 방식으로든 핵무장을 할 것이다. 사실 다른 방법도 없다. 나토식 핵공유.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 모두 그럴듯한 개소리일 뿐이다. 지금처럼 모든 나라가 각자도생하는 세상에서, 최후의 순간에 우리의 의지로 사용할 수 있는 대량 보복 수단이 필요하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면 북한은 한국이 이전처럼 호의적이지 않고, 미국은 아예 북한에 관심이 없는데 고립과 경제적 압박은 풀 길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이전 정부의 호의적 대북정책을 폐기했을 뿐 아니라 이런 정책과 관련된 전 정권 인사들에 형사 책임을 묻고 있다. 그리고 공세적 군사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항상 군사적 도발을 해 왔다. 북한의 도발은 항상 창의적이고 기발했다. 이번에도 어떤 식으로든 도발하겠지만 이번에는 아마도 서해 5도와 휴전선에서 기발한 방법으로 저강도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게 아마 올해가 될 것이다. 6개월 동안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충분히 확인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올해 신경 쓰고 있어야 할 위험은 위와 같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확전, 금리 인상에 따른 공황급 경제위기, 북한의 저강도 도발이다. 거기다 조금 보태자면 세르비아, 중동-아랍지역의 정권 붕괴나 전쟁 정도다. 이 모든 지뢰를 세계가 피해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모든 원인에는 결과가 있듯, 지금까지 쌓여온 갈등과 잘못의 결과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내 생각에 이 모든 것을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도전적인 계획과 공격적인 투자보다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면서 현실의 급격한 변화에서 꿋꿋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한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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