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시진핑의 블록체인 옹호발언, 그리고 죄수의 딜레마






국가가 직접발행하는 CBDC, 기업이 주축이되어 발행하는 리브라, 전세계 채굴자와 시장참여자에 의해 운영되는 민간암호화폐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필요 없이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누구에게 돈을 지불하거나 송금을 하려면 금융기관을 거쳐야 했습니다. 눈 앞에서 현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면요. 카드로 커피를 사먹던, 직원에게 월급을 이체하던 마찬가지입니다.

은행을 통하던 말던 돈만 주고 받으면 되니 개인입장에서 크게 체감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게 뭐 대단한 일인가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주게될 사건입니다. 마치 혈액을 생산하고 순환시키는 골수와 심혈관계 없이 몸에 영양분과 산소를 교환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당장 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이점은 자신의 부를 원하는 나라의 화폐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저장할 수 있고 외국 어디든 자유롭게 지니고 이동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위안화나 디지털달러, 디지털유로화를 개인지갑에 담아두고 국내외 어디서든 손실없이 재산을 소비, 증여, 이동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반면 은행을 통해 화폐를 창조하고 은행을 통해 화폐량을 조절하는 국가의 역할은 위협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개인의 경제적 자유는 증진되고 개인을 통제하는 국가의 힘은 줄어듭니다.






이런 것을 국가가 원할리 없습니다. 그럼에도 각국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고 연구하는 이유는 다른나라나 회사가 먼저할까봐 두려워서입니다. 이걸 먼저 시도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됩니다. 한마디로 다른나라의 통화에 선제사격을 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각국은 치열한 화폐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리브라야 규제로 조지고 청문회에 불러서 조져서 발행하지 못하게 하면 된다고 쳐도 다른나라가 CBDC를 발행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다 함께 단합해서 CBDC따위 하지 말자고 담합거나 먼저 발행하여 편익을얻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세계 각국은 이런 담합을 할 정도로 서로를 믿지 않습니다.







며칠전 시진핑의 예상밖의 발언으로 인해 암호화폐 가격이 30% 넘게 폭등했습니다.

시진핑 “블록체인 기회” 발언 다음날 중국 전인대 ‘암호법’ 통과

지금까지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했던 중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는것 만으로 이정도 오를 수 있다면 본격적인 허용국면에서 암호화폐가 얼마나 큰 잠재력을 갖고 있을런지 예상해 볼 수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미 중국이 선제적으로 CBDC를 발행하기로 한 것은 이전글에서 설명드린바 있습니다.

싫든 좋든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CBDC를 발행하다보면 리브라 같은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발행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필연적으로 각국의 CBDC와 기존 암호화폐의 P to P 교환시장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과 임의의 발행걱정이 없는 기존의 암호화폐의 장점이 더욱 부각될겁니다.






각국 정부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다른정부의 화폐를 공격(혹은 선제적 방어)를 위해 CBDC를 발행하려는지 몰라도 결국 자신들의 화폐주조권을 민간에 넘겨주는 결과를 낳게 될겁니다.

만약 지금의 화폐제도가 명확한 실물자산으로 뒷받침되는 건전한 것이었다면 각국 중앙은행이 이렇게 불안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금본위제를 최종적으로 파괴한 1971년 이후 신용화폐라는 괴이한 제도는 여러번 경제공황을 일으켰고 2007년 서브프라임사건때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지금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확실히 죽을겁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모든 화폐제도가 그런식으로 죽었기 때문입니다. 지배자가 화폐차익을 위해 화폐를 타락시키다 결국 사라졌습니다. 한번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지금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각국정부와 중앙은행, 그리고 은행을 위시한 금융엘리트들입니다. 이들이 금본위제를 파괴한 뒤 얼마나 많은 돈을 풀었는지 보십시오.






이제 인플레이션과 균형재정 같은것 신경쓰지 말고 정부가 그냥 돈을 무한히 찍어내야 한다는 MMT이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세기말적인 분위기입니다. CBDC도 화폐제도가 종말로 가는 세기말적인 분위기에 자신의 통화만이라도 살아남겠다는 각국 정부의 마지막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참고로 근 십년간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올랐다고 생각하십니까? 그것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십니까. 그렇다면 더 큰 박탈감을 느끼셔야합니다. 아래 표를 보십시오.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서울 아파트가격은 오른게 아닙니다. M2통화량(즉 광의의 통화량증가)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즉 늘어난 화폐량에 비하자면 그냥 근근히 가치를 유지한것에 불과합니다.

강남 아파트에 투자한 사람은 승자가 아닙니다. 생존자입니다. 패자는 화폐증가량보다 훨씬 적은 소득상승에 고통받는 봉급생활자, 연금생활자, 자영업자, 기타 고정수입을 얻는 장기투자자들입니다. 승자는 화폐를 타락시켜 이득을 얻는 정부, 정부기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계약업자들입니다.

희한하게 투기를 잡는다는둥 하는 소리가 나오면 패배자들이 생존자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돈을 풀어 패자를 양산한 주범에게 생존자도 패자로 만들어 달라고 매달리고 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기괴한 현상이죠.





이런 인지부조화증상이 해소되려면 화폐제도 밖에서 기존의 화폐제도를 비교할 수 있는 비교대상이 생기는 수 밖에 없습니다. CBDC가 이런 화폐의 등장을 앞당길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댓글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상품 화폐의 시대가 오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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