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비평) 김정은은 어떤 상태인가? 북한은 어떤 상태인가?

 

오늘 염려스러운 기사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권력이 위임되었다는 국정원의 발표이지만 제가 보기에 북한의 통치체제와 안정성에 이상이 있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속보] 국정원 "北, 김여정이 위임통치…후계자 결정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북한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것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친북적인 정권하의 국정원에서 나온 정보라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상당히 심각한 내용으로 봐야 할 듯합니다.





위 기사의 핵심은 김정은이 김여정을 비롯한 일부 인사에 통치를 위임했다는 것입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통치를 위임하는 이유로 "통치 스트레스"와 "책임 회피"를 들었습니다. 말 같지 않은 소리죠. 통치하는 게 힘들면 실무 모두는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실제 통치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처럼 하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독재자는 어떤 이유를 들어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위 기사는 김정은이 실무결정 책임을 위임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통치, 즉 권력을 위임했다고 말했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지금처럼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내부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권한을 나누서 여러 명에게 위임한다구요?

북한 같은 일인독제체제에서 스트레스받는다고 권력을 위임하거나 이양하는경우는 없습니다. 권력을 행사할 수 없는 불가피한 이유가 있을 뿐이죠. 김정은은 죽었거나 권력을 유지할 수 없는 중대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사실 올해 4월 말에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저도 이때 김정은이 최소한 건강상의 중대한 문제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세상비평) 김정은은 죽었는가?

6월 말에도 이상한 동향이 있었습니다. 극단적이고 모험적인 대남 도발이 김정은의 이름이 아니라 김여정의 이름으로 시작된 것입니다. 김여정이 도대체 무슨 권한으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할 수 있었을까요? 



김정은이 권력을 행사할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가정하면 여러 가지 이상한 점이 명확하게 설명이 됩니다.

  • 북한은 6월 중순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고강도의 도발을 하고 후속 조치를 선언해 놓고 후속 조치는 모두 전격적으로 취소하였습니다. 권력기관 내에 손발이 안 맞을 때나 나오는 행동입니다. 이전 북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현상입니다.
  • 북한은 작년 말부터 미국을 겨냥한 추가적인 무력시위를 약속해 놓고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다른 발사체로 도발하는 것도 중지한 상태입니다.
  • 최근들어 나온 주요 결정이 김정은이 아닌 "노동당 중앙위원회" 같은 단체 이름으로 나오는 일일 빈번해졌으며  "혁명의 수뇌를 결사 보위"한다는 식의 표현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가와 인민의 존엄"같은 용어가 빈번히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요약 하자면 최근들어 북한은 대남전략 같은 중요한 정책이 오락가락하고 있고, 미국과 외부에 힘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당 중앙위원회 같은 기구의 발표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북한의 이상한 움직임은 과두제하에 의사결정이 일사불란하지 않은 상황이고, 내부 문제나 내부 권력투쟁에 몰입하느라 대외정책을 실행할 힘이 없고, 김정은 개인의 권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깔끔하게 설명이 됩니다.




그리고 최근 북한의 경제-사회의 상황은 상당히 좋지 않아 보입니다. 

국정원이 오늘 밝힌 최근 북한상황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북한이 최근 집중호우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 과정에서 황강댐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을 마주했다.... 수해 및 경제상황과 관련 최근 집중호우로 인해 강원, 황해, 남북도 등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도보다도 농경지 침수피해가 크게 증가했다.....신종코로나와 관련해 6월 경 상황이 약간 완화돼 방역과 경제를 병행하다가 7월부터 재확산 위기가 고조돼 최대 비상방역체제에 돌입해 평양과 황해도, 강원도를 출입 통제하고 있다.... 영변 5㎿ 원자로는 가동 중단 상태(집중 호우에 침수되었을 가능성)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군 하계훈련량도 25∼65% 감소했다”



북한의 권력상황의 변화와 현재의 경제-사회적 위기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겠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잘 풀릴지도 모르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상당한 악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미국은 누구와 협상해야 모르는 상황입니다. 만약 북한 권력층 안에도 여러 입장이 있다면 일은 더욱 복잡해집니다. 협상상대도 모르겠고 약속 이행도 확실치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미국은 북한과의 협상에 관심이 없는 상태입니다. 대선이 끝날 때 까지 최대한의 경제적 봉쇄만 하겠다는게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입니다.

미국은 북한 지도부가 허약해지거나 분열되었다고 판단한다면 북한을 분열시키려는 공작이나 군사적 옵션을 사용하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만약 핵을 누가 통제하는지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한다면 확실하게 군사력을 사용할 것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혼란스러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이나 미국에 예측할 수 없는 도발을 할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분열된 북한 권력이 주변 국가들의 개입을 불러일으키면 북한은 시리아나 이라크, 리비아처럼 주변국가와 열강의 대리전이 일어나는 곳이 될수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대리전이 벌어지는 곳이 되는게 최악의 상황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가 남사군도나 대만에서 충돌해야 합니다.

앞으로 2-3년 만이라도 북한의 권력의 심각한 공백이나 분열이 없이 적당히 약화된 현재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 한국 국익에 최선일겁니다. 그 다음에 북한이 큰 혼란 없이 실리적인 집단지도체제로 전환되는게 평화롭고 번영하는 동북아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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