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월쯤 윤석열 부부의 망동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세상비평) 대한민국의 비극, 무지몽매(無知蒙昧),동서불변(東西不變)한 대통령이 불러올 참사. 올 초, 나 같은 필부도 이미 윤석열이 정상적인 판단 능력이 없음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그렇다 해도 이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짓을 벌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글에서 윤석열을 도덕적 견지에서 준엄하게 꾸짖으려는 것이 아니다. 윤석열은 재해(災害)다. 재해가 우리 삶에 끼칠 영향을 살펴보는 것이 내 목표다.
윤석열이 일으킨 모든 소란은 쉽게 잠잠해지지 않는다. 한두 달 안에 탄핵이 인용되고 내년 봄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예상은 지나치게 나이브하다. 이 사태는 꽤 오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국론 분열과 파괴적 정쟁은 전례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윤석열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에 대한 탄핵과 형사 절차의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다. 둘째, 윤석열을 조기에 탄핵하고 차기 대선을 치르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기 때문이다. 이는 윤석열의 멍청하고도 괴이한 행동을 두둔해서가 아니다. 이재명이라는, 윤석열 못지않은 재앙 같은 인물이 대통령 선거에 등장할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전무후무한 망동을 저질렀음에도 지지율이 급격히 올라 30%에 육박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나는 윤석열의 지지율을 한 자릿수로 떨어뜨리고 조기 탄핵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안다. 그것은 이재명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나는 안다. 윤석열과 이재명은 한국 사회의 퇴보를 상징하는 ‘비극적인 춤의 파트너’다.오늘 기준 원화 환율은 1,460원에 근접했다. 앞으로 한국은 정부가 마비된 상태로 한참 동안 표류할 것이다. 현재도 전 세계에 대공황의 불운한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트럼프라는 또 다른 재앙의 영향력도 곧 나타날 것이다. 내년 한국의 정치·외교·경제 상황이 최악일 것이라는 예상은 특별한 통찰력이 없어도 가능하다. 내년에는 큰 경기 후퇴가 있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한국의 고통은 더욱 클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많은 위기를 돌파해왔다. 이번에도 이를 돌파할 저력이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려면 피를 흘려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피는 폭력적 투쟁이 아니라 냉혹한 수술을 의미한다. 환자가 언제 수술에 동의할까?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정신적으로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
한국은 늙어가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 노화를 늦추고 경쟁력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솔직히 말해온 정부 기관이 있다. 바로 한국은행이다. 사실 한국은행이 알고 있는 것은 관료도 알고 정치인도 안다. 그러나 이 쓴잔을 마시라고 국민들에게 말할 용기가 없었기에 침묵해왔을 뿐이다.한국은 IMF 사태를 계기로 한 번 이 쓴잔을 마신 적이 있다. IMF의 처사를 '한국을 갈취하기 위한 서구의 계략'으로 보는 서사가 팽배하지만, 이는 피해망상에 가깝다. IMF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산업을 재편하고 경제 대전략을 수립했다. 이 기회에 사회와 산업을 재편하지 않았다면, 한국은 지금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소득 15,000달러 수준에서 말레이시아 정도의 국가로 쪼그라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산업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산층에서 탈락한 수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발전은 부정할 수 없다.
지금 다시 이런 쓴잔을 마실 수 있을까? 내 생각에 그럴 가능성은 낮다. IMF를 수습한 것은 김대중 정부였다. 국란을 극복하자는 국민의 통일된 염원이 있었고, 이를 이끌어갈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정부도 존재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사실상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것이 확실하고, 민주당은 윤석열급의 재앙을 품고 있는 운동권과 포퓰리즘 정당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중도는 갈 곳을 잃고, 극단의 목소리만 거세게 충돌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늙어가는 한국은 리더십을 발휘할 세력도 없고, 국민은 분열되어 있다.
한 사회의 구성원은 그 사회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을 위해 최소한의 공동선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침몰하는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누구도 개인에게 카미카제식 희생이나 전체주의적 공동 운명을 강요할 수 없다. 배가 가라앉는다면, 당신이 챙겨야 할 것은 당신 자신과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의 운명이다. 지금은 당신만의 방공호를 준비해야 할 때다.
핵이 사용되는 3차 세계대전이나 한반도의 전면전 같은 사건에 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는 운석이 떨어지는 것과 비슷하니 예외로 하자. 그러나 당신은 원화와 원화로 평가되는 자산에서 멀어져야 한다. 1,460원이 원화 가치의 최저점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앞으로 원화는 미·중 경제 전쟁과 경제 위기에서 크게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한국은 교역 의존도가 높은 데다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고, 외환시장은 개방되어 있다. 그런데 경제는 위축되고 있으며, 당분간 정치·경제를 조율할 정부도 부재할 것이다. 원화 가치가 다른 통화 대비 유지된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부동산에 대해 한마디 하자. 부동산을 원화 가치 하락을 헤지하거나 자산을 지키는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 빚 없이 아파트 한 채를 사서 거기에서 노후를 보낼 계획이라면 부동산은 분명 사용 가치가 있는 도구다. 그러나 부동산을 자산을 묻어둘 ‘꿀단지’로 생각한다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현재 부동산은 사실상 은행 대출에 의지하는 금융상품이다. 이는 마치 특정 주식이 오른다고 믿고 신용을 끌어다 ‘더블로 투자’한 것과 유사한 양상이다. 현재 명목화폐로 운영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화폐를 공급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대출을 통해 돈을 창출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빚을 지는 과정에서 돈이 생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60% 대출을 받아 10억짜리 집을 샀다면, 시장에 6억의 화폐가 공급된 것이다. 이 6억의 화폐는 신용창조라는 폰지 사기와 유사한 과정을 통해 수십 배의 화폐를 창출한다. 한국은 이 경로로 화폐를 공급하는 데 지나치게 의존해왔다. 그 결과, 한국의 부동산 거품은 가공할 만한 수준이다. 이 금융상품의 끝은 은행이 대출 상환을 요구하거나,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머지않아 올 것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을 금융자산이 바로 부동산이다.
안타깝게도 전 세계적인 빈부격차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 첫 번째 이유는 AI와 같은 기술이 생산성을 극단적으로 향상시키면서 노동력을 대체하고, 소수의 기술 접근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국가가 국민의 부를 통제하는 능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가는 국민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하거나 국경 밖으로 부가 반출되는 것을 막기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이로 인해 부는 국경을 넘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환경으로 몰려들 것이고, 이는 국가 간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 간의 격차는 물론, 국가 간 격차로도 이어지며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테더(Tether)나 USDC 같은 스테이블코인은 매년 약 30%씩 성장하고 있다. 2030년까지 미국 M2의 14%까지 커질 수 있다고 예상도 있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은 불편한 SWIFT 시스템이나 국제 은행 간 거래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꾸준히 사용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미국의 달러 패권에 기여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앞으로 기업 간 거래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며, 개인과 개인 간 거래로 확산되는 것도 시간문제다.
스테이블코인을 개인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순간이 바로 임계점이다. 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암호화폐가 현실 경제에서 마찰 없이 사용되는 지점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는 것은 달러로 결제하는 것과 사실상 다르지 않다. 스테이블코인과 다른 암호화폐 간의 환전은 스마트폰이나 다른 디지털 기기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있다. 이는 사실상 '암호화폐 지불 결제 시스템'의 완성이다.
내가 수년 전부터 언급해온 암호화폐의 결정적 순간이 이제 눈앞에 다가왔다. 나는 이 변화가 더디게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이런 일이 트럼프 임기 내, 즉 향후 3~4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머지않아 비트코인과 주요 암호화폐는 명목화폐를 대체할 차세대 화폐 시스템의 중심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필연적인 결과는 국가가 개인의 부를 통제하는 수단이 무력화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개인은 손쉽게 재산을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 개인 간 거래를 추적하는 일도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국가가 사용하는 가장 비열한 세금 징수 수단인 인플레이션도 회피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부유층은 더 쾌적한 나라로 손쉽게 이동하게 될 것이며, 세금을 통한 최소한의 부의 재분배 기능은 약화될 것이다. 결국 생산성 향상으로 밀려난 대다수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질 것이다. 이 현상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다.
암호화폐가 국가가 독점하는 명목화폐 시스템을 대체하는 세상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국가의 통제력 약화와 자본 이동의 자유로 인해, 앞으로의 경제 질서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개인과 사회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