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 - 2편 ; 상상력을 뛰어넘는 밝은 미래를 위하여

 


이전 글에서 정부의 화폐 독점을 깨뜨리는 것이 인류 발전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화폐 독점이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이 각자 사용할 화폐를 결정할 수 있는 세상, 화폐가 가치를 저장-교환하는 중간상품으로서의 본질을 되찾은 사회를 상상해 보자.



미래 어느 시점에서 누구든 자신이 원하는 암호화폐, 외화, 법정통화로 물건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판매자나 서비스 제공자는 대가로 받은 돈을 자신이 원하는 화폐로 저장할 수 있다. 이런 지불-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전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해외에 나갈 때도 환전이 불필요하다. 여러 화폐가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될 뿐 아니라 지불-결제와 관련된 서비스가 웬만한 나라에서 대중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폐의 공급은 정부의 화폐 발행과 은행의 신용창조라는 괴이하고 부당한 방법이 아니라 시장에서 특정 화폐가 선택됨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화폐는 민간 암호화폐에 한정될 필요가 없다. 다국적 거대기업이나 특정 자산을 바탕으로 발행된 토큰도 사람들이 가치가 잘 저장되고, 교환이 편리하며, 보유에 따른 이익이 있다고 판단하면 화폐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상황에서 화폐를 표방하는 많은 상품 사이에 경쟁이 일어난다. 경쟁력을 잃은 화폐는 도태된다. 이런 과정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발휘하는 강력하고 경쟁우위를 가진 화폐가 몇 개 등장한다.

화폐 발행 권한 자체가 시장화되어있기 때문에 국가는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몰수적인 과세를 할 수 없다. 경제적 자유를 얻은 개인은 자신이 거주할 나라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싱가포르에서 6개월, 일본에서 3개월, 한국에서 3개월처럼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만큼 거주할 수 있다. 각 국가는 좋은 조건을 내걸며 기업뿐 아니라 일정한 경제력을 가진 개인도 유치하려 하기 때문이다.

근대 이후 자신의 영토에서 무소불위의 주권과 권위를 휘두르던 국가는 서서히 영향력이 줄어든다. 반면 개인과 기업의 힘은 증가한다. 국가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몰수적인 과세를 할 수도 없고 화폐주조권을 이용한 부의 강탈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은 국가간 갈등에 의한 전쟁과 분쟁도 줄인다. 국가간 전쟁과 투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이미 개인과 기업으로 이전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이 여러 나라에 거주하고 서로 만나는 상황에서 국적과 민족을 나누는 국가의 선전-선동은 잘 먹히지 않는다. 한마디로 전쟁으로 얻을 수 있는 국가의 이익도 줄어들고, 전쟁을 수행할 자원도 부족하며, 국민을 전장에 내몰 선전도 먹히지 않는다.

이런 화폐 시스템은 기술발전에 따른 유통, 운송, 통신시스템과 합쳐져 국경을 넘어 생활, 사업, 소비하는 것을 쉽게한다. 이른바 제3차 세계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전 두 번의 세계화를 좌절시켰던 강력한 국민국가가 약화되었기 때문에 제3차 세계화는 그 규모와 안정성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다. 이런 체제 안에서 인간 협동의 결과인 기술발전과 부의 증가는 이전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게 된다.



미래를 상상할 때, 지금보다 기술이 극도로 발전하고, 평화로우며, 부유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런 세상이 오기 위해서는 국가 간 갈등은 줄어들어야 하며, 국가를 넘어서 인간 사이의 경제-사회적 협력은 더욱 고도화되어야 한다. 다른 방식으로 부의 증가와 기술의 발전이 있으리라 믿는 것은 망상이다. 지금처럼 국가가 점점 강해지고 영토 내 통제력이 증가하는 세상에서 위와 같은 발전이 있을리 없다.

영토 내에서 배타적인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를 운영하는 엘리트는 다른 나라와 교역을 하거나 협력을 할 동기도 없고 새로운 혁신을 통해 기술과 사회를 발전시킬 동기도 없다. 오직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국제적 협력이나 경제 자유화는 자신의 권력을 약화할 뿐이다. 국제 분업체계와 협력을 국가에 강요하는 기업과 개인의 힘이 약해지는 모든 정부는 결국 북한을 닮아간다.



지금 세상은 분명하게 쇠퇴의 길을 가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이전의 1차 세계화가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막을 내렸고, 최근까지 지속되던 미국 중심의 세계화도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세계화로 규정되는 국제분업체계와 협력이 무너지는 과정에는 공통점이 있다. 강력해진 국가가 국내 유권자를 포섭하거나 정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정책을 집행하고 사회 각 분야에 간섭한다. 국제적 이익과 위신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국가가 가진 화폐주조권이다. 감당할 수 없는 재정정책과 대외 군사정책을 집행하기 위해서 화폐를 타락시킨다. 국제적 협력과 개인의 경제적 자유가 위축되는 가장 강력한 신호는 화폐의 타락이다.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화폐를 쏟아붓는 상황이 진정한 위기의 전조이다.

현재 미국의 부채는 22조달러 정도이다. 올해 바이든이 집행하겠다고 하는 경기부양책 규모가 2조 1억달러 정도이다. 미국 역사동안 쌓여있던 빚의 10%에 해당하는 돈을 한 해에 더 푸는 것이 지금 상황이다. 이 돈의 대부분은 그냥 국민들 지갑에 넣어주는 돈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혁신을 일으키는데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생산성을 올리는데 사용되는 것도 아니다. 화폐타락은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

진정으로 세상 사람들이 자유롭게 권리와 재산권을 행사하고, 개인과 기업이 원하는 곳에서 생활하고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국가가 가진 화폐주조권과 독점권을 폐기해야 한다. 국가가 자발적으로 이렇게 할리는 없다. 화폐의 본질을 찾기 위한 찬탈자와의 본격적인 싸움은 임박해 있다.



중세 유럽과 일본의 지배층인 무사계급은 화약무기를 원하지 않았다. 자신들 지위의 근간인 힘과 기술, 용기를 무효화하기 때문이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화약무기에 대한 기존 무사계급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이걸 발명한 놈은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져 이 사악한 발명품에 대한 댓가를 받고 있겠지... 이것 때문에 용맹한 기사의 목숨이 저열하고 비겁한 자의 손에 달려 있다니...

마찬가지로 유럽과 중국의 지배층은 원양항해술도 원하지 않았다. 바다는 안정적인 국가를 위협하는 전염병, 새로운 생각, 위험한 외국인, 교역으로 엄청난 부를 쌓은 신흥 계급이 나타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배층 입장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없는 것이다.

화약무기와 원양항해술 모두 파괴적인 기술이다. 이를 사용하면 체제가 불안해 지지만 사용하지 않으면 자신이 뒤쳐져서 사라진다. 결국 국가는 기술을 도입하는 도박을 하던지, 아니면 서서히 몰락하던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주변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나라가 없는 경우만이 예외적으로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폐기할 수 있다. 유럽은 위 두 기술을 끝까지 폐기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도화했다. 일본은 조총을 적극 활용했다 내전이 끝나자 폐기했다. 거대 단일국가였던 명은 원양항해술을 폐기했다.

암호화폐도 파괴적인 기술이다. 자신의 재산을 인플레이션과 강탈적 조세, 압류와 동결, 사용지의 제한으로 부터 자유롭게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전 세계 사람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나라는 지속해서 부와 인구의 유출을 겪게 될 것이다. 



이제 국가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암호화폐를 포함해 민간이 발행한 민간화폐를 강압적으로 금지하는 길과 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는 길이다. 만약 전자라면 앞으로 20년 정도의 미래는 정해진 것이다. 머지 않아 이번 유동성이 불러온 거품은 터질 것이다. 거품붕괴로 발생한 경제위기를 막는다고 다시 한번 막대한 돈을 풀어낼 것이고 결국 궁극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과 화폐 시스템의 리부트를 불러올 것이다. 

화폐 시스템을 리부트에 의해 막대한 정부의 빚을 포함해 부채는 소멸될 것이다. 이런 화폐 개혁 기간 동안 개인의 계좌는 언제든지 동결되거나 출금이 제한될 수 있고 외환을 보유하거나 교환하는 것도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사실상 개인의 자산을 털어가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서구 국가에는 엄청난 정치적 혼란과 포퓰리즘 정부를 불러올 것이고, 제3세계에서는 강력한 권위주의 정부가 나타날 것이다. 생산수단의 사적소유와 계약에 기반한 경제활동은 극도로 위축된다.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개인이 사라진 세상에서 민주주의가 지속될 수 없다. 한참동안 경제는 물론, 인간의 문명은 침체될 것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바꾸겠다는 이상에 투표한 것이다. 최소한 비트코인이 현재 변태화된 화폐 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과 비전을 믿는 것이다. 이 외의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산 사람 중 잘된 사람은 거의 없다. 비트코인의 가격변동을 견딜만큼 비트코인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비트코인이 진정한 시험대에 오를 때가 가까워지고 있다. 


댓글

  1. 너무 잘 읽었습니다 팬입니다..ㅠㅠ 댓글이 없어서 댓글 남깁니다. 앞으로도 많이 글 써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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