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한국에서는 경제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렸어야 할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이미 인터넷과 새로운 기술기반 사업모델이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우버, 테슬라, 아마존, 넷플릭스, 유투브.... 이런 사업모델이 우리가 사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라는게 확실해 보였습니다.
한국의 기존 산업은 정체되거나 위험한 상태였습니다. 자동차, 조선, 정유, 철강같은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은 점점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중소제조업은 예전부터 경쟁력을 잃고 있었습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휴대폰같은 첨단 제조업은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기존의 산업은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는데 주로 미국에서 시작된 새로운 사업모델에 의해 세상이 바뀌는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지금 판단해 보건데 앞으로 산업구조가 변할 것은 3-4년 전보다 더 확실해 보입니다.
에너지산업과 자동차시장의 변화가 본격화되면 한국에서도 자동차와 정유사를 비롯한 중후장대산업에서 구조조정이 본격화 할것입니다. 유통 및 소비구조가 언택트 형태로 변하면서 수많은 도소매 자영업자의 입지도 점점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신종코로나사태가 끼친 영향으로 기업에서 중간관리자를 포함해 상당수의 잉여인력이 있다는 것이 들어났습니다. 앞으로 기업활동도 재택근무를 포함해 상당히 유연해지면서 화이트칼라 직업도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사회구조와 맞물려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것이라는 말입니다. 미국같은 경우는 달러의 발권력을 이용해 어떻게든 위기를 넘겨보려 할것입니다. 기본소득 비슷하게 실업자들의 지갑에 직접 돈을 꽂아주는 한이 있어도요. 하지만 한국에서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한다면 곧바로 재정악화를 일으킬것이고 까딱하면 신용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르기 때문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바른 정치 리더십이 해야할 결정은 명확했습니다.
- 고통이 따르더라도 새로운 사업모델을 적극적으로 받아드렸어야합니다.
- 아직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분야는 격차를 유지하도록 기업을 도왔어야 합니다
- 기존의 제조업과 산업은 고용을 유지하고 생존전략을 짤 수 있게 시간을 벌어줬어야 합니다.
위 세가지 중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진 우버식 차량공유서비스는 한국에서 완전히 좌절되었습니다. 기존의 택시서비스의 만족도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택시업계의 반발에 밀려 그나마 합법적으로 운영되던 '타다'도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우버와 테슬라 모두 무인 차량공유플랫폼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구입할 필요도 없이 필요할때마다 자율주행차량을 호출하여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사업모델입니다. 아마 머지않아 이런 서비스를 보게될겁니다. 유인차량공유도 불법인 한국에서 무인차량공유가 가능할까요? 현재 한국에선 혁신적인 사업모델은 기존의 이익단체와 촘촘한 규제에 막혀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아직까지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는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대기업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더 말할 필요가 없을것 같습니다.
언택트 기업에 의해 설자리를 잃고 있는 수많은 소매점과 유통업, 가격경쟁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중소기업의 재조업은 정책적 지원을 받기는 커녕 비현실적 제도와 반시장적 정책에 의해 숨통이 막히고 있습니다. 주52시간정책, 최저임금정책이 대표적입니다.
사실 어떤 정치인도 위 개혁을 쉽게 시도할 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수출주도성장전략을 택할 1960년대 당시는 권위주의적인 정권이었으니 지지율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쓴 약을 삼킬 수 있었습니다. IMF 이후 과감한 사업정리와 체질개선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정권은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수준에서 끝나는게 아닙니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습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꼭 집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문재인정권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어떤 정권과도 다릅니다. 시장에 대한 태도,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포함해 근대 역사를 보는 시각, 국민을 다루는 방식이 통상적인 한국인의 상식을 벗어났습니다.
지금 문재인정권을 비난하려고 이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지금 한국의 경제-사회 상황은 문재인정권의 미숙함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려는 것입니다. 지금 상황은 문재인정권의 본성과 의지의 결과입니다. 그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재인정권을 욕하는 것은 고양이한테 왜 야옹야옹하냐고 욕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시장보다 인간의 계획과 통제가 사회에 좋다는 사고방식, 민족주의가 다른 가치에 우선한다는 생각, 일반 대중을 권력의 원천으로 보기보다 선전을 통해 통제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엘리트의식...
이런 생각을 공유한 386세대 운동권들은 무서운 집념으로 사회 각층에서 영향력을 넓혀왔고 최종적으로 정권을 얻었습니다.
이런 자들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생각과 자기편은 무조건 지켜야한다는 사고방식을 뼛속까지 새기고 있습니다. 조국과 윤미향사태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태도에서 그런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상식을 벗어난 내로남불과 남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권력욕에서 그런면을 볼 수 있습니다.
물극필반이라고 문재인정권은 결국 브레이크가 풀린 상태로 큰 실수를 하게 될 것이고 권력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몰리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 경제와 사회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리더십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을까는 의심스럽습니다. 문재인정권을 탄생시킨 것은 결국 한국 유권자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유권자들, 특히 30-40대 상당수의 사고방식은 냉정한 현실인식능력을 잃고 퇴화 되었습니다. 지금 정치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이재명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재명은 더 반시장적이고, 큰 정부와 더 많은 규칙을 요구하고, 대중에게 더 달콤한 말과 행동을 하는 포퓰리스트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명은 문재인의 업그레이드버전입니다.
한국은 세계경제악화와 지정학적 위험에 의해 다른 나라들보더 더 심한 고통을 겪게 될 것이고 다시 한번 세계가 번영과 성장의 길로 갈 때, 성장을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아시아의 남미처럼 될 것입니다. 만성적인 저성장, 포퓰리즘적인 정권의 출현, 빈부격차의 심화와 이에 따른 국론의 분열을 예상합니다.
특히 이전 글에서 말했던 세계경제상황과 맞물려 앞으로 5년간이 가장 결정적이고 힘든 시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의 경제가 근본적으로 체질개선을 하고 살아나려면 한국인의 기본적인 가치관이 재정립되야 합니다.
국가의 개입과 규제에 충분히 고통을 받아봐야 이를 혐오하는 국민정서가 생기깁니다. 관료제적 국가의 무능과 비효율을 충분히 겪어봐야 기업가정신과 시장의 중요성을 알게 됩니다. 포퓰리즘적 독재자의 위선과 부패를 충분히 겪어봐야 투표권의 무게를 알게 됩니다. 이 모든 일을 겪은 후에나 한국인은 달콤한 독이 아니라 쓴 약을 삼킬줄 알게 될 것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방향이 한국의 경제에 좋다고 생각하시면 원화로 표시된 자산 중 한국주식과 한국의 회사채, 수도권 외각과 지방권의 부동산에 장기투자하면 됩니다. 앞으로 올 자산가격 조정기에 더욱 공격적으로 원화표시 주식과 채권을 매집하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면 지금부터라도 외국통화로 표시된 자산, 금-은, 암호화폐에 과감한 분산투자가 필요합니다.
댓글
댓글 쓰기