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비평) 인플레이션, 전쟁,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2편 ; 앞으로 3년 경제 예상

                       


(코인비평) 인플레이션, 전쟁, 달러 그리고 비트코인-1편 ; 시작된 명목화폐 타락의 서막


예전부터 나는 경제나 경제에 영향을 줄 위험에 대해 여러 가지 예상을 해 왔다. 터무니없이 틀린 것은 없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 일어나는 정확한 시기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3년간에 일어날 만한 일은 상당히 정확하게 예상할 수 있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최근 일어난 일의 인과가 상당히 명확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변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마음을 비우고 당연히 일어날 만한 일을 자신의 편견이나 선호, 기분에 맞춰 거부하지만 않으면 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기초감염재생산수(R0)가 3이 넘고, 치사율이 4%에 육박한다고 보고되는 전염병이 나타나고, 이 때문에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도시가 봉쇄되는 것을 목격했다면 "우리는 괜찮아. 그냥 지나가는 사건에 불과하고 경제에 미치는 장기 영향은 미미해."라고 말하면 안 된다. 큰 경제-사회적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러시아와 서방의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된 근본 원인을 어느 정도 알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 20만 명을 집결해 놓았고, 미국 대통령 입에서 침공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왔다면 전쟁은 일어난다고 판단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런 전쟁은 최근에 일어난 적이 없었으니까 일어날 리 없어. 푸틴이 그냥 위협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쉽지는 않지만 조금만 각성하고 살려고 노력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경제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정보는 딱 세 가지이다. 인플레이션, 연준의 매파적 입장 그리고 장단기금리차 역전이다. 다른 잡다한 정보는 위에 말했던 "자신의 편견이나 선호, 기분"에 따라 미리 정해진 결론을 강화하는데 남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5%를 기록했다. 40년 이래 본 적이 없는 숫자이고 몇 달째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자연적으로 조절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부도덕하고 치명적인 것인지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다. 이 인플레이션을 잡지 않으면 미국뿐 아니라 모든 나라 명목화폐가 심각한 위기에 몰린다. 

이미 연준은 긴축을 시작했다. 금리를 올리고 양적 완화도 줄여가고 있다. 이제 연준의 가장 비둘기 같던 연방은행 총재조차 강력한 금리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앞으로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강력한 금리 인상은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장단기금리차 역전은 경기침체를 예상하는데 상당히 예측력이 높다. 사실상 최근 40년간 틀린 적은 없다. 최근 미국 2년물-10년물 국채금리의 역전, 즉 엄밀한 의미의 장단기금리차 역전이 일어났다.


너무 단기간에 일어난 일이긴 해도 상황은 명확하다. 역전 후 급격히 장단기금리차가 벌어질 때(stiffening), 경기침체는 일어난다. 물론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반드시 나온다. 항상 있던 일이다. 2000년, 2007년, 2020년에도 그런 사람은 언제나 있었고 앞으로도 있다. 

장단기금리차 역전 이후 다시 추세가 역전하여 장단기금리차가 벌어지고(stiffening), 대략 장단기금리차가 0.75 정도로 벌어졌을 때 경기침체는 시작된다고 예상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금이 추세가 역전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금리 역전은 일어난 일이니 앞으로 짧게는 6개월에서 18개월 안에 경기침체는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심각한 디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오기 전까지 오히려 주가가 오르고 경기가 과열되는 일시적 현상은 있다. 때문에 이 시기에 모험적인 투자를 하기 쉽다.

모든 면을 고려할 때, 지금부터는 서서히 안전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모험적인 투자는 하지 말아야 한다. 이는 암호화폐에도 통하는 말이다. 주요 암호화폐를 묻어놓고 5년 뒤에 보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암호화폐로 단타치는 사람은 주식이나 그 파생상품에 투자한 사람과 같이 제일 심각한 피해를 볼 것이다.



만약 2006년과 같은 경기침체가 다시 온다면 연준과 미국 정부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 다시 금리를 인하하고 돈을 풀 것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코로나 시국에 배운 대로 시민 지갑에 직접 돈을 뿌리는 부양책도 쓸 것이란 점이다. 이는 훨씬 즉각적인 인플레이션, 정부 재정의 악화, 시장의 왜곡을 가져온다.

1991년, 2000년, 2007년과 다음에 올 위기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가 또 있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국제분업체제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을 거란 점이다.

  • 자원, 기술, 교역을 두고 서방과 러시아-중국 사이에 장벽이 세워지는 상황
  • 일자리와 세금 같은 정치 안보상의 이유로 생산시설을 자국에 두려는 각국의 결정
  • 자원 공급에 영향을 줄 여러 나라들 사이의 잠재적인 분쟁과 정치 불안

결과적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기업과 시장의 노력이 더욱 힘들어진다. 정부가 돈을 가지고 바보짓을 하는 동안, 건전한 경기회복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달러 가치는 널뛰기하며 신뢰를 잃어갈 것이다. 이 시기가 명목화폐의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더는 명목화폐로 가치저장이 힘들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이해하게 되는 시점에서 가치저장을 위한 수단을 찾게 된다.

이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게 하이퍼인플레이션이다. 다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명목 화폐 제도의 근본적인 회의와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본격화 할 것이라는 점은 확신한다. 

명목화폐의 근본적인 회의를 채워줄 대체화폐는 금과 암호화폐밖에 없다. 명목화폐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어떤 법정화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면 금, 원자재에 가치를 고정하는 는 법정화폐다. 



우선 화폐의 변화는 "가치를 저장하는 화폐"와 "가치를 교환하는 화폐"의 분리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암호화폐, 금, 혹은 유력한 법정화폐로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가 교환을 할 때만 명목화폐로 잠깐 환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한국 원화가 1년에 20%씩 가치가 떨어지고 한국의 주식과 채권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달러는 가치를 유지한다고 가정해 보자. 현명한 사람이라면 모든 유동자산을 달러로 가지고 있다가 물건을 살 때만 조금씩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사용할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맞춰 화폐의 기능에서 가치 보존과 가치 교환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자국 내 교환을 자국의 명목화폐로 할 것을 강제하는 정부의 강요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위와 같은 상황이 길어지면 정부의 강요를 무시하고 직접 달러로 교환을 하기 시작한다. 결국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가 여러 개인 상황이 된다. 이는 시장이 화폐를 통제하는 첫걸음이다.

위와 같은 변화가 3년 안에 확립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작은 될 것이다.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다음번 경기침체 회복 과정에서 화폐로서 암호화폐와 금 시세의 폭등, 원자재와 부동산 가격의 급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위와 같은 일이 따듯한 햇살과 같이 오지 않는다. 최소한 심각한 경기침체와 화폐가치 타락과 같이 온다. 더 안 좋은 상황으로 피, 화염, 분노와 함께 올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유럽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미 전쟁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제 일어날 돈바스 지역의 대회전을 주목해서 봐야 한다. 여기서 러시아의 의도가 좌절된다면 러시아는 자국의 존립을 위협받는 상황이라고 보고 핵무기와 같은 비대칭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유럽으로의 확전과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유발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5년간 시리아 등을 400회가량 공습했다. 이란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이미 이스라엘과 이란은 전쟁 중이다. 회색 전쟁과 열전의 중간쯤 어딘가에 있기 때문에 이슈화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물러나고, 사우디와 비슷한 석유 왕국과 이스라엘이 밀착하고, 이란의 강해지는 지금 조그마한 불꽃 하나로 여러 중동국가가 얽힌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다. 

조지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핀란드는 러시아와 유럽의 힘의 단층에 서 있는 나라들이다. 기적적으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조기에 종료된다고 해도 러시아와 유럽의 충돌은 언제든 이곳에서 다시 시작될 수 있다.

여러 곳의 혼란이 극심한 덕분에 북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오히려 시급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말 미국의 사활적 이익은 여기 극동에 걸려 있다는 것이 확실한 만큼 이런 갈등이 부드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안이하게 생각할 수 없다.



결론은 이렇다. 앞으로 짧은 경기상승 이후에 큰 경기침체가 온다. 경기침체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명목화폐의 신뢰는 결정적으로 깨지고 암호화폐와 가치에 고정된 화폐가 선호되는 현상이 시작된다. 이런 과정은 단순히 경기침체의 혼란뿐 아니라 파괴적인 전쟁과 함께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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