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번 경제위기에서 기존의 화폐시스템의 한계가 들어나면
- 현대화폐이론(MMT)같은 정부주도의 강력하고 억압적인 화폐정책을 시행하거나...
- 재화와 용역의 교환수단인 중간상품으로써의 화폐의 본질로 회기하는 방법외에 없습니다.
1번은 환율의 불안정과 세계의 경제가치사슬을 희생하더라도 정부의 통화정책의 독점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2번은 정부가 통화정책의 독점과 독립성을 포기해서 전세계의 환율의 안정과 경제가치사슬을 보존하겠다는 것입니다.
1번의 길로 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이전글에서 설명드렸습니다. 정부에게 무한한 힘을 넘겨주어 정부가 강력한 독재자가 되거나 자제력을 잃고 파멸하게 하는 길입니다.
2번은 금-은본위제로 돌아가거나, 민간화폐를 허용하거나, 혹은 기타의 실물자산과 연계하여 법정화폐 발행에 강력한 견제장치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어떤 것이든 정부의 발권력의 제한이 가해지는 것을 의미하니 어떤 정부도 순순히 받아드릴 일은 없습니다.
정부는 발권력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야 밍기적 거리며 자신의 독점권을 일부라도 포기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발행하는 암호화폐 리브라(Libra)에 대한 주권국가들의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주요국가의 법정화폐 보유량을 기반으로 발행한다는 민간화폐 소식을 듣자마자 미국과 EU를 비롯해 여러 국가가 분노발작을 일으켰습니다. 아직 발행된 것도 아니고 대략적인 청사진만 보고도 이정도입니다.
이렇듯 정부는 자신들의 발권력, 영토 내에서의 화폐 독점에 도전하려는 시도만 봐도 발작을 일으킵니다.
비트코인 이하 암호화폐를 대하는 각국 정부의 조롱과 경멸도 익히 아실겁니다. 비트코인은 우습게 여기면서 리브라에는 분노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은 금처럼 화폐제도에 편입시켜 금과 은처럼 특수한 자산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리브라는 나오자 마자 대다수 국가의 통화를 작살내 버리고 달러의 발권력도 제한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아르헨티나 혹은 터키사람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하루밤에 15%, 일년에 30-40%씩 가치가 떨어지는 그 나라의 법정화폐로 갖고 싶겠습니까. 아니면 달러-엔-유로-파운드 평균가치를 추종하는 리브라를 갖고 싶겠습니까..
각국 정부가 경제위기를 수습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강력한 다국적기업부터 자체적인 교환수단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리브라는 강력한 기업이 정부의 발권력에 도전한 역사적인 시도입니다. 이런 시도가 확실히 성공할 순간은 정부의 화폐위기와 경제위기 관리능력이 한계이 부딧쳤을 때입니다.
민간에게 가치교환과 저장수단을 넘겨주기 싫으면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발행하는 통화를 실물가치와 연동시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때야 말로 종이돈을 종이돈으로 갚아주겠다는 헛소리가 아니라 금-은-기타 가치를 가진 자산에 연결된 법정통화가 나타날지 모릅니다.
사실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3편의 시나리오대로 암울한 미래가 올지 지금 이야기하는 긍정적인 미래가 올지....
한가지 확신하는 것은 있습니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고 동의하는 진정한 가치저장수단을 갖게 된다면 인간은 전무후무한 문명의 도약을 이룰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전 세계에서 받아들여지고 타락할 염려가 없는 화폐제도 하에 협력할 때 어떤 일이 있을지 상상해 보십시오.
시간이 지난다고 문명이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문명의 몰락과 퇴보를 볼 수 있습니다.
논점과 벗어나는 이야기이지만 조선 후기가 과연 고려, 통일신라시대보다 진보한 사회였을까요? 1960년대 까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소달구지는 인도-유럽어족이 6000년 전 신석기에 사용되던 수레와 다를바 없었습니다. 후기 청동기문명의 몰락부터 로마제국 멸망 이후까지 급작스런 문명의 퇴보와 정체는 수도 없이 일어났습니다.
현대 문명은 인간의 자유와 힘의 균형에 바탕을 둔 재산권, 대의제도, 시장원리같은 특정 조건이 만나 만들어진 성과입니다. 이 성과가 너무 찬란해서 불과 200-300년만에 인간은 우주를 날아다니고 5G로 통신을 하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본적이 없는 풍족한 재화와 서비스를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번영도 인간이 자유를 잃고 정부가 너무 비대해져 힘의 균형이 깨어지면 언제든지 쇠퇴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역사는 이런 예를 수도없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현실은 강력해진 정부가 대의제도를 우회하고 시장원리를 질식시킨 다음 개인의 존엄성과 재산권도 제한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번 일어났고 앞으로도 일어날 경제위기는 시장의 탐욕이 일으킨 것이 아닙니다.
시장원리에 역행하여 정부가 점점 독점력을 발휘하며 엉망으로 만들어버린 그 물건... 바로 화폐가 일으킨 것입니다. 정부가 돈을 갖고 놀다가 통제력을 잃으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되고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무서워서 금리를 잘못 올리면 경제위기가 오는 것입니다.
인류의 진보는 독점과 특권이 깨지는 만큼 일어났습니다. 이제 인간사회의 혈액과도 같은 화폐에서 독점과 특권을 깰 수 있느냐는 도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에 따라 인간이 가본적 없는 진보와 번영을 누리거나 점진적인 퇴보를 겪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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